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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헌택 고문 “혼과 정성 깃든 치료해야”

“혼과 정성 깃든 치료해야”


█ 인터뷰

지헌택 고문


“혼이 들어 있는 일을 해야 비로소 치과의사입니다.”


지난달 24일 모교인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에 발전기금 1억을 전달한 지헌택 치협 고문은 치과의사 후학들에게 이 같은 조언을 남겼다.


지난 8일 기자와 만난 지 고문은 이번 모교 발전기금 기탁과 관련 “치과의사로서는 평탄하면서도 조금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며 “젊음을 불태웠던 그 시절 이와 같은 치과의사로 만들어 준 소중한 모교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의미로 기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교 1회 동문인 지헌택 고문의 약력은 바로 우리 치과계가 걸어온 족적과도 대부분 일치한다.


대학교수와 개원의, ‘민간 외교관’과 행정가 그리고 체육인을 오가면서 그가 뿌린 씨앗은 반  세기 이상 치과의사들의 업적과 공헌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먼저 그는 지난 1966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 치과위생사 양성기관을 국내 최초로 설립, 오늘 날 치과위생사의 높은 공헌도를 이끌어 냈으며, 1967년에는 연세대 내 치과대학 설립을 위한 다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교육부로부터 설립허가를 얻어냈다.


또 대한치과기재학회 회장, 대한치과보철학회 회장, 서울지부 회장, 협회장 등 요직을 거치면서 치과계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역할들을 오롯이 지켜냈다.


국제 치과계와의 교류에 대한 관심 역시 남달랐다. 국제치과의학사회 세계회장, 아시아태평양치과의사연맹 부회장, 세계치과의사연맹 상임이사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 치과계와 아시아 각국, 나아가 전 세계 치과계가 교류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했다.


배구선수 및 행정가로서도 명망이 높았던 그는 대한배구협회 국제이사, 총무이사, 감사, 전무이사, 부회장 등을 두루 역임하면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선보였다.


이에 홍산초등학교, 대전고등학교, 서울치대 등 모교에서는 그를 ‘자랑스러운 동문인’으로  잇달아 선정했으며, 국가에서도 국민포장, 국민훈장 목련장 등을 통해 그의 업적을 공인했다.


이와 같은 발자취를 남긴 지 고문은 요즘 젊은 후학들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까.


85세까지 현역 단독 개원의로 지냈던 그는 “자기의 혼이 들어가 있는 일을 할 것”을 가장 먼저 꼽은 후 50여년 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제작해 시술한 브릿지를 예로 들었다. 


지 고문은 “미국에서 돌아온 직후인 43세 때 브릿지를 했는데 최근 그 브릿지가 부러졌다”며 “무려 50여년 정도의 세월을 견딘 것으로 우리 치과의사가 일을 잘 하면 크라운이건 인레이건 거의 50년 가까이 쓸 수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돈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이 세상의 생을 영위할 기념품을 환자에게 선사한다는 정성을 가지고 치료를 해야 한다”며 “그러면 치과의사가 살아남고, 그런 치과는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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