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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인종 공존속에 평화 움튼다
남아프리카연방공화국(1)

아프리카속의 유럽 남아프리카연방공화국(1) 남아프리카연방공화국은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아프리카이고 싶지가 않은 나라로 지내왔다. 오랜 기간동안 백인들이 통치를 해오면서 Black 이란 이미지의 아프리카란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인종차별정책이 수그러 들면서 흑인인권운동가였던 만델라가 대통령직에 오르고 그 후임으로 역시 흑인인 음베키가 집권을 하면서 겉으로는 흑백공존을 외치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 있다. 남아연방은 잘 알려진대로 인종차별이 심했던 대표적인 나라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불과 인구의 10% 밖에 안되는 소수 백인이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으며 흑백차별정책이 폐지된 지금에도 경제를 가름하는 저울의 기울기는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남아연방은 국가명칭에서 엿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남북한 국토의 다섯 배가 넘는 넓은 국토에 흑백을 막론하고 여러 종족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백인들만 하여도 초기에 대거 이민 온 네덜란드계의 보어족으로부터 독일, 영국인들의 후손들이 주류를 이루고 흑인들은 다수족인 줄루(Zulu)족, 소사(Xhosa)족, 음베델레 등 여러부족으로 이루어 진다. 이러한 복잡한 구성은 남아연방을 한마디로 이렇다 하고 표현하기는 불가능하며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서 이것저것 살피는 것도 남아프리카연방공화국을 여행하는 묘미라 하겠다. 다이아몬드의 도시로 불리는 죠하네스버그는 아프리카최대의 도시이다. 금광과 다이아몬드광맥 위에 세운 도시로 알려진 이 도시의 화려한 배경 뒤에는,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불안한 곳이라는 오명도 함께 지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동안 필자가 지구촌 60여개국을 여행하면서 두 대의 카메라를 목에 매고 길거리를 활보 할 자신이 없어 도보여행을 포기하고 자동차로만 다닌 곳은 뉴욕의 할렘가와 조하네스버그의 도심 두 곳뿐이었다. 내가 렌트한 차의 흑인운전사까지도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면서 이곳은 정말 들어오기 싫다는 얘기를 하기에, 내가 깜짝 놀라며 당신은 흑인인데도 그러냐고 하였다가 인종차별적인 얘기라며 무안을 받기도 하였다. 그 흑인기사의 설명으로는 이 지역의 치안이 안 좋은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돈 있는 사람을 터는 것뿐이지 Black이 White를 터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다만 가난한 자들은 흑인뿐이고 가진 자들은 백인뿐이란 얘기인데, 자신도 일제 신형밴을 운전하고 돈푼 꽤나 있어 보이는 고급카메라를 두 대나 목에 맨 관광객을 태우고 있으면 자신도 강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어쨋거나 도심을 지날 때의 분위기는 도무지 차에서 내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주변 상가는 모두 철창문으로 굳게 안전장치가 되어있으며 심지어는 특급호텔의 정문도 마치 무슨 요새처럼 철통같은 경비를 하고 있었다. 죠하네스버그의 빈민촌인 소웨토(Soweto)지역은 남아연방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으로 남아연방 인종분규의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한 곳이다. 도심의 그럴 듯한 고층건물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빈민촌에는 이동식 공중변소와 공중수도시설 등이 곳곳에 보이는 만큼 그 열악한 주거환경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내가 방문한 시간은 모두들 일터로 나간 시간이라 마을에는 천진난만스런 어린아이들만 고급승용차를 타고 나타난 이방인을 따라 다니며 반겨주어 소웨토의 어두운 분위기를 상쇄시켜 주었다. 소웨토지역의 한 구석에는 만델라 전대통령의 생가도 있는데 만델라는 빈민층출신이 아니라 생각보다는 중산층출신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그의 생가는 그 지역에서는 큰 편이었고 그의 사회적, 정치적으로 지내온 발자취를 말해주는 자료가 집안 곳곳에 전시되고 있었다. 사실 죠하네스공항에는 아침에 도착하였지만 마땅한 숙소를 찾는데 한 시간이나 걸릴 정도로 죠하네스버그의 숙소사정은 좋지를 않았다. 시내에 있는 대부분의 호텔은 특급호텔 외에는 외국인이 체재하기에는 불안하고, 대부분은 신도시라고 할 수 있는 Sandton 지역이나 아니면 공항근처에 유난히 많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 내가 묶었던 게스트하우스의 백인 주인은 흑백차별정책이 폐지되면서 흑인들의 도심유입이 늘어나고 백인들은 이를 피해 외곽으로 나오기에 출퇴근시간에는 전에 없던 교통체증도 생기고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다며 별로 심기가 편치만은 아닌 듯한 감정을 많이 얘기하고 있었다. 마침 그 때는 김대중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그 백인주인은 내 이름의 약자를 보고 Another Royal Family 냐며 농담을 건네는데, 그 말을 받아 이름은 비슷한데 한국 내에서 대통령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다고 하니 의외의 표정을 짓는다. 내가 당신은 만델라를 좋아하냐고 반문하니 그 역시 친하지는 않다고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