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수많은 변수와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갑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예기치 못한 의료사고, 혹은 조직을 뒤흔드는 돌발적인 악재, 갑작스런 건강이상 등 비즈니스 현장과 개인의 삶에는 언제나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불시에 닥쳐옵니다. 거센 풍파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중심을 잡고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해 2천 년 전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예 출신으로 온갖 역경을 겪었던 그는 자신의 가르침을 집약한 책 “엥케이리디온(Enchiridion)”을 남겼습니다. 그리스어로 ‘손안에 쥐는 것’, 즉 위급할 때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작은 단검’이나 ‘휴대용 지침서’를 뜻하는 이 책은 사변적인 이론서가 아니라 거친 현실을 헤쳐 나가기 위한 가장 실천적인 생존의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에픽테토스는 “엥케이리디온”의 첫 문장에서 삶을 관통하는 가장 본질적인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세상에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과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물이나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해 우리가 품는 ‘판단’입니다.” 이미 터져버린 사건, 외부의 시장 환경, 타인의
최근 주식 시장의 흐름을 요약하는 가장 뜨거운 단어는 단연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입니다. 포모란 나만 소외되거나 뒤처지고 있다는 공포감과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심리적 고립 장애를 뜻합니다. 신문 헤드라인마다 “나만 또 벼락거지 될라… 다시 번지는 주식시장 포모 증후군”, “불장에 번지는 대학가 포모… 학자금 대출까지 주식판으로” 같은 문구들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의 시장은 광풍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새해 첫 거래일에 4,200대에서 시작한 주가지수가 불과 5개월 남짓 만에 거의 2배인 최고 8,400포인트를 돌파했으니 말입니다. 고등학생들까지 주식 투자에 뛰어든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더니, 얼마 전에는 팔순이 훌쩍 지나신 저의 사촌 누님에게서도 전화가 왔습니다. 젊은 시절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일구시고, 지금은 은행 예금 이자로 여유롭고 평온한 노후를 보내고 계신 분입니다. 평정심을 유지하며 평생을 살아오신 분조차 연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보며 심리적 동요를 느끼신 모양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지금이라도 삼성전자 주식을 사야 하느냐”
격세지감(隔世之感)의 현장에서 마주한 질문입니다. 필자도 작년에 환갑이 지났으니, 올해 만으로 예순하나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30여 년 전인 1993년, 서른도 안된 젊은 나이에 처음 치과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의 나이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때로는 필자보다 연배가 높은 직원과 손발을 맞추며 병원을 일구기도 했으니, 지금 돌이켜보면 참으로 아득한 세월입니다. 강산이 세 번 변하는 시간 동안 병원을 지키며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소위 ‘세대차이’ 혹은 ‘시대차이’라 불리는 조직 내 문화의 충돌입니다. 현재 우리 병원을 지탱하는 젊은 직원들은 필자에게 거의 딸뻘 되는 나이입니다.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때로는 웃고 때로는 부딪히는 과정에서, 최근 필자는 직업 윤리와 프로 의식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진료 시간의 주인은 누구인가? 사건의 발단은 단순했습니다. 진료 시간 중에 스마트폰을 보거나, 진료중일 때 다른 공간에서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입니다. 원장으로서 엄중히 지적했을 때 대다수 직원은 잘못을 시인했지만, 한 직원의 항변은 필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할 일이
3월 10일은 3년마다 대한민국 치과의사들을 대표하는 수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날입니다. 지금 글을 쓰는 시점은 각 캠프의 선거 운동이 치열한 상황인 선거 전이지만, 이 글이 기고되는 시점은 34대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이 당선된 직후라 예상됩니다. 치열한 선거 캠프의 뜨거운 열기와는 대조적으로, 정작 개원가의 현실은 차갑기만 합니다. 누가 출마하는지, 어떤 공약이 치과계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기에는 우리 앞에 놓인 하루하루가 너무나 고단하기 때문입니다. 무관심해진 동료 치과의사들이 늘어가는 것은, 아마도 불법 덤핑 치과의 과열 경쟁과 고물가라는 척박한 경제 환경 속에서 각자의 진료실을 지켜내는 것조차 벅찬 탓일 것입니다. 물론 치과의사 개개인의 진료 능력, 행정 능력, 마케팅 역량은 중요합니다. 각자도생의 시대라는 말도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도 그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운동장’이 공정하지 않다면 성과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실력 이전에, 모두가 함께 설 수 있는 판의 크기와 구조입니다. 얼마 전 한 경제 관련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자배구에서 세계 최고의 연봉
요즘 경제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반도체’입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는 TV, 스마트폰, 자동차, 컴퓨터 등 우리 일상에 필수적인 거의 모든 전자·통신기기의 핵심 부품입니다. 반도체란 전자가 도체나 진공에서만 흐르던 기존의 한계를 넘어, 완전한 도체도 절연체도 아닌 중간 영역, 즉 semi(반)+conductor(도체)의 성질을 가진 고체 물질을 의미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출발점은 1947년 12월 23일, 미국 벨연구소에서 개발된 트랜지스터입니다. 이 작은 발명은 이후 인류의 산업 구조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찍이 모토로라와 벨연구소에서 근무했던 강기동 박사와 강대원 박사가 1973년 ‘한국반도체’를 설립하였지만, 당시 한국은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기엔 환경이 열악했고, 결국 경영난에 빠진 회사를 삼성전자가 인수하게 됩니다. 삼성의 미래가 반도체에 달려 있다고 판단한 이건희 부회장은 수차례 건의 끝에 이병철 회장을 설득했고, 1983년 2월 일본에서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합니다. 이른바 ‘동경 선언’이죠. 당시 도시바, 히타치, NEC,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들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
누구는 금수저로 태어나 풍요로운 교육과 기회를 당연하게 누리고, 또 누군가는 흙수저로 태어나 스스로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해서 증명해왔습니다. 출발선이 곧 도착선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런던시장 사디크 칸, 엔비디아의 젠슨 황, 과학의 상징 패러데이는 모두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그들은 세상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반면 뉴욕시장 맘다니, AMD회장 리사 수, 맥스웰의 방정식으로 유명한 맥스웰처럼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자랐더라도 그 자산을 기반으로 더 큰 가치와 영향력을 창출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대비는 “금수저냐 흙수저냐”보다 “기회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인류의 오래된 교훈을 다시 일깨워줍니다. 최근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는 사상 최연소 뉴욕시장과, 최초의 인도계 무슬림 출신으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맘다니의 당선이 확정된 뉴욕에 앞서 런던은 파키스탄계 변호사인 사디크 칸 시장이 3연임중입니다. 지구촌 양대 금융 수도의 시장직을 남아시아계 무슬림이 석권하게 된 것입니다. 칸은 선거전날 블룸버그 TV인터뷰에서 “우리 둘은 이민자 커뮤니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도시가 직면한 불평등에 맞서 싸운다는 공통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불확실하고 불완전한 것이 이 세상의 모습이기 때문에 확실하고 완전한 것을 추구 하려는 것이 모순일 수 있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상대적인 생각은 나를 완전한 곳에 가두지 않습니다. 경계에 서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열린 생각으로 한곳에 멈추지 않고 항상 운동하게 합니다. 맞다, 틀리다의 이분법적인 생각은 수많은 변수가 무수히 도사리는 현실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불완전한 세상에서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를 찾지, 100프로를 찾는 절대적인 이론을 지양합니다. 1초도 정지하지 않는 이 세상에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상대적인 생각, 유연한 생각에서 절대적인 힘이 나오지, 절대적인 생각으로는 절대로 절대적인 힘이 나올 수 없습니다. 이론에 기반한 지식보다, 현실에서 부딪쳐서 얻는 지혜가 현실세계에서 절대적인 힘을 갖기 때문입니다. 내일 모레 돌아가시는 어머님께서 남산을 가리켰을 때 태백산이라고 말씀하신다면 그 상황에서는 태백산이라고 인정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식으로는 남산이지만 지혜로는 태백산인거죠. 나무만 보는 절대적인 생각으로는 남산이지만 숲을 본다면
최근 우리는 집중에서 분산의 시대, 수직적 사회에서 수평적 사회로,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로, 중앙화에서 탈중앙화 시대로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근간에는 인터넷이라는 초연결사회의 핵심 툴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인터넷 혁명은 누구나 다양한 정보를 쉽게 찾게 해주고, 대중들의 소통과 사회적 참여를 가능케 하면서 다양한 문화와 콘텐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게 했습니다. 치과계도 보험청구라든지, 홍보 마케팅, 신기술 강의, SNS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교환, 페이스북 같이 치과의사들만을 위한 정보교환, 공동구매, 구인 구직을 가능케 해주는 치과계 플랫폼 회사가 탄생하는 등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돈의 인터넷이라는 비트코인까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인터넷이 어디 까지 진화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에서 최초의 인터넷인 ARPANET의 탄생이후 CERN(유럽입자물리 연구소)의 소프트웨어 공학자 팀버너스리에 의해 1990년 12월 20일에 등장한 월드 와이드 앱(World Wide Web/WWW)은 거미줄이란 단어 의미 그대로, 전세계에 널리 퍼진 인터넷 통신망에서 웹사이트를
최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첨단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SMC는 최근 몇 년간 공급망 및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 목적으로 일본, 독일, 미국 등의 해외에 생산 공장을 설립해왔습니다.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서는 대만에서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지진이라든지, 중국과의 전쟁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을 때 빠른 회복력을 위한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 생각합니다. 향후 미래에 일어날 변수나 변화에 대한 능동적이고 적극적 대응이죠. 미래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변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도 변화에 대한 적응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미래를 이끌 수 있습니다. “엔트로피 법칙” “노동의 종말” 등 많은 저서를 통하여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써왔던 “제러미 리프킨”이라는 유명한 미래학자도 그의 저서 “회복력시대”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의 시대로부터, 적응력과 회복력의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습니다. 일례로 항상 효율성이란 잣대로, 싼 곳을 향해 제조중심을 후진국으로
계엄, 탄핵, 트럼프 관세 등등 국내외로 요즘 시국이 혼란스럽고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져서 우리 같은 일반 국민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정치얘기는 관점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언급하기가 부적절하기도 하고,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에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관세의 목적은 “이제 미국에다가 물건을 팔고 싶으면 해외에서 생산해서 수출하지 말고 미국에다가 공장 짓고 직접생산해서 팔아라”는 뜻입니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의도이죠.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 내륙지역의 제조업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그로서는 당연한 행보일수 있습니다. 초강대국 미국의 갑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익을 생각하는 쪽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합니다. 영국, 프랑스, 일본 제국주의 후에 세계의 패권을 거머쥔 미국은 제국주의를 표방하지는 않지만 자타공인 세계최고의 패권국입니다. 브레턴우즈협정, IMF, 세계은행,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UN 등 국제질서를 회복하고 통치하는 발상은 이전에 제국주의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
1993년 4월 24일에 개원하였으니, 올 4월 24일이 만으로 3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같은 안산지역 동문후배들이 저의 사진이 들어있는 케이크와 행운의 열쇠 키 등 깜짝 이벤트를 해줘서 감동의 물결이 아직도 저의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개원 후 첫 환자인 초등학생이 이제는 40대가 넘는 나이가 되었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향후 얼마나 진료를 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저의 마지막 은퇴하는 그날의 마지막 환자도 상상해 보았습니다. 먼저 저의 젊은 날을 함께한 진료실을 바라보며, 공간과의 이별에 대해 작별의 눈물이 나올 거 같습니다. 아울러 저의 치과의사로써의 존재를 가능하게 해주신 환자분들의 생각에 목이 메일 거 같고,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울컥합니다. 또한 더 이상 일을 안 한다는 시원함보다는, 더 이상 일을 못한다는 아쉬움이 클 거 같습니다. 처음 첫 환자를 진료했을 당시의 초심도 중요하지만 은퇴하는 그날을 상상한다면 지금 현재의 일하는 이 순간이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만남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별도 동시에 생각할 때, 지금의 만남이 소중하다는 걸 깨닫 듯이 미래의 마지막 그날을 생각한다면 한순간도 허투루 지낼 수 없습니다.
몇주전 휴일 골프 라운딩이 있어 운전하고 가다가,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주문을 하기 위해 키오스크로 갔는데 60대로 보이는 두 분이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하다가 제가 오니까 자리를 비켜주더군요. 두 분들께 먼저 하시라 하니, 저보고 먼저 하라고 해서, 제가 먼저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화면이 된장찌개를 주문하다 중간에 멈춰져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걸 주문하려고 이전 화살표를 누르고 제가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였습니다. 헌데 제가 주문하는 도중에 뒤를 힐끗 보니 아까 주문하려던 두 60대 분들이 제가 주문하는 과정을 마치 열심히 배우려는 학생같이 뚫어져라 쳐다보는 걸 느꼈습니다. 더 이상 설명 안 드려도 어떤 상황인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디지털을 모르면 햄버거 하나 주문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변화는 이제 미래로 진입하기 위해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돼버렸습니다. 유명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변화란 미래가 현재에 침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변화가 없다면 미래도 없다는 뜻이지요. 지키려는 마음이 강할수록 변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득권층에 있는 사람들이 변화가 아닌 안주와 안정을 찾는 이유라 생각합니다. JYP로 유명한 박진영은 사진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