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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2호 장애인치과병원 생기나

전문병원 한 곳 뿐…“장애인도 치과치료 받고 싶다”


# 장애인 인구 많은 관악·동작 등 서남권역에도 필요
지난 17일 오후 3시 50분,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이하 장애인치과병원) 2층 진료대기실 앞.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서 온 천 아무개 씨(남·74세)가 치과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몇 해 전 산에서 넘어져 발뒤꿈치가 8조각으로 부러졌다. 천 씨는 이 사고로 5급 장애를 입었다. 그는 지팡이를 짚어야 그나마 혼자 걸을 수 있다. 장애인치과병원에 오기 위해 천 씨는 버스와 지하철을 연이어 갈아탔다. 진료가 끝나면 다시 1시간 30분 걸려서 왔던 길을 돌아가야 한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오는 데 힘이 들지만, 다른 치과보다 진료비가 싸서 여기까지 오고 있다”며 “장애인치과병원 같은 병원이 여러 곳에 생겼으면 좋겠다. 우리 같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멀리 이동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 중증장애인 콜택시 이용 내원
천 씨처럼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장애인치과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많다. 장애인치과병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내원 환자 수는 약 2만2000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장애등급 2급 이상의 중증장애인 환자 비율은 55%가량 된다. 혼자 거동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대부분은 장애인콜택시 등을 이용해 내원한다.

그런데 서울시에 등록된 전체 장애인의 31%가량이 사는 서남권 지역(관악구, 동작구 등)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장애인치과병원 실제 이용률이 3.64%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남권이나 서부권 등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장애인치과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서남권 지역 장애인의 장애인치과병원 이용률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거리가 멀어 내원이 불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의 치과진료 접근성 강화를 위해 서남권 지역에 ‘2호 장애인치과병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서남권 장애인 치과 의료기관 설립 타당성 조사를 위한 학술 용역’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장애인 구강진료 공공의료수요 및 공급현황 분석 등을 통해 서남권의 장애인 치과 의료기관 설립 타당성 분석조사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서남권 지역에 장애인치과병원이 설립되면 장애인 치과진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체계적인 구강진료시스템이 구축돼 장애인 구강건강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지영 장애인치과병원 치과의사는 “치과치료는 하루 만에 끝나지 않고 여러 날 지속해서 이뤄진다”며 “서울 안에서도 멀리서 오는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오가는 데 큰 불편함을 토로한다. 특히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의 치과치료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장애인치과병원이 더욱 확충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장애인실태조사(보건복지부)를 보면, 전국 264만5595명(추정수)의 장애인 가운데 입안 문제로 음식 씹는데 ‘불편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이 45.2%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체 장애인 중 26.9%는 최근 1년간 본인이 치과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진료 받지 못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에 가지 못한 이유로 79.7%가 ‘경제적인 이유’를 꼽았으며 4.6%는 ‘교통이 불편해서’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