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촛불시위, 탄핵정국 등 정국의 소용돌이를 관통하면서 얼어붙었던 소비심리지수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타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심리지수와 긴밀하게 연동돼 있는 치과의료 분야도 되살아난 소비심리에 반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에 따르면, 5월 CCSI는 지난 4월에 비해 6.8포인트 오른 108로 집계, 세월호 참사 직전인 2014년 4월(108.4) 이후 3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값이 커질수록 소비심리가 긍정적임을 뜻하고, 값이 내려갈수록 비관적임을 알리는 지표다. 작년 12월 94.1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일자리 문제에 드라이브를 걸자 가파르게 상승 국면을 타고 있다.
# 장기적으로 청신호 ‘이견 없어’
치과계는 당장의 경영 개선 등 직접적인 체감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긍정적인 신호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치과경영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A원장은 “거시적인 경제 상황과 치과 경영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경기가 좋지 않으면 사람들은 불요불급한 지출부터 먼저 줄이게 돼 있는데, 치과치료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소비심리지수가 되살아났다는 것은 소득이 늘 수 있다는 기대감과 그만큼의 지출을 할 수 있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치과계로서는 긍정적인 지표”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의 의학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체인 시카 소프트웨어(Sikka Software)가 분석한 자료가 이를 방증한다. 시카에 따르면 경기 여건과 치과 진료의 예약율은 긴밀하게 연동돼 있어 치과환자가 급감하면 경기 여건이 악화되는 경고의 시그널이 되고, 반대로 그렇지 않으면 경기가 괜찮다는 의미다.
시카가 분석한 치과 환자와 소비자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선행지표는 금융위기 시절 0.9에 머물렀지만, 2007년에서 2009년 사이에 2.00을 기록하면서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이 지표는 1을 기준으로 이하면 불황을, 이상이면 호조를 의미한다.
실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복지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잠재적 환자군 역시 치과영역에서의 지원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의 A원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고 노인 환자층에서 틀니와 임플란트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여전히 본인부담금에 대한 부담은 존재하는 것 같지만, 공약대로 대상 연령의 확대나 지원 확대가 이뤄진다면 치과치료에 지출하겠다는 분위기는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의 B원장 역시 “재밌는 얘기지만 두 가지 분위기다. 현 정부를 지지한 환자의 경우는 기대감도 높고, 전반적인 지출에도 적극적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는 큰 기대감이 없는 것이다. 새 정부의 활기가 환자들에게도 이어지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 임플란트 업체의 관계자는 “당장 국내에서의 매출 급등 같은 직접적인 지표의 변동은 없지만 새 정부가 출범 이후 중국 등 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서면서 수출 지표에 대한 기대감은 큰 편이다. 전체 치과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