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동요가 무척 심한 대구치를 발치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당연히 포셉만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엘리베이터” 했습니다. 그랬더니 스탭이 엘리베이터를 주더라구요.그래서 포셉으로 발치해도 되는 케이스인지 몰랐냐고 물었습니다. 알았다고 대답합니다.그런데 왜 그랬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깊은 뜻이 있는 줄 알고 그랬다’고 대답합니다.소위 ‘깊은 뜻’은 없습니다. 원장이 실수한 겁니다. 그러나 스탭이 주눅이 들어 있거나 수동적인 자세로 직무를 대한다면, “엘리베이터!”, “포셉 드릴까요?”와 같은 팀워크는 나오지 않습니다.저희치과에서 ‘원장’은 항상 챙겨줘야 하고 한시라도 눈을 떼서는 안 되는 위태위태한 존재입니다. 평소 저희치과에서 제가 받는 훈수들을 정리해 봤습니다.“2번 체어부터!”“4번 마취해 주세요!”“1번 3번 드레싱입니다!”“4번 OOO님 빨리 나가 보셔야 한데요!”“OOO님 자주 오시기 어렵다는데 추가 치료 가능할까요?”“OOO님 예약 연기되었습니다(그러니까 여유 있게 진료하셔도 됩니다)”“대기 환자가 많습니다(그러니까 빨리 진료 마무리 해 주세요)”“인상전 마진 확인해 주세요! 교합 확인해 주세요!(마진이 이상합니다. 교합면 삭제가 필요할
며칠 전 저희치과 회식 겸 스탭 환송회가 있었습니다. 후임이 채용되면 퇴사하기로 했던 스탭이 이직할 치과도 사정이 좋지 않아 서둘러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환송회 자리에서 조언이랍시고 몇 마디 한다는 것이 잘 정리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사실 모든 스탭들과 공유하고 싶었던 내용이라서 이렇게 지면을 빌어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원장 입장에서 아무래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살피고 평가하게 되는데 저는 세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싶습니다.첫째 ‘눈치’를 키워라!사전적으로는 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것을 눈치라고 한다네요. 너무 눈치를 보면 오히려 혼란스러워 주눅이 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환자든 동료든 상대방의 감정과 마음을 잘 살펴 헤아리길 바랍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독불장군은 어디 가서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아마 ‘눈치’라는 말이 주는 덕목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나 태도일 것입니다. 아플까봐 겁나는 환자, 경제적 형편 때문에 망설이는 환자, 구강 상태가 부끄러운 환자, 안 좋은 치과 경험으로 삐딱한 환자, 의심이 많은 환자, 수줍어하는 환자, 화난 환자들의 마
한번쯤은 물어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저희치과는 예약하고 내원하지 않은 환자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예약일 전 사전 조치예약문자 발송 ; 내일 예약 환자의 경우 오늘 오후진료 시작 전에 문자발송.전화방문 ; 수술이나 진료시간이 긴 일부 환자는 내원여부 확인.예약 카드 ; 문자를 보내지 말라고 하거나 따로 전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 환자.당일 예약시간 전 조치특별한 조치는 하지 않는다.(사전 예약변경 없이)미내원한 환자에 대한 당일 조치예약시간을 경과한 대부분의 미내원 환자에게 전화. 통화되면 재예약을 하거나 리콜예정일을 잡거나 관리 종결.내원의사는 있으나 여건이 안 되거나 알아서 오겠다는 환자는 적절한 시점(1~2개월 후)에 리콜 예정일 설정.명백하게 미내원 의사를 밝히거나 내원이 불가능한 환자는 관리 종결.통화가 되지 않으면 문자발송 후 미내원 리콜 예정일 설정.치료 내용이나 중요도에 따라 1~2일, 1주에서 2주, 잇몸관리는 한달후에 리콜.당일 처리를 원칙으로 하며 지연되는 경우도 대부분 해당 주말까지 처리.미내원 리콜 관리주로 전화 통화.통화가 안되는 경우 예후에 대한 고지가 포함된 문자 발송 후 재리콜 등록.의논예약 후 미내원 비율이 높
개구요령 교육“입을 잘 벌리면 치료를 좀 더 편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오른손 쪽 치료한다고 오른손 쪽만 크게 벌리면 오히려 잘 안 벌어집니다. 거울을 보세요. 힘을 빼고 양쪽을 자연스럽게 벌려보세요. 생각보다 크게 벌어집니다. 억지로 크게 벌리지 마시고 저희가 말씀드릴 때 그때만 잠깐 더 크게 벌리시면 됩니다. 억지로 입을 벌리면 특히 한 쪽만 크게 벌리면 턱관절에 무리가 갑니다. 원래 턱관절에 문제가 있으신 분은 후유증으로 고생하실 수도 있습니다. 자 거울을 보시고 한 번 연습해보세요.”저희치과에서 교육하는 ‘개구요령’입니다.진료 중에 한 쪽만 벌리지 말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특히 협조적인 환자의 경우에 그렇습니다.혀도 한 쪽으로 치우려고 해서 오히려 방해하고.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그런 환자가 고맙습니다. “치과치료를 편하게 받으려면 입을 잘 벌려야 하는데…? 한번 해 보시겠어요?”하면서 환자에게 개구요령을 교육합니다.환자가 좀 더 편하게 치료받았으면 하는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 좋고, 그 중에 “아 그렇구나!”하는 분이 계시면 기분이 좋습니다.치과치료 후 턱관절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생기면 상당히 난처합니다. 원망을 듣기도 쉽습니다.
환자가 많은 치과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가장 큰 장점은 첫인상입니다. 안심하게 만듭니다.소개나 추천, 평판을 통해 최초로 내원한 환자들은 ‘역시 그러니까 환자가 많지!’라거나 ‘다행이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치과에 대한 정보 없이 내원한 환자들도 일단 진료를 한 번 받아보자는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환자가 많으니까’ 치료계획이나 진료수가에 대한 상담에 쉽게 끌려가지 않습니다. 작은 성의나 배려도 ‘환자가 많은 치과’는 더 크게 어필하고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습니다.꿈보다 해몽이라고 같은 경험이라도 환경이나 분위기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환자는 환자가 많은 치과에서의 경험을 아무래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표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파도 “왜 이렇게 아프냐”고 컴플레인 하기보다 “다음엔 아프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할 듯합니다. 아프지 않게 치료하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어쩜 이렇게 아프지 않게 하냐”고 고마움을 표시할 것 같습니다. 환자를 다시 체어에 앉혀야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속으로 ‘참 꼼꼼하게 잘 봐 주네’라고 생각할 듯합니다. 환자가 없는 상황이라면 ‘좀 서툰 것 아냐? 좀 꼼꼼하게 하지’라고 생각할 지도
잇몸관리(대상치) ; 주로 치석제거와 활택술로 관리한다. 1년 경과 시 치근단 촬영 고려. 필요하면 소파술 시행.집중관리(대상치) ; 내원할 때마다 동요도 체크, 치태관리. 3개월 경과 시 치근단 촬영 고려. 필요하면 활택술이나 소파술 시행.충치관리(대상치) ; 디지털 사진과 비교. 인접면 우식의 경우 1년 경과 시 치근단 촬영 고려. 아무래도 상담.균열(의심)치 ; 디지털 사진 자료. 예후가 안 좋고 예측하기 어렵다. 환자의 자각 증상 반복적 문진. (저희 치과의 관리 대상치 간단 분류)치료계획이 있으면 당연히 관리계획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관리계획 세우기를 소홀히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특별한 상담이나 환자의 동의가 없어도 되기 때문인 듯합니다.치료계획과 관리계획은 상당히 다릅니다. 치료는 술자가 주로 부각되고 환자 요인은 가려지지만, 관리는 환자의 성의와 노력이 주로 부각됩니다. 치과는 챙기고 지원하는 보완적 역할로 자리매김합니다.치료계획은 소위 ‘상담’을 통해 확정되지만 관리계획은 ‘의기투합’을 통해 확정됩니다. 의기투합을 하면 동지가 됩니다. 관리계획을 매개로 저희 치과와 환자가 의기투합을 한 경험은 그 어떤 관계 증진 요령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합
환자는 검진을 받으면 어떤 이상이 있는지 제대로 알고 싶어 합니다. 환자는 과잉진료에 대해 경계합니다. 환자는 가능하면 치료를 적게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환자는 치료시기를 놓치면 병증이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특히, 발치를 가장 우려하며 발치를 피할 수 있다면 힘든 치료도 감수합니다. 저희 치과에서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울 때 고려하는 환자의 정서를 열거해 보았습니다.충치는 치료 개수와 치료계획, 치료비가 치과마다 다르고, 그래서 매스컴에서 과잉진료를 다룰 때 비교하기 좋아서 빈번히 쓰이는 소재입니다. 그런 방송이나 기사들을 접하다 보면 잇몸만큼이나 충치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너무 소홀하게 다룬다는 점이 항상 아쉽습니다. 충치를 예를 들어 저희 치과에서 ‘관리를 전제로 한 치료계획 세우기’라고 부르는 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병증(우식증)을 찾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인접면 우식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디지털 사진을 찍고 필요하면 특히 인접면 우식은 방사선 사진도 찍습니다.당장 치료가 필요한 충치,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관리한다면 치료를 보류할 수 있는 충치(초기충치), 이번 기회에 치료하거나 당분간 미룰 수도 있는 충치(관
개원 19년차 정환영 원장의 좌충우돌 ‘저희치과’를 엿보면서 해본 것, 하고 있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을 함께 나누며 동료, 선후배의 치과 경영에 도움을 드리고자 이번 칼럼을 연재합니다.2013년 7월부터 스케일링이 후속 처치가 필요 없어도 연 1회에 한하여 급여화가 되었습니다. 이미 치주치료를 위한 치석제거가 보험 적용이 됨에도 불구하고, 스케일링도 보험이 되냐면서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치과에 내원하였습니다.스케일링 보험 정책을 홍보하면서 스케일링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인식되었고, 본인 부담이 줄면서 내원 환자수도 늘어났습니다. 요샛말로 잠재적인 스케일링 환자들의 포텐이 터졌다고들 합니다. 저희치과는 어땠는지 수치로 살펴보겠습니다.(편의상 연 1회 스케일링과 치석제거로 표현을 달리하여 서술하겠습니다.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를 1차년, 2014년 7월부터를 2차년으로 서술하겠습니다.)연 1회 스케일링은 비보험 스케일링에 비해 수가는 낮지만 1차년에 보험화 전의 비보험 스케일링 건수 대비 250%이상 늘었습니다. 게다가 2차년에는 1차년에 비해 올해 4월말 현재 20%이상 늘었고 2차년를 결산하면 50%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치석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