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이야기
“잠시 조사 할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해가 서쪽으로 한참 기운 어느 여름날 오후였다. 경찰차가 집 앞에 갑자기 멈춰 서더니 남녀 경찰 두 명이 성큼 앞정원으로 들어선다. 여자는 갓 스무 살이 넘었을까 말까한 아주 앳된 소녀티가 물씬 풍기고, 남자는 40대의 몸집이 거대하고 씩씩한 생김새의 경찰이다. 푸르름이 절정을 이룬 초여름 잔디밭 위에 잘 다려 입은 카키색 제복과 붉게 물든 석양빛에 번뜩이는 은색 계급장이 사뭇 위압감을 풍겨 온다. “무슨 일이십니까?” 주민의 요청도 없이 경찰이 출동하였다는 것은 처음 당해 보는 일이라 말소리에 바짝 긴장이 느껴진다. 이곳 영국에서는 고사하고 한국에서도 접해 보지 못하던 일이다. 더욱이 내가 살던 런던 근교 ‘스테인스’라는 동네는 템즈강 상류 쪽에 위치한 조용하기 그지 없는 마을이라 일년 내내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곳이다. 거실에서 바라보이는 강위에는 하루 종일 형형색색의 보트들이 유람을 하고 군데군데 젊은 청춘들이 카약위의 노를 젓는 곳. 그 사이사이를 몸집이 꽤 큰 백조들과 새끼들이 함께 떼를 지어 어디론가 유유히 헤엄쳐 가기도하는 그런 평화스런 곳이다. 집 앞쪽으로는 커다란 잔디밭이 딸린 앞 정원
- 박정용 그린치과의원 원장
- 2016-05-24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