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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기]베트남 해외진료를 다녀와서(중)

힘든 진료의 행군과 여유

 


봉사지에서의 아침은 한국에서 보다도 일찍 시작된다. 열대지방의 특성상 일과가 빨리 시작된다. 진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후텁지근한 날씨가 사기를 떨어뜨린다. 그것도 잠시 밀려드는 환자에 정신없이 적응하기 시작한다. 이동용 엔진이 말썽을 부린다. 출력이 달려서 에어가 안 나온다. 물이 안 나온다 난리법석이다. 땀이 가슴골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동용 레저의자로 만든 진료의자가 허리를 아프게 만든다. 허리 한번 펴려니 점심시간이란다. 이렇게 저렇게 현실에 적응해가며 진료를 하게 된다.


열대지방에서의 진료 시 물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 왜냐하면 물을 많이 마시면 반사적으로 땀이 많이 나게 되고 또 다시 물을 찾게 되고 그러다보면 위산이 묽어져 소화도 안 된다. 되도록 땀 흘린 후 물은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으며 과일을 먹어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힘이 약한 이동용 엔진과 자세도 안 나오는 의자에서 진료하려니 고정 진료소의 설치가 절실히 필요해진다. 그렇게 100여명의 환자를 보다 보니 하루가 갔다.
치과기공팀은 저녁이면 더 바빠진다. 이틀 뒤에 틀니를 완성해줘야 될 사람이 25명 40개나 되기 때문이다. HOW팀의 노련한 박기범 소장님과 민용근 소장님이 열치팀의 기공사들과 같이 고생을 많이 했다.
이곳 날씨도 이상하다고 한다. 스콜이 와야 하는데 잘 안와서 땡볕이 내리 쬐고 저녁에 국지성 호우에 천둥과 비바람이 몰아친다. 덕분에 저녁엔 시원했다. 대신에 아침엔 습도가 높아 힘들었지만.
베트남 현지에 가기 전에 현지어를 나름대로 벼락치기로 몇 자 공부를 했다. 숫자도 백까지 열심히 외우고 말이다. 책에 십만, 백만, 천만 까지 있어서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여기 십만동(현지 화폐단위는 ‘동’ 임)이 한국 돈 칠천원 정도였다. 겨우 외워온 숫자들이 개수 헤아리는 데만 도움이 돼 버리는 해프닝이 있었다.


저녁에 단체로 노상 가게에서 사탕수수 즙을 먹으로 가서 스물네(하이 므어이 본) 잔의 즙을 시키는 데는 성공을 했는데 한잔에 오천동인 사탕수수 즙과 일만동인 해바라기씨 4봉지 값을 지불하려니 난감했다. 저는 백단위 까지 밖에 몰라요. 다행히 주인아주머니가 영어를 조금이나마 아셔서 다행이였다.


진료 이틀째 오후 드디어 몇 명의 환자들에게 난생 처음으로 틀니가 끼워진다. 신기하게도 금방 본능적으로 적응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타깝게도 열악한 진료환경과 극히 불량한 악골 상태로 틀니가 잘 맞지 않는 환자도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다음날 아침에 다시보기로 하고 진료를 마쳤다.
              <다음호에 계속>


김민재
진료봉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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