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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면 뭐든 한다’ - 美 치과체인 = 韓 기업형 사무장치과

‘돈 되면 뭐든 한다’


美 치과체인  = 韓 기업형 사무장치과


저소득층에 과잉진료 일삼고 카드가입 강권
멀쩡한 생니 발치…충전 치료 대신 크라운
이윤추구·건강증진 양립가능한지 준엄한 질문 


데이비드 히스 기자 보도내용 관심 집중


데이비드 히스 기자가 방한해 의료 상업화로 인한 폐해를 낱낱이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내 치과체인의 문제점을 다룬 히스 기자의 보도내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인 ‘공공청렴센터(Center for Public Integrity)’에 보도된 ‘저소득층에게 막대한 이윤을 챙기려는 치과체인(Corporate dental chains see big profits in adults who can’t afford care)’이라는 제하의 기사는 기업형 사무장 네트워크치과의 폐해가 누적되고 있는 우리 치과계의 현실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아스펜 덴탈’로 대표되는 미국 치과체인은 과잉진료를 일삼고 폭리를 취하는 악덕기업으로 묘사된다. 아스펜 덴탈은 사모펀드 소유의 기업형 치과로 미국 전역의 22개 주에 걸쳐 350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 ‘비즈니스’ 위해서 생니뽑기도


보도에 등장하는 테레사 페리토(87)는 월 130여만 원으로 생활하는 저소득층이다. 싸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간 그에게 아스펜은 충치치료 대신 종합검진을 실시하고 향후 진료플랜을 내놨다. 청구 금액은 843만 원이었다. 돈이 없는 그에게 아스펜 덴탈은 즉석에서 신용카드를 강제로 가입시켜 결제하게 했다. 


도나 켈스(55)의 경우도 유사하다. 앞니 두 개가 벌어져 아스펜을 찾은 그는 “상태가 심각하니 발치하고 틀니를 해야 한다”는 상담실장의 말에 겁을 먹고 치아 13개를 뽑았다. 문제는 그렇게 발치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스펜의 전직 치과의사는 켈스의 상태를 보고 “이렇게까지 뽑을 필요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400만 원의 청구서를 받은 켈스는 아스펜을 고소했다.


히스 기자의 다른 기사도 치과체인의 파렴치함을 드러내는 사례로 꼽힌다. 같은 사이트에 보도된 ‘빈곤층 어린이의 치과 치료에 드리워진 비즈니스의 그늘(The business behind dental treatment for America’s poorest kids)’에 등장하는 ‘쿨 스마일스’다. 


쿨 스마일스는 미국의 공적보험인 메디케이드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치과체인이다. 주로 아동치과를 운영하는 쿨 스마일스는 썩은 유치에 충전치료를 하는 대신 거의 대부분의 경우 크라운을 씌운다. 주 정부에서 충전치료에는 10만 원의 수가를 지급하는 데 반해, 크라운에는 24만 원의 수가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성인 크라운은 평생 지속되도록 맞춤 제작 되지만 유치 크라운은 표준사이즈로 나오고 단가도 개당 8500원 정도로 싸다. 이윤이 많이 남는 것이다.

  

# 이윤 위한 과잉진료 ‘건강의 적’


히스 기자는 기사를 통해 과잉진료의 원인으로 ‘소유구조’와 ‘할당(Quota) 인센티브제’를 꼽는다. 전문 의료인인 치과의사가 아니라 투기자본이 소유한 병원의 네트워크가 의료 생태계를 유린하고 환자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는 25개 치과경영서비스회사(MSO)들이 전체 미국 치과의사의 8%(1만 2000명)를 고용하고 있다. 기사에 등장하는 아스펜의 한 전직 실장은 “경영진은 치과의사들을 끈질기게 감시한다. 강매를 훈련시켰으며 치과의사와 직원들의 매출량을 매일 철저히 점검한다”고 고백했다.


미 보건당국의 내부문건으로 드러난 바에 따르면 쿨 스마일스의 경우도 월 목표액 이상으로 진료비를 청구한 치과의사는 보너스를 지급하고,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치과의사의 경우는 해고한다. 과잉진료가 속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 MSO는 이런 공격적인 경영으로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매출이 63%나 급성장했다. 그러나 치과 전체의 성장률은 4.9%에 그치고 있다. 저가 임플란트 공세로 이윤을 끌어모으고 있는 국내 기업형 사무장병원의 양상과 매우 흡사하다.


이윤 추구와 국민의 건강 증진은 양립이 가능한가? 미국 치과체인의 사례를 보면 독버섯처럼 퍼지는 한국의 기업형 사무장치과를 방치할 경우 어떤 결과가 올지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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