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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의 지구촌 기행>
"쿠바여행기"

김동주/ 인천 김동주치과의원 원장 인천광역시치과의사신협 부이사장 www.drkimsworld.com E-mail:drkimdj@yahoo.comdrkimdj@korea.co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풍요한 나라 "쿠바이야기" 미국의 플로리다해안에서 불과 300km 떨어진 카리브해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크루즈여행지로 천혜의 관광자원을 지닌 아름다운 섬들이 많은 여행지이다. 그 중에서도 유일하게 1959년 쿠바혁명 이래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쿠바는 미국의 영향이 배제된 채로 그 문화를 이어 왔기 때문에 다른 카리브해의 섬나라와는 달리 물라토(유럽백인과 흑인혼혈)고유의 문화가 희석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으며 그 동안의 정치적인 역정과 맞물려 많은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쿠바는 지금까지 미국정부와 적대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이 자국인의 여행금지국가로 묶어 놓았지만 그래도 한국인한테는 그 문호가 열려져 있어 미국 시민권자는 쿠바를 여행할 수 없어도 대한민국 국민한테는 더 이상 금단의 국가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 나라와 가장 가까운 우방이라는 미국, 일본, 대만 모두가 한국인 여행자들한테 입국비자를 요구하지만 쿠바는 이마저 한국인들한테까지 관대하여 사전비자가 없어도 대한민국여권만 있으면 쿠바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쿠바에 대하여 우리한테 알려진 것으로는 카스트로혁명 이후 오랜 동안 미국의 경제봉쇄정책으로 경제적인 곤란을 겪고 있으며 구 소련이 붕괴된 이후에는 얼마 되지는 않았던 소련으로부터의 경제원조도 그마저 끊겨지게 되어 생필품의 절대부족과 정치적인 탄압으로 수많은 쿠바사람들이 뗏목을 타고 미국의 플로리다로 피난행렬에 오르고 길거리에는 몸을 파는 여자들과 거지들이 가득 차 있는 파산 직전의 나라라는 정도이었다. 멕시코시티공항에서 쿠바행 비행기의 탑승절차는 의외로 간단하였다. 보딩패스를 발급받기 전 쿠바비자가 없는 사람은 옆 창구에서 현금 USD.10 만 추가로 지불하면 그만이다. 기내에서 옆에 앉은 미국인 청년은 쿠바여자친구를 찾아가는 길이라며 여자친구사진을 보여주는데 미국정부의 쿠바여행금지조치는 별 아랑곳하지 않고 다만 멕시코로 와서 쿠바행 비행기를 타면 그만 이라고 하여 정부명령에 벌벌 떠는 우리들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불과 두 시간 남짓한 비행끝에 하바나의 호세마티국제공항에 도착하여 공항청사로 들어서자 천정에 걸려진 만국기 속에서 발견한 미국 성조기는 그래도 적성국가인데 하면서 다소 긴장한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 때가 세계의원연맹총회가 개최된 시기라 만국기가 걸렸겠지 생각하였지만 캄보디아 라오스등의 국기는 있어도 세계의원연맹의 중요한 회원국이고 이 만섭 국회의장이 참석을 하였지만 태극기만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공항을 나오자 앞에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는 또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이미 쿠바에 한국상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공항택시까지 그랜저와 소나타가 주름잡고 있는 것이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택시 안에서 바라본 쿠바의 첫 인상은 그들의 라틴계의 특유한 낙천적인 기질을 감안한다 하여도 전혀 빈곤한 나라의 삶에 찌든 나라의 국민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하바나에서의 첫 걸음은 플로리다 바다를 끼고 있는 말레콘에서 시작하였다. 말레콘은 대규모의 대중시위가 벌어지기도 하는 곳이며 수많은 하바나사람들이 미국으로의 탈출 길에 나서기도 한 곳이다. 산책로를 따라 깔린 둑에서 이방인을 맞이하는 쿠바사람들은 매우 밝아 보였지만 그들과 대화의 끝은 항상 춤추러 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쿠바는 쿠바혁명 전 까지만 하여도 부유한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아직도 당시의 부를 그리워하듯 거리에는 1950년대의 미국자동차들이 미끈한 상어지느러미 모양의 차 꼬리를 자랑하며 도로를 누비고 다닌다. 음료수를 사려해도 국영상점에는 가격은 싸지만 냉장보관 된 것이 없었으나 거리의 구멍가게에는 여느 서방국가의 상점과 다를 바 없었고 가격마저 모두 페소가 아닌 달러로 표기되어 있으며 1페니 단위의 동전까지 그대로 사용하여 마치 미국 도시의 흑인거주지역의 상점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공식적으로는 뮬라토라 불리는 스페인계통의 백인과 아프리카흑인의 혼혈이 인구의 60%를 넘고 흑인은 20% 미만이라 하지만 스페인계의 백인의 모습은 어째 쿠바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기분이 든다. 하바나사람들의 진면목은 대성당을 중심으로 스페인식민지시대의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올드하바나 Vieja 지역을 돌아다니면 잘 볼 수 있다. 대성당앞 광장은 마치 스페인의 중소도시의 중심가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분위기다. 관광객의 대부분도 스페인사람들이 절대 다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