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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기회, 진료만 하기에는…

클리닉 손자병법-‘저희치과’엿보기<9>

3년 만에 환자 한 분이 내원하셨습니다. 잇몸관리도 받으셨고 가족들도 이러 저러한 치료를 하셨는데 모두 3년 이상 내원이력이 없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오랫만에 오셨어요?” 첫 날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메모해 놨다가 다음번에 내원했을 때 챙겨도 좋습니다. “누구 누구도 내원해서 검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고.

신경치료 중인 환자입니다. 모친 틀니를 고쳐서 당분간 쓸 수 있도록 한 기록이 있습니다. 보험이 적용되면 새로 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메모도 있습니다. 누군가 챙겨야 합니다.

“자녀분들 스케일링 할 때가 되었는데 저희가 연락드릴까요?”
“OOO님 많이 바쁘세요? 신경치료 하다가 중단되었는데, 연락드려도 안 나오시네요.”
“OOO님(남편) 발치한지 3개월이 지났는데 이제 심을 계획을 잡아도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OOO님 잇몸관리 하러 오실 때가 되었는데, 전화예약 부탁드릴게요.”

내원 환자들 중에는 가족이나 친지, 동료들도 내원한 경우가 많습니다. 유능한 스탭들은 환자 한 분이 와도 주변 분들까지 요령껏 잘 챙기는 것 같습니다. 저희치과에서도 내원 중인 환자와 연고가 있는 환자의 내원이력을 적극적으로 체크합니다. 

운전면허가 있지만 운전을 하고 있지 않으면 속되게 ‘장롱면허’라고 일컫듯이, 내원해야 하지만 내원하지 않는 환자를 저희치과에서는 속되지만 ‘장롱환자’라고 합니다. 치과 진료의 특성상 통증이 해소되거나 불편이 감소하면 자의적 판단으로 내원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치과에 내원하지 않게 됩니다.

이미 치과를 옮긴 환자는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내원 중인 환자와 연고가 있는 장롱환자는 훨씬 효율적으로 챙길 수 있습니다. 저희치과는 그런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치료 중단 외에 정기검진이나 리콜, 잡담 등에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연고에 기반한 환자관리를 활성화하다 보니 환자의 연고관계를 더 잘 정리할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내원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의례적인 것이 아니고 실제로 활용하기 위한 절차가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획득한 정보를 듣고 흘리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고 활용합니다. 몇 년 만에 자매인 것을 알게 되고, 사위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누군가는 알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기록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어쩌면 모든 치과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당연히 이루어지고 있을 일을 새삼 강조하여 봤습니다.

저희치과는 도시 외곽 주택가에 있는 까닭에 주로 가족을 기본으로 연고관계가 정리됩니다. 그 중에는 가족의 내원과 치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키맨이 있습니다. 주로 사오십대 중년 여성?(꼭 그렇지는 않다고 하네요.) 기회가 되면 키맨과 인터뷰할 기회를 만들어 가족들의 치과진료 이력을 정리하고 가족관계도 정리하는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 주치의’가 될 것 같습니다.(이미 ‘우리 가족 주치의’라고 하네요)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환영 중산연세치과의원 원장
          치협 감염관리소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