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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먹튀치과 등장하나

이벤트 교정환자 1000여명 강남 A치과
경영난 못 이겨 휴진 “해결 자신 못해”


교정할인 등 이벤트치과로 이름을 날리다가 지난해 말 돌연 폐업, 수천 명의 직간접적인 피해자를 양산한 이른바 ‘먹튀치과’의 재현이 펼쳐지나.

최근 강남의 A치과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휴진을 거듭하면서 이 치과에서 교정치료 및 내원을 하던 환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A치과는 강남권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치과로, 현재의 B대표원장이 2015년 치과를 인수한 후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교정환자를 대거 유치하다 최근 자금사정이 힘들어 지면서 휴진을 거듭해 환자들 사이에서 ‘먹튀치과’의 재림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

치료를 받던 한 환자는 “1년 정도 교정치료를 받았는데, 도중에 담당 의사가 2~3번 정도 바뀌었다”면서 “지난달 예고 없이 갑자기 휴진을 한다고 하기에 불안했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환자는 카페를 중심으로 1000여 명 이상.

해당 치과의 B원장은 지난 17일 한 대형카페에 자신의 이름으로 글을 올리고 휴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 토로했다.

그는 “최근 3주간 별다른 고지 없이 휴진을 하였으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런 글을 작성하게 되어 죄송할 뿐”이라면서 “지난 1년 간 자동차도 정리하고, 집도 경매로 넘어가게 됐지만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도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천여 명의 환자가 계셔 양심에 따라 모두 치료를 끝내려 했지만 결국 이 상황까지 오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그러나 포기는 않겠다”고 밝혔다.

B원장의 말을 축약하면 2015년 치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계자에게 자금과 관련한 사기를 당했고, 이로 인해 거액의 채무를 지게 되면서 경영난이 시작됐다. 배당금이 투자자들에게 빠져나가고, 병원 압류가 이어지면서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자 환자들에게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결국 지난 6월 하순경 휴업을 결정하고, 병원의 문을 닫은 것이다.

강남구 보건소 측은 “엄청나게 많은 환자분들의 문의전화가 보건소로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법적으로 한 달 이상 휴진할 경우 휴업신고를 내게 돼 있는데, 아직 한 달이 안 됐기 때문에 휴업상태는 아니고 임시 휴진이라고 봐야한다. 하지만 휴업을 할 예정이고, 해당 원장의 말에 의하면 폐업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치과의 사정을 그동안 쭉 지켜봐 온 인근 원장의 말들은 한결 같았다. 첫 인수 때부터 이미 ‘비극의 씨앗’이 배태돼 있었다는 것. 사정에 밝은 원장들의 말을 정리해 보면 A치과의 소유주는 현재까지 크게 3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원장은 마케팅, 이벤트의 대가로 A치과의 사이즈를 키우다가 의료사고로 두 번째 원장에게 치과를 인계한다. 두 번 째 원장이 문제의 인물인데, 치과의 사이즈를 유지하려고 무리하게 경영을 하다가 투자자 모집 등 사기죄에 연루돼 현재 구치소에 있다. 이 원장에게 바통을 이어 받은 것이 현재의 B원장이다. 결국 A치과는 출발선에서부터 결국은 무너질 ‘바벨탑’을 쌓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