특/별/기/고
김각균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미생물학교실 교수
전기분해수(Electrolyzed Water) 2.
1. 전기분해수 항균효과의 원리
<1849호에 이어 계속>
염소는 특히 고농도에서, 금속 표면에 부식을 촉진할 수 있는 공격성 화학물질이다. 가열에 의해 강한 부식성의 염소 가스 방출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물을 가열하는 경우 이러한 성질은 특별히 중요하다. 높은 농도에서 염소는 자극성을 띠며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주로 암모니아 및 질소-함유 화합물과 염소의 반응에 의해 무기 chloramines이 생산되기 때문이며, 염소-처리 수돗물의 강한 염소 냄새는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염소는 어류와 기타 수생 생물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농축된 용액은 사람에도 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일부 유기분자와 염소의 반응으로 인해 chloroform과 bromodichloromethane을 비롯한 trihalomethanes(THMs) 같은 소독 부산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THMs는 잠재적 발암물질이며 식수의 경우 허용 수준에 대한 감시가 항상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염소 냄새는 ~0.3mg/L에서 탐지되는데, 이 외에도 냄새를 유발하는 부산물들(chlorophenols, 알데히드)이 형성될 수 있다. 불순물 또는 오염물질로써 존재하는 단백질, 철을 포함한 무기이온 및 환원물질들은 염소를 중화시킬 수 있지만 이러한 작용은 살균 용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상쇄될 수 있다. 염소 방부제는 치유지연과 상처 자극에 대한 염려 때문에 널리 이용되고 있지 않다.
염소는 단백질, 지질 및 탄수화물의 산화에 의한 복합적이며 명백한 작용기전을 지니고 있다. 이는 염소와 염소-방출 제제들이 고도의 산화성 물질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예견된다. 염소의 외부 세포층 침투는 중성 pH 상태에서 더 잘 일어나지만, 그 산화력은 염소 활성이 최대치를 보이는 낮은 pH(pH 4~7)에서 가장 증대된다. 오랫동안 염소의 박테리아 불활성화 효과는 차아염소산(HOCl) 때문이며, OCl- 이온의 효과는 HOCl에 비하여 미미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는 HOCl 비율이 가장 높을 때 염소 활성이 가장 크다는 관찰결과에 근거한다. 이러한 개념은 염소-방출 제제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주 작용기전은 미생물 표면과 내부의 구조 및 기능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아미노산의 질소 간 상호작용 뿐 아니라 필수 효소분자 내 SH 그룹이 특별히 표적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In vitro에서 관찰하면 낮은 농도에서도 대사 효소 활성에 대하여 극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직접적으로는 단백질이 더 작은 펩티드로 분해되고 침전을 일으키는 것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프리온(prion)에 대한 주요 작용기전이 될 것으로 믿어진다. 그 외에도 구조 단백질, 지질 및 탄수화물을 공격함으로써 세포벽과 세포막을 붕괴하는 효과가 있음이 관찰되었다. 차아염소산은 산화적 인산화효소 및 기타 막-결합 효소의 활성을 붕괴시키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그 외에도 nucleotide 염기의 염화 유도체 형성을 비롯한 핵산에 대한 효과들이 보고되었다. E. coli 증식에 대한 특이적 효과의 연구결과는 차아염소산이 박테리아 증식을 억제함을 보여주었다. 비교적 낮은 농도(~50μM, 또는 ~3ppm의 활성 염소)에서 5분 이내에 거의 완전한 DNA 합성억제와 함께 세균 증식억제가 관찰되었는데, 명백한 막붕괴는 보이지 않았고 단백질 합성은 부분적으로만 억제되는 것으로 보아, 이는 낮은 억제 농도에서 염소의 특히 예민한 표적은 세포 내 DNA 합성일 것임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바이러스 핵산에 대해서도 특이적인 효과가 기대되며, 역시 보고된 바 있다. Poliovirus에서는 바이러스 캡시드의 심각한 형태 변화 및 분해와 더불어 바이러스 RNA가 염소에 의해 직접 조각나는 것이 관찰되었다.
관찰된 염소의 살-아포 활성은 아마도 거대분자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포에 대한 염소의 직접효과 연구에서 아포의 굴절성 소실, 아포 껍질과 피질의 분리, 피질 내부의 용해가 관찰되었다. 이후 연구에서 정상적으로는 견고한 아포 껍질이 투과성이 증가함으로써 살균제가 침투하여 아포가 죽게 된다는 것이 추가로 보고되었다.
2. 전기분해수 발생장치
다양한 디자인의 전기분해수 발생장치가 소개되고 있으나 작동 원리는 모두 유사하다. 발생장치의 이온-통과 막은 이온교환수지처럼 전하를 띤 것도 있고, 세라믹 필터처럼 다공성 구조를 갖고 있으며 전하를 띠지 않은 것도 있다. 어떤 디자인에서는, chamber에 전압을 가하는 것 외에, 다른 형태의 에너지를 추가로 적용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무선주파수 및 극초단파 범위의 전자파 방사선원이 포함되는데, 이 방사선원 역시 기계로 들어오는 물로 하여금 전하를 띠게 만들어 유리 라디칼과 기타 활성물질을 생성시킨다.
전기분해수 항균효과의 주된 활성 성분은 차아염소산(hypochlorous acid)이므로, anolyte에서는 무시해도 좋을 만한 미약한 염소 냄새가 난다. 염소 외에도 용존 산소, 오존, 과산화라디칼(superoxide radical)을 비롯한 산화 항균 물질들이 생성될 수 있으며, 이들 또한 anolyte의 전체적인 항균효능에 기여하게 된다.
전기분해수 발생장치는 필요에 따라 12,000L/h 또는 그 이상 전기분해수를 생산할 수 있는 용량으로 제작할 수 있다. Anolyte는 박테리아, 진균, 바이러스 및 수인성 기생충에 대해서 매우 신속하게, 아포(spore)에 대해서는 비교적 느리게,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생산된 anolyte 자체는 본질적으로 멸균상태이다. 또한 anolyte는 그대로 물체 표면에 적용하여 소독 또는 멸균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물은 안정하지 않아 장기간 보관이 어려우므로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만들어 쓴다. Anolyte는 그대로 사용하는 방법 외에도, catholyte를 조금 첨가함으로써 pH를 조절하거나 중화시켜 사용할 수도 있고, catholyte와 더불어 세척-소독 과정의 각 단계로 이용할 수도 있다. 어떤 시스템에서는 양극(anode) chamber 내로 catholyte 일부분을 재순환시켜 anolyte의 pH를 5.75에서 6.75 사이로 조정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pH 5~7에서 180~220 mg/L의 유리 가용 염소를 생성시킨다. 이러한 경우,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발생장치 시스템의 pH, 온도, 전도성 및 물의 유속을 엄격하게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은 음용수 수준의 물(colony forming unit <100CFU/ml; 경도[CaCO3로써] <30mg/L) 공급을 필요로 하며, 대체로 시간당 200 liter의 소독액과 750 liter의 세정액(소독 후에 사용할 것이 권장됨)을 생산할 수 있는 용량을 갖고 있다. Anolyte의 재료 적합성(material compatability)을 높이기 위해 발생장치에 부식 방지제를 첨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물은 의료장비 재처리에 이용되는데, 이외에 다른 용도로 유사한 시스템들이 개발되어 있다. 어떤 시스템에서는 표면 적용시 해로운 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유리 염소를 제거하거나 pH를 조절하기 위하여 전기분해수 생성 과정에 미네랄이나 다른 염 성분(예, 아스코르빈산이나 gallic acid 같은 유기산)의 이용이 권장되기도 한다. 어떤 시스템이든 생산된 항균수는 “산화수(oxidized water)”, “과산화수(superoxidized water)” 또는 “활성수(activated water)”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항균 목적에 이용하는 anolyte와 더불어, 주로 수산화 금속으로 이루어진 강알칼리 용액인 catholyte는 탁월한 세척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칼리 용액은 특히 물체 표면의 단백질을 제거하고 분해하는데 이용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