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의 경험들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곳 화순군 보건소로 공중보건의 배치를 받은 지 벌써 1년이 넘게 지났다. 학교를 나오니 시간은 왜 이렇게 빠르게 흐르는지 모르겠다. 화순군 보건소 치과 진료실로 찾아오는 환자는 많지 않다. 오더라도 할 수 있는 진료는 일부 보험진료와 레진 정도. 다른 진료가 필요한 환자는 근처 치과로 가시라고 권유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곳에서 진료 경험을 많이 쌓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지난 1년간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그동안 경험한 몇 가지 일화들을 소개하고 싶다. 초등학교로 화순군에는 지역 내 초등학교로 공중보건치과의사가 찾아가 검진도 하고 불소도포도 하는 사업이 있다. 나 또한 여러 초등학교로 출장을 나간다. 매 학기마다 출장을 나가는데, 그러다 보니 학생들과 6개월에 한 번 만나는 셈이다. 정기적으로 학생들의 구강 상태를 살피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의 가정환경이 대강 어떤지 파악하게 된다. 구강 상태가 특히 안 좋은 친구들은 기억에 남게 되는데, 그런 친구들일수록 그다음 만남에서도 치료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장 치료가 필요한 아이가 가장 치료를 받지 못한다. 이 사실을 공중보건의로서 검진을 다
- 김근우 공중보건의
- 2025-07-02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