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문화답사 기행>
밀양엔 특별한 곳이있다

임찬웅 / 국학연구소 969-6262 국난 눈물로 알리는 표충비 여름에도 얼어붙는 얼음골 등 아리랑의 고장 밀양에 가면 특별한 사찰 표충사(表忠寺)가 있다. 신라 흥덕왕때의 일이다. 셋째 왕자가 나병에 걸렸던 것이다. 왕자는 병을 고치기 위해 산천을 두루다니다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죽림사(竹林寺)에 이르러 약수를 마시고 완쾌되었다고 한다. 흥덕왕은 매우 기뻐하며 작은 사찰이었던 죽림사를 크게 중창케하고 영정사(靈井寺)로 이름을 바꾸었다. 신라 진성여왕 3년(889)에는 보우라는 스님이, 고려 충렬왕때는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스님이 수많은 승려들과 함께 선풍을 떨쳤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퇴락해가던 사찰을 천유라는 스님이 나라의 지원을 받아 옛 사세(寺勢)를 회복하고 표충사(表忠寺)라 이름하였다. 곳곳 역사의 숨결 느껴 표충사에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게 하는 것이 있다. 여느 절 집과는 달리 표충사(表忠寺) 경내에는 표충서원(表忠書院)과 표충사(表忠祠)가 함께 공존한다. 유교문화의 대표격인 서원을 불교의 사찰에서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이 서원과 사당은 임진왜란때의 승병장이였던 사명대사·서산대사·기허대사의 영당으로 무안면 무안리에 창건된 것이다. 이곳으로 옮긴 후 서원의 구조와 제향 의식 모두 일반 서원과 동일하게 진행하였는데, 제향은 관원이 주제하였다고 한다. 사찰에 소속된 승려들은 준비를 돕는 역할만 했다고 한다. 이는 천유대사가 궁벽한 곳에 있던 사당을 이곳으로 옮기면서 유교적인 서원으로서의 제도와 규범을 사찰 내에서도 엄수 할 것을 서약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리학이 지배하던 세상에 천대받던 승려였지만 나라가 풍전등화와 같을 때 의연히 떨치고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유학자들도 절로 고개가 숙여져 서원에 배향하고 제사를 지냈던 것을 사찰 내로 다시 모신 천유대사의 속 뜻을 알 것 같다. 유물관에서는 사명대사의 유품 300점과 그밖에 사찰의 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선조가 사명대사에게 하사했다는 금란 가사, 장삼, 금제 수저, 은도금잔, 패도(佩刀)를 비롯하여 사명대사가 모셨다는 목조불상과 염주가 남아 있어 사명대사 생전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하다. 현재 표충사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을 비롯해 많은 문화재들이 있어 표충사의 역사가 결코 녹록치 않음을 전해준다. 또 하나 놓치지 말고 보아야 하는 것이 있다. 현대의 마지막 고승이라고 추앙받고 있는 효봉(曉峰) 스님이 입적하신 서래각으로 ㄷ자 형의 건물이다. 이 건물에는 추사의 수제자인 신헌(申櫶, 1810~1884)이 쓴 현판인 ‘西來閣’, ‘寶華樓‘(보화루), ‘無量壽閣’ 등의 글씨는 눈여겨볼 만하다. 밀양에는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몇 가지가 있다. 무안면 무안리에 나라에서 큰 일이 있기 전에 땀 흘린다는 비석이 있는데 ‘사명대사의 업적을 기리는 비’로 표충비(表忠碑)라고 한다. 이곳은 표충사로 옮겨간 표충사(表忠祠)와 표충서원이 있던 곳으로 현재는 비만 남아 있다. 표충비가 가장 많은 땀을 흘린 것은 1919년 3.1만세운동 때라 하는데 5말7되라 한다. "허준"으로 더욱 인기 밀양시내 영남루에 전하는 아랑의 전설,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마다 나타난다는 무봉사의 태극나비, 한겨울 무봉사 대숲에 죽순이 솟아오르는 일,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얼음이 언다는 얼음골 등이 그것이다. 특히 밀양의 얼음골은 드라마 ‘허준’에서 스승 유의태가 자신의 시신을 제자인 허준에게 해부토록 했던 곳으로 유명해졌다. 여름에 얼음이 어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할 수 있겠지만 그냥 신비롭게 생각하면 더 정감이 갈 듯하다. 얼음골 계곡 주변으로는 아름답게 꾸며진 호텔이 있어 여름 한철 쉬어가기에 좋은 곳이다. 얼음골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호박소가 있다. 장쾌하게 떨어지는 물줄기와 명주실 한타래를 풀어도 그 깊이를 알 수 없다는 검푸른 소가 어울려 그림같은 풍광을 자아낸다. 찾아가는 길 경부선 열차를 이용하면 밀양역에서 내려 버스터미널로 가면 표충사로 가는 버스가 40분 간격으로 있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는 매 시간마다 표충사행 직행버스가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경산IC에서 경산으로 들어간 다음 청도 밀양으로 가는 25번 국도를 이용해 내려가다 24번 국도와 만나는 곳에서 좌회전하면 표충사 방향이다. 언양 IC를 이용할 경우 석남사로 가는 24번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시설 표충사 주변에 숙박할 곳이 많으나 얼음골에 아이스벨리 호텔을 추천할 만하다. 주변 자연경관도 아름답고, 유럽풍의 호텔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