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사 이철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치과학교실 교수
고 최목균 교수님을 기리며
홀연히 울리는 벨 소리를 타고 전하여온 부음은, 그동안 병으로 고생하셨지만 이렇게 빠를 줄 몰랐던 비보를 듣는 순간, 망연자실! 누구나 이 세상을 살다가 떠나가지만 그동안 함께 계심이 당연하였던 큰 어른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마음의 기둥이 빠져나가는 슬픔이 가슴 깊이 몰려와 숨을 가누기가 힘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반평생을 몸담으셨던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치과학교실의 제자들과 후배 교수진들, 그리고 대한민국 치과계의 선·후배 여러분들, 살아가면서 교수님과 인연을 맺고 배려와 사랑을 받았던 이들은 교수님의 예기치 않은 슬픈 소식을 천둥소리처럼 들었을 것입니다.
특히 교수님께서 아끼고 키워주셨던 여러 제자들은 영안실의 영정 앞에서 여러 날 숨죽여 울었고, 유난히 더워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발인 날에도 공원묘지의 교수님이 영면하실 자리 앞에서 검은 양복과 검은 넥타이를 벗지 않고 비오는 듯한 땀을 쏟아가며 마지막 가시는 길을 추모하였습니다. 그곳엔 교수님의 오랜 벗들도 함께 하여 수십 년 간의 우정을 되새기고 있었고, 또한 오랜 시간을 함께 하였던 병원의 식구들도 눈물로써 마지막을 함께 하였습니다.
교수님은 서울치대를 졸업하시고 1971년 성모병원 치과 수련을 시작으로 성모병원 치과과장, 가톨릭 의과대학 치과학 교실 주임교수, 임상치과학 대학원장을 역임하시며 36년을 가톨릭대학교 치과의 발전을 위해 바쳐 오셨습니다. 또한 대한치과교정학회, 대한치과심미학회, 턱관절학회 임원과 대한치과임프란트학회 회장을 역임 하시면서 대한민국 치과학 발전에 일생을 기여 하셨습니다.
막상 교수님을 영원히 못 뵌다고 생각하니 예전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수련 받으며 임상적으로 부족한 것들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 가면서 필요한 조언을 저녁 늦은 시간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시간을 아끼지 않으셨던 나날들, 미국 학회에 참석하여 좁은 호텔방에서 학문을 논하고 교실과 한국 치과계 발전을 위해 이야기하며 밤을 세웠던 추억들, 임상 치과학 대학원 설립을 위해 모시고 함께 하였던 나날들, 이 모든것이 아직도 선명한데 부음이라니요, 너무나도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인생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인 인생에서 속히 간다 하였지만, 작고 하시기전 가톨릭 신자이신 교수님께서 신부님께 종부성사후 정리를 하셨다는 가족들의 전언에 참으로 평소 교수님의 삶처럼, 성격처럼, 깔끔하게 마무리 하시고 가셨다고 생각 하였습니다.
교수님과 오랜 기간 함께 했던 저희 제자들은 교수님의 뒤를 이어서 진료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또한 진료실에서 환자를 돌보는 어엿한 치과의사들이 되었습니다.
교수님과 헤어지며 교수님께서 저희들에게 베풀어주신 사랑과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기며 앞으로의 주어진 길을 가겠다는 다짐은 저만의 바람은 아닐 줄 압니다.
문득 밤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캄캄한 밤하늘에 별이 비취듯, 만나면 헤어짐이 있듯이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하듯, 누구나 반드시 뒤따라야 할 그 길에서 다시 만남을 소망해 봅니다.
교수님! 이제 이곳의 일은 저희 제자들과 후학들에게 맡기시고 부디 편히 잠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