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4 (목)

  • 흐림동두천 23.1℃
  • 맑음강릉 27.8℃
  • 구름많음서울 24.3℃
  • 맑음대전 24.4℃
  • 맑음대구 26.9℃
  • 맑음울산 25.5℃
  • 흐림광주 25.7℃
  • 맑음부산 24.2℃
  • 맑음고창 24.5℃
  • 맑음제주 26.1℃
  • 구름조금강화 22.8℃
  • 구름많음보은 23.1℃
  • 맑음금산 22.9℃
  • 맑음강진군 25.1℃
  • 맑음경주시 25.6℃
  • 맑음거제 23.9℃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창간46기념 이벤트] 반갑다 친구야

창간46기념 이벤트 반갑다 친구야


“장애우 봉사진료 부탁”
흔쾌히 허락한 후배 너무 고마워!

  

본지는 창간 46주년을 맞아 독자 이벤트로 ‘반갑다 친구야’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이는 회원 여러분들에게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과의 정겨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사연 공모를 거쳐 지난 2일 만남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인천 남동구에 개원하고 있는 임용철 원장(원광치대 1997년 졸업)과 경기 광명시에 개원하고 있는 조현 원장(원광치대 1998년 졸업)입니다. 임 원장이 봉사진료를 부탁한 후배 조 원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사연을 응모했습니다. 이들은 학부시절 연극반 동아리로 활동한 적이 있으며,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 4년 만에 만남을 이루게 됐습니다<편집자주>.

  

"제가 부탁했으면 선배님도 똑같이 했을걸요"

  

"후배에 감사 인사 전하려 사연 응모했어요"

 

임 원장 “음지 봉사 치의 더 많은 홍보를”
조 원장 “사회 환원 등 윤리교육 강화를”


■ 임용철 원장=교회에서 알고 지내는 지인이 활동

하는 모임에서 광명에 있는 한 고아원을 후원하고 있는데 그곳에 장애우를 치료해주실 치과의사를 소개해주거나 제가 치료를 해 줄 수 있는지 물어봤어요. 제 치과는 인천에 있고 장애우 진료라서 제가 치료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그런 와중에 길병원 소아치과 과장으로 근무하다 광명에 개원한 후배가 생각나 전화로 부탁을 하게 됐어요.

  

■ 조 현 원장=선배님께서 부탁을 하시는 것이니 흔쾌히 치료를 하게 됐어요. 검진해보니 치료비용도 상당하고, 내원 시마다 1시간 반 가량을 치료시간으로 할애해야 하는 장애우였어요. 지적 장애가 있고 의사소통을 할 수는 있지만 겁이 많은 친구죠. 법랑질 저형성증에 치아 상태도 안좋아서 어금니에 SS크라운 4개를 했고, 앞니 보철을 하고 있어요. 현재까지 7번 정도 내원했고 앞으로 더 진료를 해야 해요.

  

■ 임용철 원장=후배에게 더욱 미안한 것은 치료비 후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지인에게 전후사정 이야기를 드리고 치료비 후원을 부탁드렸어요. 후원 문제가 잘 해결됐으리라 생각했는데 당장 후원이 어렵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제가 감당하기 힘든 일을 후배에게 부탁한 것 같아 미안하고 난처한 맘이었습니다.

  

■ 조 현 원장=후원을 바라고 시작한 일은 아니니 너무 미안해하지는 마세요. 치료비를 주시면 감사한 것이고 안 주셔도 괜찮아요. 선배님도 제가 부탁을 했으면 똑같이 해줬을 거잖아요. 길병원에 근무할 때에는 장애우를 많이 진료했는데 아무래도 개원하고 나서는 많이 보지 못했어요. 길병원 소아치과에서 근무를 하면서 지적발달장애인 대회인 스페셜 올림픽과 관계를 맺고 건강증진파트 치과부문에서 구강검진을 한 적이 있는데 개원하고 나서는 그마저도 어렵네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장애우 검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료로 연계돼 효율적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치료까지 이어지지 못해 안타까워요.

  

■ 임용철 원장=저는 개인적으로 교회의 의료선교팀에서 외국인 노동자 진료봉사를 나가고 있어요. 체류기간이 끝나서 연장이 안 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오히려 불법체류로 걸릴까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나오지 않아 진료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아직 우리 사회에 약자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치과의사들이 알게 모르게 많은 봉사를 하고 있는데 안 알려져서 안타까워요.

  

■ 조 현 원장=개원환경이 많이 나빠져서 그런지 요즘 젊은 후배들을 보면 일부지만 저희 때와는 좀 다른 것 같아요. 학부 때부터 사회 환원에 대한 역할이나 윤리 등 인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젊은 후배들을 만나보면 협회에 대한 불신이 큰 것 같애요. 협회에 소위 ‘호적 등록’을 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뭐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피부에 와 닿는 도움을 줘야 협회에 가입도 하고 믿고 따를 것 같아요.

  

■ 임용철 원장=요즘 언론에서 치과의사에 대해 안 좋은 소식들이 들리니 국민들의 시선이 차가운 것 같아요. 치과의사 집단이 돈만 버는 집단이 아니라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봉사하고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홍보해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치과주치의제도처럼 환자를 창출할 수 있는 제도도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한해가 저물어가네요. 올해 가족들과 캠핑을 가기 위해 장비를 많이 구비해뒀는데 내년에도 좋은 아빠로서 가족 캠핑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몽골로 해외의료봉사를 가는 것도 구상하고 있어요.

  

■ 조 현 원장=개원한 지 이제 3년차인데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어요.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갈 때라 치과의사로서, 가정주부로서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어요. 내년에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긴장도 되구요. 아이들도 잘 키우고, 치과도 잘 운영해 내공있는 치과의사가 되고싶어요.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