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2 (금)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스케일링 0원’ 여전히 판친다

인터넷 카페·블로그서 불법 마케팅 기승, “환자유인 미끼상품 꼼수다” 개원가 한탄


‘스케일링 0원’ 마케팅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스케일링이 건강보험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스케일링 0원’도 철퇴를 맞는 듯 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슬금슬금 늘어나는 추세다.

게다가 비급여 진료 무료 광고는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는 해석으로 스케일링 2회부터 0원이라는 꼼수를 쓰는 일부 치과에 개원가는 냉랭한 반응이다.


A 치과는 수능 시즌을 맞아 스케일링 무료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스케일링 무료! 학업으로 지쳐있던 자녀분과 함께 고생해주신 학부모 여러분, 이제 구강관리를 A 치과에서 즐겨보세요. 여러분의 구강주치의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수험생과 같이 동반하신 부모님들도 이벤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문구를 사용한 A 치과는 내년 2월 28일까지 이벤트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B 치과도 ‘스케일링 0원’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B 치과는 “비급여 스케일링 0원 서비스 연 2회차부터 계속 실시”라면서 “연 1회 실시하는 스케일링의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하지만 연 2회부터는 비급여가 적용돼 그동안 했던 것과 똑같이 계속 스케일링 0원 서비스를 실시한다”라고 밝혔다.

즉 1회는 건강보험을 적용해 급여 혜택을 주고, 이에 덧붙여 2회부터도 비급여지만 무료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또 다른 치과들도 블로그, 인터넷 카페를 통해 스케일링 무료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어 개원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엎어치나 메치나’ 위법

우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스케일링 진료 시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또는 할인 적용해 비용을 받게 되면 이는 위법한 행위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비급여 진료라 하더라도 무료진료를 하고 이를 광고하는 것은 환자유인에 해당하는 의료법 위반이다. 이 같은 내용은 서울지부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은 바 있다.


복지부는 “무료 진료가 허용된다 하더라도 환자유치를 위해 이를 홍보나 광고에 이용하거나 추가치료가 필요한 경우 해당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도록 유도한다면 사실관계에 따라서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스케일링 0’원은 건강보험 제도권 안에서도 밖에서도 의료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행위로 불법성이 입증되면 자격정지 2개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므로 개원가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 “미끼상품 전락 안돼”

개원가에서는 ‘스케일링 0원’ 정책이 결국 현재를 살고 있는 치과의사들의 세태를 반영하는 단편적인 모습이라며 한탄하고 있다. 의료에 미끼상품이 등장하고 이것이 마케팅으로 이어져 의료가 상품 마케팅처럼 변질되고 있다는 것.

강남현 광진구치과의사회장은 “치과의사들이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넘어서지 말아야 할 선을 자꾸 넘어가고 있다. 말로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반대하면서도 하는 행위들은 자꾸 돈을 쫓아가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며 “정당한 수가를 받고 최선의 노력을 들여 환자를 정확하게 진료하는 것이 의료인의 도리다. 학문적으로 치과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인으로서 가져야 할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윤 대한치주과학회 공보이사는 “스케일링을 미끼상품처럼 활용하고 또 다른 진료를 유도하는 것은 명백하게 지탄받아야 마땅하다”면서 “스케일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개원의는 “진료의 질을 높이지 않는 치과는 환자의 수로 승부를 본다고 봐야 한다”며 “미끼상품 때문에 혹해서 가면 다른 진료를 유도해 결국 과잉진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진료비가 비싸지 않더라도 과잉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