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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 30% ‘우울감 느낀다’ 일반인의 4.6배

■창간특집-원장님 건강,안녕하십니까?-치과의사 첫 구강보건실태조사



미국 경제전문지에서 건강에 가장 좋지 않은 직업 1위 선정. 한국고용정보원이 실시한 감정노동 강도가 높은 직업 TOP 100 중 68위 차지. 이처럼 치과의사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본지가 창간 49주년을 맞아 전국 치과의사들의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구강보건실태를 짚어보는 특집기획을 마련했다. 치과의사 1001명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이뤄진 첫 번째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편집자 주>


객관적 건강점수 빨간불 불구
주관적 점수 10점 만점에 7.2점

“우리 치과 원장님을 지켜주세요.”

많은 중년여성들 뿐만 아니라 우울감을 느끼는 치과의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창간 49주년을 기념해 전국의 치과의사 1001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2주간 우울감이 있다’는 응답이 30.2%로 나타나 일반인에 비해 우울감이 무려 4.6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서 우울감 경험률은 6.5%였다.

우울증이 있다는 치과의사도 5.8%에 달했다. 그만큼 최근 힘들어진 개원환경으로 인한 치과의사의 직업과 삶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과의사 자신이 생각하는 주관적 건강점수는 10점 만점에 평균 7.24점으로 평균을 상위하는 점수를 매겼다.
또한 ‘고혈압이 있다’는 응답이 17.2%를 차지해 치과의사의 직업적인 특성상 앉아서 하루종일 환자와 씨름해야 하는데다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이 원인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강보건 실태조사 결과에서 치과의사 가운데 결손치아를 1개 이상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이 30.7%였으며, 결손치아를 방치하는 경우가 32.1%였다.

전체 응답자 중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치과의사가 12.4%를 차지할만큼 임플란트가 보편화된 치료로 자리를 잡았다. 이 가운데 국산 임플란트로 시술받은 경우가 77.1%를 차지해 외산을 압도했다.

# 치과의사 건강 경각심 기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지난 11월 초 건강에 가장 좋지 않은 직업에 치과의사가 1위에 선정됐다는 미국의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가 치과계의 화제가 된 가운데 ‘건강한 치과의사’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매우 의미있는 조사여서 주목되고 있다.

본지는 지난 5월 9일과 10일 양일간 SIDEX 2015를 시작으로 10월 25일 WeDEX, 11월 15일 YESDEX에서 (주)신흥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치과의사를 대상으로한 구강보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치과의사의 ▲음주와 흡연 여부 ▲건강상태를 비롯해 구치부 및 전치부 충전물 종류 ▲크라운 치료 부위와 사용 재료 ▲결손 치아 개수 및 치료 방법 ▲임플란트 시술 갯수 및 시술한 임플란트 재료 ▲자신의 치과진료 방법 ▲사용하는 임플란트 시스템 종류 등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치과의사만을 대상으로 한 구강보건 실태조사가 전무한 상태에서 전국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는 치과의사들의 구강건강과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국민들에게 구강건강관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조사는 치과의사들의 구강건강 관리실태를 거울삼아 전신건강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고, ‘치과의사의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실태조사를 주도한 최치원 공보이사는 “실태조사가 성황리에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직접 검진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치과의사의 건강이 국민 건강의 시발점이라는 인식을 갖고 비록 어려운 개원환경일지라도 자신의 건강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남자 831명(83.3%), 여자 167(16.7%)명으로 총 100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령은 40대 미만이 28.1%, 40대 35.3%, 50대 27.6%, 60대 이상이 9.0%를 차지했으며, 수도권 치과의사가 52.7%, 경상 19.2%, 전라 14.1%, 충청 7.3%, 강원 1.7%, 기타 4.9%였다. 

치과의사 주요 질환 유병률================================================


젊은 치의일수록 스트레스성 우울감 크다

40대 미만 38%달해…병원경영 등 주요인
일반인보다 흡연율 낮지만 음주율은 높아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2주간 우울감이 있었다’는 치과의사의 응답이 30.2%에 달했으며, 특히 젊은 30대 치과의사들이 우울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우울감은 남자치과의사가 29%, 여성이 37.5%로 여자치과의사가 남자에 비해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더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미만이 38.1%, 40대가 28.2%, 50대가 25.4%, 60대가 13.6%로 젊은 치과의사가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40대 이후보다 더 높았다. 이는 40대 이하의 젊은 치과의사일수록 병원경영, 환자와의 관계, 직원관리 등으로 신경 쓸 일이 많고 이로인한 스트레스가 심해 이에따른 심적 갈등이 큰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우울증이 있다는 응답이 5.8%로 나타나 없다는 94.2%에 비해 낮은 편이었으며, 일반인의 6.6% 정도가 우울감을 보이는 연구결과와 크게 차이는 없었다.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 2차년도(2014) 주요 결과에서 우울증 선별도구를 통해 조사된 성인의 우울장애 유병률은 6.6%였으며, 이 중 18.2%만 정신문제에 대한 상담 또는 치료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자치과의사도 5.8%였으며, 여자치과의사는 6.3%로 남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치과의사의 감정노동 강도가 높은 직업 TOP 100 순위 조사에서 68위를 차지해 한의사나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 등과 같은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된 상황에서 감정 노동자들은 직업 환경 속에서 지나친 감정 억제와 심리적 압박감이 반복되고 누적되면서 우울증이 유발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울감이 있다고 응답한 광주의 한 원장은 “병원운영, 환자와의 관계, 직원관리 등 최근 치과에 신경쓸 일이 많아 지치고 우울감을 느낄 때가 자주 있다”며 “주변 동료들을 만나도 같은 기분을 느낀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 동료들도 그렇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재현 청주시치과의사회 회장은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가 노력할 일은 그저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기본에 충실하는 길 뿐”이라며 “주어진 조건에서 욕심을 줄이고 치과의사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태조사 결과 고혈압이 있다는 응답은 17.2%로 일반인의 19.3%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났지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뇨가 있다는 답변은 5%, 골관절염이 있다는 4.7%였으며, 류마티스가 있다는 응답은 0.9%로 적은 편이었다. 최근 3개월 이상 무릎통증이 있었다는 응답은 12.0%, 무릎강직이 6.2%, 요통 5.3%, 엉덩관절 1.2% 였으며, 없다는 응답이 75.4%로 나타났다.

한편 치과의사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주관적인 건강점수는 10점 만점에 7.24점으로 평균보다 높았으나 일반인과 별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치과의사 19% “담배 핀다”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흡연여부와 관련한 조사에서도 현재 흡연하고 있다는 응답이 18.8%였으며, 비흡연이 81.2%였다. 이 가운데 남자 치과의사가 22.5%, 여자치과의사가 0.6%였다. 복지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서 전문행정관리직의 흡연율이 남자가 38.1%, 여자가 1.8%로 조사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5 만성질환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현재 흡연율은 최근 3년간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40% 수준이며, 여자는 최근 10년간 큰 변화없이 6~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치과의사 가운데 음주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82.5%로 비음주 17.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2013년 기준 성인 남자의 52.6%, 여자 19.5%는 월 1회 이상 폭음자로 조사된 결과에 비해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