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못 들었지?
어제 뉴스에서는 서울의 한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영양제 주사를 맞으러 온 임신부를 다른 환자와 착각해 낙태수술을 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경찰은 업무상 과실 치상죄로 의료진 두 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런 뉴스를 듣고 퇴근해서 나를 반기는 것은 그렇게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규정 속도위반으로 발부된 범칙금 고지서가 먼저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위반 장소가 늘 다니던 익숙한 길이었으니 속상함과 자책감이 더 커졌습니다. 과속 감지 카메라 위치도 잘 알고 더군다나 자동차 내비게이션 경고음까지 분명히 크게 울렸을 텐데도 왜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속도위반을 하게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일이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은 대부분 그 순간 분명히 다른 생각을 하느라 그 경고음이 들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생각은 가끔 다른 감각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 같습니다. 어떤 생각에 깊이 빠져 있을 때 다른 것이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 걸 보면 생각의 힘이 대단함을 느낍니다. 조금만 더, 가는 길에 집중을 했더라면 너무도 쉽게 들렸을 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은 생각이 복잡해져 마음은 엉뚱하게도 다른 길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