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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완벽주의의 함정

스펙트럼

모두들 아시다시피,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당연하게도, 완벽한 사람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세상에는 완벽주의자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든 일을 다 완벽하게 해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자세는 상당히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데,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가장 완벽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성향이 ‘완벽하지 못함’을 견딜 수 없는 수준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10여 년 전, 필자의 자녀들이 아직 어렸을 때, 유아교육과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유아미술교육 담당 교수님께서 강의 시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당신의 부인도 같은 대학 교수이고 전공이 유아음악교육이며 이미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하였는데, 당신은 아직 한 권의 저서도 완성하지 못하였노라고. 이유인즉슨, 몇 번이나 책을 쓰기 시작했지만, 쓰다 보면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에 책을 끝까지 완성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때, 마음 속으로 ‘저 교수님은 참 용기가 없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내가 도달한 성취를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자신을 실제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라고 과대평가하는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다시 말해, 나라는 사람은, 좀 더 완벽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현재의 내가, 혹은 내가 이룬 성과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용기를 내기 어렵다. 시작을 하지 못한다면 발전도 있을 수 없을 터,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발전을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없고, 완벽한 결과물은커녕 그 어떤 결과물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때 일이 잊혀지지 않고 가끔 떠오르는 건 아마도, 그 교수님에게서 보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부족함을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을, 완벽하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포기해 버리는 나약한 내 모습을 말이다.
눈에 보이는 과학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것처럼, 사람의 내면도 계속 성장하고 발전한다. 비록 현재의 성과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내가 노력하여 얻은 결과를 용기 있게 드러내 보이고 타인의 평가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무언가를 성취하고 발전할 수 있다. 많이 부족하더라도 일단 성과물을 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다음 번에는 더 나은 결과물을 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바른 길인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Just do it!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