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기
베트남 해외진료를 다녀와서 (하)
해외 진료봉사 필요성 깨달아
김민재
진료봉사이사
<1865호에 이어 계속>
■행복한 마무리
그렇게 이틀의 진료가 지나고 진료 삼일 째 , 기공파트와 그 외의 봉사자(틀니에 묻히는 치아들의 왁스를 닦아 주는 일)들의 야간작업으로 만들어진 나머지 틀니를 끼워주는 날, 현지어들이 귀에 조금씩 들어오고 눈치코치로 자원봉사자들의 통역 없이도 웬만한 진료는 할 정도가 되면서 진료 속도도 빨라지고 여유를 가지게 되니 몸은 힘들어도 진료가 즐거웠다. 다행히 어제 잘 맞지 않았던 할머니의 틀니도 수정하여 끼워주니 어느 정도 적응하며 기뻐했다. 힘든 중에도 옆자리에서 틀니의 교합을 체크하며 박자를 타시는 회장님의 현지어가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그렇게 시골 아버지, 어머니들의 입가엔 웃음꽃이 하나둘 피어났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치과 외에도 내과, 산부인과, 재활의학과, 약국팀, 문화팀 (풍선, 사진, 과학놀이 미술대회, 돋보기, 페이스 페인팅 등) 등 다양한 분야의 봉사자들이 하나의 팀을 이루어 성심을 다해 일을 했다. 많은 설명을 못해서 아쉽지만 치과만의 단독적인 봉사 보다는 훨씬 효과도 크고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손에든 모래시계가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으면 좋겠고, 하늘로 날리는 비눗방울이 아이들의 미래에 꿈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진료 삼일 동안 자원하여 기꺼이 같이 해준 하노이대학교 한국어과 학생들 9명 정말로 고마웠다.(캄보디아에서는 일당을 지급했었다). 이들을 보면 베트남의 미래가 밝다.
밖에서 통돼지 바비큐를 한다고 고기를 굽는 냄새가 난다. 사실 돼지털 태우는 냄새가 난다. 그 동안의 봉사단 노고에 감사하며 마을에서 잔치를 열어준단다. 사회주의 국가라도 시골 인심이 아직은 남아있는 것 같았다.
환송식에서 양측은 작은 문화공연을 했는데, 행사의 공식 사회를 보는 인민 부위원장의 웅변식의 어조와 마을대표의 군가풍의 첫 노래가 베트남 전쟁의 잔상이 떠올라 안타까웠지만, 사회를 보는 미모(절대 현지인 기준임)의 베트남 처자의 간드러진 목소리와 트로트풍의 노래는 변화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우리 팀도 공연을 많이 준비했었는데 오디오 사정상 두 가지 밖에 공연을 못해 아쉬웠다. 마을 사람들이 마련해준 찰밥과 바비큐는 잊지 못할 만찬이 될 것 같다. 헤어지는 마당에서 나는 가방속의 햄, 통조림들을 동네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떠나오는 우리에게 동네사람들은, 우리네 시골과 똑같은 인심으로 가면서 먹으라고 찰밥을 한보따리 싸주었다.
버스 타러 나오는 ‘옌락 마을’ 하늘에는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번 베트남 진료봉사를 통하여 사)열린치과의사회는 해외진료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으며, 계속적인 해외진료를 위해서는 고정 진료소의 설립과 그에 따른 현지인의 고용과 교육 등의 제반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