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 제2472번째(2021년 11월 1일자) 게재 내 어머니! 올해가 탄신 100주년입니다. 돌아가신지도 벌써 38년. 1967년 1월 12살 촌스런 단발머리 제주 소녀는 제 몸만한 검은 가방을 등에 지고 제주부두를 떠납니다. 목포 가는 배 안성호에 소녀를 밀어 넣고 부둣가에 서서 당신 딸이 탄 배가 서서히 멀어져 가는 걸 손 흔들며 오래도록 지켜봅니다. 배를 타고 난생 처음 혼자 가는 서울 길의 어린 촌년도 눈물을 글썽이며 멀어지는 섬 위의 한라산이 안 보일 때까지 바라봅니다. 3등칸 배 밑창에 다닥다닥 붙어 누워 8시간을 지내고 어둑한 목포항에 도착. 줄지어 호객하는 식당 사람을 따라가서 저녁밥을 먹고 잠시 눈 붙이는 사이 그들이 서울행 완행 야간 열차표를 사다줍니다. 땅을 밟아 멀미의 느낌을 식히고 목포역에서 밤 10시경 출발한 꽉 찬 야간열차엔 입석표를 산 가난한 어린이가 엉덩이 댈 만한 공간도 안 보입니다. 돈을 아껴야 고단한 서울에서 살 수 있다는 제주 어머니의 조냥정신. 절약정신. 통로에 서서 졸며 깨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새벽녘 기적소리와 함께 추운 서울 공기가 얼굴로 훅하고 다가옵니다. 너무 추웠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내 어머니! 올해가 탄신 100주년입니다. 돌아가신지도 벌써 38년. 1967년 1월 12살 촌스런 단발머리 제주 소녀는 제 몸만한 검은 가방을 등에 지고 제주부두를 떠납니다. 목포 가는 배 안성호에 소녀를 밀어 넣고 부둣가에 서서 당신 딸이 탄 배가 서서히 멀어져 가는 걸 손 흔들며 오래도록 지켜봅니다. 배를 타고 난생 처음 혼자 가는 서울 길의 어린 촌년도 눈물을 글썽이며 멀어지는 섬 위의 한라산이 안 보일 때까지 바라봅니다. 3등칸 배 밑창에 다닥다닥 붙어 누워 8시간을 지내고 어둑한 목포항에 도착. 줄지어 호객하는 식당 사람을 따라가서 저녁밥을 먹고 잠시 눈 붙이는 사이 그들이 서울행 완행 야간 열차표를 사다줍니다. 땅을 밟아 멀미의 느낌을 식히고 목포역에서 밤 10시경 출발한 꽉 찬 야간열차엔 입석표를 산 가난한 어린이가 엉덩이 댈 만한 공간도 안 보입니다. 돈을 아껴야 고단한 서울에서 살 수 있다는 제주 어머니의 조냥정신. 절약정신. 통로에 서서 졸며 깨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새벽녘 기적소리와 함께 추운 서울 공기가 얼굴로 훅하고 다가옵니다. 너무 추웠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영하의 기온과 어머니를 떠났다는 시린 느낌으로 만난 하얀 증기 가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