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누군가에게 저를 소개할 때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저는 행복한 치과의사입니다.”라고. 저는 학생 때부터 하고자 하는 바가 뚜렸했었습니다. 여자이긴 하지만 개원해서 내 병원을 갖고 그 안에서 좋은 진료를 하고 싶다는 것. 2학년 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수련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한지 고민했었고, 수련 안 받으신 선생님들은 세미나 같은 것들을 들으면서 공부를 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도대체 그 세미나가 어떤건지 알아보기 위해 선배님한테 부탁해서 원장님들이 들으시는 세미나를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수련기간 없이 바로 나가기로 결정한 이후로는 졸업 후 바로 원장님 소리 들으면서 환자를 봐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겁도 나서 치대도서관에서 임상책들을 자주 꺼내 봤었습니다. 원내생 때 서지컬 발치만 48개를 하고 졸업했고, 교정기공으로 토이셔 장치도 만들어보고, 교수님 옵저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다 지치고 스트레스 받을 땐 원내생 기공실에 앉아서 조용히 기공들을 몰아서 하다보면 다시 기분이 풀리곤 했습니다. 간혹 한번 씩 동기들한테 “놓고가~ 해줄게~” 하는 말을 덧붙이고는 마치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앉아서…졸업 후에도 일이 끝나면 집으로
보건복지부와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이 의료 전문 소셜커머스·어플리케이션, 의료기관 홈페이지에 의료법상 금지된 과도한 환자 유인 및 거짓·과장 의료광고를 한 의료기관 318곳을 적발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두 기관은 2017년 1월 한 달간 성형·미용·비만, 라식·라섹, 치아교정 진료 분야를 중심으로 의료전문 소셜커머스·어플리케이션, 의료기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의료광고 총 4693건를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의료법 위반은 총 1286건으로 무려 27.4%에 달했다. 조사한 의료광고에서 4건 중 1건은 불법의료광고란 해석이다. 의료법을 위반한 의료광고 중 환자 유인성이 과도한 의료광고 1134건(88.2%), 거짓·과장광고 67건(5.2%), 유인성 과도 및 거짓·과장문구 광고 85건(6.6%)인 것으로 나타나 환자 유인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의료광고에 있어서 불법이 난무하고 있는데도 이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억제책이 뒷전으로 밀려 답답한 상황이다. 지난 2015년 12월 헌법재판소가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규정한 의료법 제56조 2항 9호에 대해 8대 1의 의견으로 위헌판결을 내리고, 의료광고의 사전심의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불법 의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는 인구의 고령화이다. 고령화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보건의료분야가 직면할 당면 과제의 일차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을 줄이고 지출 부담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주된 요소로 작용헌다. 대부분의 고도산업화국가들이 인구의 고령화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며, UN 보고서도 한국이 2026년에는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생물공학회는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향후 7년 동안 60% 정도 증가하여 2024년에는 1,000만 명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치매환자 역시 77% 증가하여 약 100만 명에 이르게 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치매증가율은 세계 어디에도 유래 없는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고령화는 사회안전망을 유지하기 위한 보건의료보장제도에도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노인부양비의 증가와 더불어 보건복지 분야의 지출 증가는 국가 재정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KDI 박정호, 2015).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년 부양 비
7월 2일 해남윤씨 종가인 녹우당을 비롯한 해남 일원으로 조선대학교 총동창회서 마련한 남도문화유산여행을 다녀왔다. 아침 9시에 출발하여 해남으로 가는 길에 강진에 있는 모전석탑인 월남사지 3층석탑과 제2대 조계종 국사인 혜심 진각국사비를 둘러보고 녹우당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녹우당 내부를 관람하기 어렵지만 특별한 행운으로 녹우당을 직접 돌아보게 되었고 장마기간이라 며칠전부터 비가오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늘이 돌보심인지 다행히 여행내내 비를 거의 맞지않는 행운 또한 누리게 되었다. 해남에서 유명한 닭 코스요리로 점심을 마친 후 인도에서 온 돌배에 실려있던 소가 마지막 쓰러진 곳에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 미황사 및 부도밭을 둘러보았다.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 기암절벽과 미황사의 조화는 절경이라 할 만 하였다. 철제 비로자나불이 있는 은적사를 거쳐 마지막으로 나주향교를 둘러보는 것으로 하루일정을 마무리하였다. 2015년 우연히 공재윤두서의 서거 3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듣게되고 해남윤씨 집안에서 보유하고 있는 유물전시회를 관람하면서부터 공재 윤두서와 해남 윤씨 집안과의 인연이 시작되게 되었다. 이번에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총동창회장이 된 후 남
“옛 말에, 서산에 해가 기울면 노을이 더 아름답고, 한 해가 저물 때 오히려 귤향기가 좋아진다잖아… 사람은 만년에 정신을 백 배 천 배 더 가다듬어야 해… .” 모학회 학술대회장 연자준비실에서 뵈었던 선배님의 또박또박하시던 音聲이 지금도 제 귓가에 생생하게 울립니다. 아흔 다섯 平生, 大韓民國 치과계의 젊은이들에겐 젊은 치과의사로서의 正義로운 覇氣와 熱情을, 중년의 우리들에겐 중년치과의사로서의 堅實한 너그러움과 犧牲을, 장년의 선배들에겐 장년치과의사로서의 아름다운 姿勢와 주어진 소명을 마무리하는 본보기를 내내 보여주신 선배님을 떠나보내는 저희들의 허전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어떻게 表現해야할 지 도무지 낯설기만 합니다. 저희들 모두가 선배님을 뵐 때 마다, 원래 여기에 이렇게 계시고 언제까지나 저희 곁을 그렇게 지켜주실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겠지요. 지금도 저 만치서 저벅저벅 걸어오시며, ‘잘 지냈어요?’ 하며 잔잔한 미소로 손을 내미실 것 같습니다. 1947년 서울치대를 卒業하시고, 1967년 연세치대를 設立하시던 당시의 回顧와 1972년부터 1992년까지의 보철학회장, 서치회장, 대치협회장, 아시아태평양치과연맹(APDC)회장의 길을 걸으며 겪어오셨던 激
달팽이 뿔 위에서 무엇을 다투는가?/부싯돌 불꽃처럼 짧은 순간 살거늘./풍족한 대로 부족한 대로 즐겁게 살자./하하 웃지 않으면 그대는 바보. 白居易의 <술잔을 들며>에 늘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로돌포가 떠오르니 신기하다. 유일한 재산인 詩心마저 미미의 두 눈동자에게 도둑맞아 이젠 빈털터리지만 상관없다며, 탁월함이 작은 풍요조차 보장해 주지 못하는 삶의 아이러니쯤엔 아랑곳 않고 그대의 찬 손과 아름다운 눈동자를 칭송하느라 여념이 없는 싱그러운 세레나데. 로맨틱 코미디의 역사를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눌 만큼 눈부신 금자탑을 쌓은 라보엠이지만, 대체로 풍만한 타입인 일류 소프라노들이 폐를 앓고 손이 찬 미미 역에 영 어색해 관객의 몰입이 어렵다는 웃지 못 할 얘기들도 꾸준히 있었다. 차가운 손이란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 Hot Hand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비평에 따르면, 보살펴 주고픈 대상의 손을 잡았을 때엔 (실제체온과는 무관하게) 차갑고 또 애처롭다고 느낀다고 한다. 역시 리추얼의 정점엔 감각의 제국이 우뚝 솟아 있군요. (군 통속어라 확인할 길은 없지만) 사수란 단어의 수 자도 후임을 보살피는 손이란 뜻
포스트비주얼(post visual)의 시대. 환자의 신체와 더불어 심리까지 어루만져야 하는 치과병의원에서 디자인은 단순히 ‘보기’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알토란같은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 보기에도 좋은 디자인은 잘 쓴 안내서 10장 보다 전달력과 설득력이 있습니다. 디자인은 ‘소통’의 다른 이름입니다. 노경만 한줄정보디자이너는 치과에 근무하면서 번뜩이는 기획과 좋은 디자인으로 치과인과 환자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획에서부터 출발해 디자인으로 맺는 ‘소통의 결실’을 노경만 디자이너가 공개합니다. “인문학적 사고”, “디자인씽킹”. 비즈니스 계에서 주목되는 이슈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우수함을 강조하던 시대가, 고객의 마음과 가치 속에서 혁신과 차별화를 찾는 시대로 연결됐습니다. 치과 계에 적용한다면 ‘최고의 시설과 의료진, 친절하게 모시겠습니다.’와 같은 상투적인 표현만으로는 차별화를 갖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치과 역시 새로운 생각과 표현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디자인적 사고방식은 어떻게 해야 가질 수 있고 우리 치과에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농사법을 알고 싶다면 농사를 지어봐야 하고 디자인적 사고방식은 기획-디자인을 해보면 실마리를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적이 있나요?” 이처럼 노래는 이야기다. 어떤 노랫말은 마치 속삭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리기도 하고, 사람을 위로도 해준다. 대중가요 ‘연극이 끝난 후’에는 이런 음악의 묘미가 잘 담겨있다. 이 가사가 가슴에 와 닿는 건 배우와 치의가 서로의 맥이 닿아있어서 그런 것 같다. 실제로 진료가 끝나고 난 뒤 혼자서 치과에 남아 환하게 켜진 모니터를 보면서 칼럼을 써 보았다. 글도 잘 써지고 자기성찰의 시간도 가지니 좋다. 배우의 관점으로 써진 노래를 치의로 바꾸어 개사해보니 너무나 딱 맞아 떨어진다. 그래서 치의는 배우다. “진료가 끝나고 난 뒤 혼자서 치과에 남아 조명이 꺼진 체어를 본적이 있나요? 치과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체어도 이젠 다 멈춘 채 치과에는 원장만이 남아있죠 복기만이 실마리 찾죠. 치의는 가운 명찰 차고 설명하고 열진해 불빛은 환자를 따라서 바삐 돌아가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버리고 치과에는 후회만이 남아있죠 아쉬움이 생기고 있죠.” 이번 그림도 영국 화가 Robert Dighton(1752-1814)의 그림을 기초로 하여, 약사이자 인쇄업자인 William
지난 번 칼럼이 고대 그리스에서 합리적 의학의 탄생에 관한 것이라면 이번 칼럼은 철학적 의학의 탄생에 관한 것이다. 히포크라테스전집의 저자들은 합리적인 의학을 확립시키려 했을 뿐 아니라, 자연철학의 연구 방법이나 결과를 의학에 적용하려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자연철학자들의 우주론에 기초한 의학, 곧 ‘철학적 의학’을 탄생시킨 것이다. 그런데 철학적 의학을 했던 이들은 자연철학에서 무엇을 주목해 본 것일까? 자연철학자들은 주로 이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에 관심을 가졌다. 이들은 우주를 이루는 근원적인 요소를 탐구하고 이 요소들에 근거해서 자연의 온갖 현상을 설명하고자 했다. 그리고 인간을 소우주와 같이 생각하는 그들에게 우주의 구성요소는 곧 인체의 구성요소이기도 하다고 여겼다. 그러니까 우주의 구성요소를 알면 인체의 구성요소도 아는 셈이고, 인체의 구성요소를 알면 이 요소들로 질병이나 건강뿐 아니라 인체와 관련된 온갖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자연철학자의 견해였다. 이런 견해에 영향을 받아 철학적 의학을 하던 이들은 인간의 몸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에 일차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다. 히포크라테스 전집 가운데는 <인간의 본질에 관하여>
전업 작가의 꿈을 안고 제주로 이민(?)을 온 지 반 년이 넘어간다. 나를 처음 맞이한 것은 바람이 거센 겨울의 섬이었다. 이사 전날 밤 9시까지 환자를 마무리 짓느라 무리했던지 후두염에 걸려 한 달 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름 혹독한 입도식이었다. 건강이 회복되자 노트북을 들고 전망 좋은 카페를 찾아다녔다. 육지에서 십여 년 간 꿈꾸던 라이프스타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작품이 잘 써지지 않았다. 카페에서 하루 종일 세찬 바람과 싸우는 파도를 바라보다가 돌아오는 날이 많았다. “제주도의 글쓰기 좋은 카페 100선”이라는 정보서를 쓰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치과를 할 때 틈틈이 써두었던 글을 다듬었지만 신작은 잘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연초-정확히 1월 3일-에 한 출판사로부터 작품 의뢰가 들어왔다. 집 나간 고양이를 찾아주는 “고양이 탐정”에 대한 작품을 써달라는 기획이었다. 별로 내키는 소재는 아니었지만 이로써 신작 구상에 대한 고민이 약간은 덜어졌다. “고양이는 아홉 개의 생명을 가진다. 어둠속에서 고양이를 노리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로부터 고양이를 지켜라. 고양이 탐정!” 이런 공포 컨셉에 제주도의 전설
독버섯처럼 퍼져 치과 의료질서를 헤치고 국민의 구강건강권마저 무너뜨리는 사무장치과가 또 적발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사무장치과를 운영한 치과위생사 A씨를 구속하고 명의를 대여해준 치과의사 5명과 치과 직원 3명, 브로커 1명(재료상) 등을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5월에는 대전 서부경찰서가 대전 서구 소재 치과의원의 사무장 B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4월에는 경찰이 서울과 인천에 사무장 치과를 3곳이나 차려 영업한 사무장 C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뿐만 아니라 환자 수백명의 교정 진료비를 가로채고 돌연 폐업한 서울 강남 치과가 사무장치과로 밝혀져 충격을 줬으며, 충북 충주에서도, 부산에서도 사무장치과가 적발되는 등 사무장치과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적발한 사무장병원은 2009년 6곳에서 2015년 212곳으로 약 35배 급증했다. 이들 사무장병원이 부당청구 한 금액 역시 2009년 3억4700만 원에서 2011년 576억 원, 2013년 1192억7900만 원, 2015년 2164억 원으로 증가해 건강보험 손실액 또한 막대하다. 이처럼 사무장치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