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료계를 ‘와각지쟁’에 비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와각지쟁은 달팽이의 더듬이 위에서 싸운다는 뜻으로, 하찮은 일로 벌이는 싸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현 장관은 지난 9월 치과의사 직업군을 잠재적인 탈세범으로 모는 듯한 발언을 해 치협의 항의를 받은데 이어 또 다시 의료계를 향한 부정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의료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치협은 당시 기획재정부에 발언의 근거가 되는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한편 3만여 치과의사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세우는 듯한 발언에 유감의 뜻을 표한 바 있다.
현 장관의 와각지쟁 발언은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과 원격진료에 반대한 의료계에 대해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전 세계로 시야를 돌리라고 질타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의협은 현 장관의 발언을 개탄하면서 “의료계 전체를 드넓은 천하를 보지 못하고 달팽이 뿔 위에서 코딱지만 한 땅을 두고 다투는 소견 좁은 집단에 비유하는 폄훼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실로 경악스러운 일이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 묵묵히 진료실을 지켜 온 대한민국 11만 의사 전체의 명예를 폄훼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의협은 또 ‘지어지왕’의 경고와 ‘부재기위 불모기정’을 인용하며 일침을 놨다.
의협은 “있지도 않은 연못 속의 보석을 찾느라 연못의 물을 빼내는 바람에 결국 연못 안의 물고기들이 다 죽었다는 뜻을 가진 지어지왕의 경고를 잘 새겨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의료환경에 재앙이 될 원격의료라는 정책을 섣불리 추진한다면 많은 동네의원들과 지방의 병원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의사 뿐만 아니라 달팽이 뿔 위의 코딱지만한 땅에 살고 있는 모든 환자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