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국민대학교 교수(전 교육부총리)가 지난 10월 27일 신흥본사에서 열린 치과의료정책연구소(소장 홍순호·이하 정책연)정책전문가과정 8주차 강연에서 ‘국가 정책 방향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강연했다<사진>.
이날 김 교수는 현재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최순실 사건’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 같은 국정 농단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짚고 이 난국을 타개할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거국 내각 구성’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았다. 이 기간 동안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가 우리 사회에서 작동하는지 실험해 볼 수 있다. (국정) 동력을 잃은 이 시기를 하나의 거버넌스 패턴을 바꾸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금 나라 상황이 마치 ‘조선조 말기를 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신미양요’를 예로 들었다. 이 전쟁에서는 300여명의 조선군이 전사했다. 미군 전사자는 3명이었다.
김 교수는 “그때까지 우리는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 했다”고 지적하면서 “앞서 율곡 이이부터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 등 수많은 선각자들이 나라의 위기를 진단하고 개혁을 주장했지만 그것이 실현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지금의 우리나라를 ‘고장 난 자동차’에 비유하기도 했다. 따라서 아무리 훌륭한 대통령을 뽑더라도 그 사람이 모든 사회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허쉬만 교수가 주장한 세 가지 대안을 예로 들었다. 그것은 ‘탈출’(Exit), ‘항거’(Voice), ‘적응’(Loyalty)이다.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거나 항거하거나 이 체제에 순응하거나,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선택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우리 각자가 메시아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하나하나 고쳐나가야 한다. 대통령이 메시아처럼 나타나서 해결해주냐, 그런 일은 없다. 그런 세상이 아니다. 이젠 한 사람 한 사람이 메시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우리 각자의 삶에 충실하고 그 후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공동체의 문제, 나라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자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끝으로 “(치과계를 포함한) 의료계에서도 엄청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그 혁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그것이 이 세상을 바꾸는 출발이 된다. 그러면서 한 발 더 나아가 공동체, 국가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