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투성이 인턴
인턴으로 지낸지 벌써 3개월이 지나고 4번째 과를 만나기를 앞두고 있다. 국시를 마치고 인턴이 되기 직전 약간의 기대와 아주 큰 걱정을 안고 치의신보 원고를 썼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시간이 후루룩 흘러 인턴 생활이 익숙해졌다. 그 과정에서 인턴의 키워드는 실수라는 걸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근무하는 과가 매달 바뀌고, 매달 새로운 교수님과 새로운 매뉴얼을 숙지해야 하다보니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다. 조금 익숙해질 법하면 다시 또다른 과의 매뉴얼을 달달 외워야하는 게 얄궂기도 하다. 특히 월초에 실수들이 쏟아지고 교수님, 선생님들께 혼나게 되지만, 점점 맷집이 늘어서인지 본능적으로 그 호통들을 머릿속에서 떨치는 법을 깨우쳐가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떠나지 못하고 내 맘속에 남아 종종 괴롭히는 실수들이 있는데, 바로 응급 당직에서의 잘못들이다. 응급 당직에서 실수를 하는 것은 교수님 어시스트를 하다가, 또는 환자 예진을 하다가 하게 되는 실수와는 다르다. 내가 책임을 지고 판단을 내려야하며 처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치과의사 면허는 땄지만 아직 진단을 충분히 해본 적이 없기에 진단과 처치에 확신을 갖기가 어려웠다. 첫 응급 당직을 섰을 때 외상환자가
- 최예슬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수련의
- 2025-05-28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