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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행복해지기

스펙트럼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인간의 거의 모든 행위가 결국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려는 수단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필자가 행복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한 건 나이를 꽤 먹고 나서이다. 학생 때는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취를 거두기만 하면 모든 일이 다 잘 될 줄 알았다. 당연히 행복도 따라올 거라 막연히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마주한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고, 주위를 둘러봐도 열심히 살아가는 선한 사람들이 불행과 맞닥뜨리는 것을 보면서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세상은 왜이리 불합리할까? 행복을 누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 왜 그리도 힘들게 사는 걸까? 해답을 얻기 어려운 질문들이 점점 쌓여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우리에게, 상황을 바꿀 자유는 없을지 몰라도, 상황에 대한 관점을 선택할 자유는 있다는 것. 인생이 늘 평화롭고 좋은 일만으로 채워질 수는 없을 터,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행복 지수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행복이란 최악의 상황에서도 기회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자신의 인내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행복 연구자들에 의하면 유전적 성향이 행복의 50%를 결정하고, 부유한지 가난한지, 건강한지 쇠약한지, 결혼했는지 이혼했는지 등의 환경의 차이가 10%를 결정하며, 나머지 40%의 행복은 각자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행복의 40%가 우리 하기 나름이라니 말이다. 또 한 가지 좋은 소식은, 긍정적인 태도와 정신적 건강은 학습할 수 있으며 의지에 달린 문제라는 것이다.

아침 출근길, 길가에서 우연히 만난 보라색 꽃잔디, 바람에 하늘거리는 초록 이파리를 보고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어제의 걱정거리, 쌓인 문제들은 조금도 해결되지 않고 정확히 그대로인데, 어떻게든 잘 해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충만함을 느끼며 세상이 환하게 보인 적이 있는가? 이처럼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주 작고 소소한 순간들 그리고 외부세계와 자신을 인식하는 방식의 변화이다. 단, 변화는 그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많은 노력과 인내, 깨달음의 결실이므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노력과 결심이 필요하다.

행복은 자기가 처한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삶을 있는 그대로 불평 없이 마주 보는 능력이며,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기보다 지금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또 비교를 통해 불만을 토로하기보다, 희망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임을 명심하자.

지난 3월 서울여자치과의사회 정기총회 때 연세대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님 강의 중에 나왔던, 행복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소개해 보겠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을 두 군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볼펜을 코와 윗입술 사이에 끼우고, 한 그룹은 볼펜을 이로 물게 하고 동일한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했더니 두 번째 그룹이 그 프로그램이 훨씬 재미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처음 그룹은 본인도 모르게 찡그린 표정을 짓게 한 것이고, 두 번째 그룹은 웃는 표정을 짓게 한 것으로, 웃는 표정만으로도 외부 자극에 대해 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 흔히들 얘기하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실험결과라 하겠다. 따라서, 하루에 한 번 더 웃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만으로도 하루하루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이에 따른 행복 그래프는 대개 U자 모양을 이루어, 40대 중반의 행복감이 가장 낮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지금 필자는 U자 모양의 제일 바닥에 있는 셈인데, 지금도 행복하고, 앞으로 더더욱 행복해질 생각을 하니 새삼 기쁜 생각이 든다. 또한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행복하고자 하는 결심을 한다면 U자 모양 그래프를 전체적으로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맨 처음 드린 질문에 각자 답해 보시길. 여러분도 이 시간 이후 매일매일이 더 행복한 날들이 되시기 바라며, 아프리카 원주민 줄루 족의 인사로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Hamba Kahle! (함바 칼레, 다 잘되길!)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은아 e-바른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