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년여에 걸친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의 회장 선출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지켜보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치협이 무엇인가? 치협은 누가, 언제, 왜 (어떤 목적으로) 설립하였으며, 어떤 일을, 어떻게 수행하는가? 대한민국의 의료법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가 전국적 조직을 두는 의료인 단체("중앙회")를 설립할 것과 그에 따른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 의료법 제2장 의료인-제4절 의료인 단체-제28조(중앙회와 지부) 각 항의 내용을 보면 중앙회의 설립 및 중앙회 회원으로서 회원의 의무, 자격, 심의·의결해야 할 사항 (자격 정지 처분 요구 등) 및 이의 심의를 위한 윤리위원회를 둘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의료법에는 중앙회가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의료와 국민보건 향상에 관한 협조 요청’에 협조할 것, ‘회원의 자질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보수(補修)교육을 실시하여야’ 할 것 등이 명시되어 있다. 즉, 치협은 결코 치과의사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서 설립된 임의단체가 아닌 것이다. 이에 비추어, 치협 회장 선출에서 비롯된 작금의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그간 의료법에 명시된 치협의 공적 임무가 과연 성실하게 수행
복지부는 최근 정부내 구강보건 전담부서의 설치 추진이 무산된 데 대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설치 추진은 정시직제가 아닌 수시직제의 성격으로 이루어졌으며 기재부 예산상의 문제로 대통령 공약과 관련이 있는 치매정책과와 자살예방과만이 통과되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구강보건 전담부서의 설치는 타당성이 있고 보건복지부 장관의 언급이 있었을 뿐 아니라 수시가 아니라 정기직제의 성격에 맞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정기적인 기구 및 인력 소요 심사를 통해 다음 연도 정기직제로 다시 추진할 예정임을 밝혔다. 하지만 필자는 당초 행안부와의 협의과정에서 구강보건 부서가 아직도 전담부서로서의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가 어렵다. 지금까지 치과계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때 22년 만에 겨우 부활되었던 전담부서까지 다시 폐지되어 지금에 이르렀음을 생각해보자. 그 동안 치과계가 구강보건 전담부서의 설치에 관하여 우선적으로 내세워 왔던 주장은 후진국조차 자기 나라 국민의 구강보건 향상을 위해 우리보다 훨씬 이전부터 정부부처 내에 구강보건 전담부서를 둔 것과 비교하면 구강보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인식이 매우 낙후됐다
얼마 전 “혐오, 차별, 가난은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서울대학교 인권포럼에서 ‘사회역학자 김승섭 교수가 말하는 한국사회 건강불평등’ 강연이 있다는 안내메일을 받았다. 안내문에는 참석자 중 네 명에게 김승섭 교수가 쓴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선물한다는 말도 있었다. 솔깃했다. 이미 신문을 통해 이 책에 대한 소식을 접해서, 책 제목과 ‘사회역학’이라는 용어가 머리에 박혀 있던 차였다. 그러나 다른 일정 때문에 포럼에 참석할 수는 없어, 그냥 책을 사서 읽기로 했다. 우리는 어떻게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으로 먼저 의료기술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러한 의료기술의 발전만으로는 충분한 해법이 나올 수 없다고 사회역학(Social Epidemiology)을 연구하는 김승섭 교수는 말한다. 지난 100년간 의료기술의 발전이 눈부신 성과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기술의 발전만으로는 충분한 해법이 나올 수 없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사회역학은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이며, ‘이 주제에 대한 고민은 오래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