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 수록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고들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 많은 사람의 시계가 정말로 빨리 돌아가지는 않겠지요.^^ 세월이 빨리 지나가는 이유는 추억이 없거나 적기 때문이지요. 지난 1년을 뒤돌아 보세요. ‘내가 지난 1년 동안 무얼 했던가?’ 치과에서 열심히 진료하고, 가족과의 여행 한 두 번 말고는 딱히 기억나는 게 없는 분들은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을 채우고 있는 추억이 얼마 안됩니다.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1년이라는 시간이 열흘 정도의 느낌일 것입니다. 반면에 즐거운 일, 슬픈 일, 가족과 함께한 캠핑에 폭풍우가 몰아쳐 밤새도록 텐트 붙잡고 있느라 고생했던 일, 재미난 도전, 가슴이 벅차고 등골이 쏴~~~ 했던 영화, 책, 음악 등, 수많은 추억을 가진 분들에겐 지난 1년을 채우고 있는 내용물이 많지요. 그래서 지난 1년을 회상하려면 한~~~~~참 걸리기 때문에 세월이 빠르다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특별했던 순간, 처음 그 일을 했을 때의 기분을 기억하기는 쉽지만, 일상을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처음 수평매복치를 발치하느라 고생했던 손목의 뻐근함, 처음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날의 긴장감은 기억을 하지만, 열 번째, 100 번째의 시술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해마다 이맘때면 비가 많이 옵니다. 장마입니다. 한자어로는 ‘임우(霖雨)’라고도 합니다. 나무가 빼곡한 수풀(林) 위로 비(雨)가 내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면 한자인 림(霖: 장마 림)자가 이해가 되실 겁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장마철이 되면 자연스럽게 야외 활동이나 외출이 줄고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프로야구 경기도 우천으로 취소되는 일이 생기고, 잡혔던 골프 라운딩도 못하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예정 없이 집에 있는 시간이 자연히 많아지면 컴퓨터나 스마트폰, TV가 바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장마철이야말로 평소에 미뤘던 독서를 할 적기입니다. 사실 새로운 책을 살 필요도 없습니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도 괜찮고 읽으려고 샀지만 아직도 읽지 못한 책이 집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시원한 과일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책을 펼쳐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면 장마철 무더위도 달아납니다. 참고로 무더위를 쫓아내는 에어컨은
희고 빨간 꽃들이 넘실대는 모네의 양귀비 밭과 땅에 닿을 듯 낮게 내려와 떠 있는 흰 구름, 푸른 하늘까지도 그림 속 그대로인 프라하에서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의 장례식을 TV로 봤다. 약 보름 전 87세로 타계했음에도 7월에야 장례식이 열린 것은 장례 절차 의논 차 찾아간 아들을 수년전 재혼한 콜의 미망인이 만나주지 않고 경찰을 불러 돌아가게 한 일들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전 독일 총리의 장례식을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 BBC의 중계로 체코의 호텔방에서 보며 유럽을 실감 했는데 영국의 존 메이저 전 총리와 테레사 메이 현 총리, 프랑스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마크롱 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전 현직 정상들이 함께 타국의 전 총리 장례식에 문상 와 나란히 앉은 건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었다. 독일 통일과 유럽 연합 결성을 겪으며 독일 역사상 최장인 16년간 총리였던 콜은 초대총리 아데나워의 이름을 딴 묘지에 안장된다. 사별한 전 부인의 곁일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점에 관해 어느 언론도 별 얘기 없이 지나가는 대목에서는 솔직히 약간 감동했다. “과거 독일이 피해를 줬던 다른 나라들을 유럽이란 이름으로 하
3E 시스템은 병의원을 관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관리방법이다. 모든 의사결정을 근거에 기반해서 하려면 일단 정확한 우리병원만의 경영재무지표가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재무지표를 매월 혹은 매주 만드는 과정은 생략되거나, 현금흐름위주의 결산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경영을 총괄하는 원장 입장에서는 주먹구구식의 감각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3E 시스템은 결국 경영의 기본원리인 평가-추정-예측에 그 기반을 두고 있는데, 그 개념은 아래와 같다. 1) Evaluation(평가) 과거의 경영실적을 평가하여 우리병원 경영지표의 추세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데이터가 필요한데 그 데이터는 재무제표에 거의 모두 나타나 있다. 주로 분석해야 할 재무제표로는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사업장현황신고서, 고정자산관리대장 등의 자료를 확보하여 매년 혹은 매월의 매출, 비용, 이익 및 여러가지 경영지표들의 추이를 분석해보아야 한다. 매출을 구성하는 환자의 진료데이터는 청구프로그램의 데이터를 활용한다. 2) Estimation(추정) 대부분의 개원의들은 지난달 수입에서 카드결제, 급여 등 대략 지출된 것을 차감해서 얼마 남았는지 파악하는
분노의 종류를 생각해 보자. 먼저 외부로부터 오는 분노가 있다. 즉 다른 사람이나 외부 상황, 형태에 따라 발생하는 분노다. 예를 들면 주차관계로 차창 앞에 전화번호를 놓았더니, 갑자기 “야!! 새끼야 차 빼!!”라는 문자가 왔다. 상대방은 당황하고 기분이 상해 받은 전화번호로 전화를 한다. 그러면 소액결제라 해서 25만원이 통장에서 빠져 나가는 신종 보이시피싱이 있단다. | 이는 상대방에게 욕을 해 흥분시키고 화를 내게 해 돈을 편취하는 나쁜 방법이나 이는 외부로부터 오는 분노의 일종이다. 날씨도 외부요인의 분노이다. 끈적끈적한 장마철의 불쾌지수, 잔치 날, 소풍 가는 날에 비,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가뭄, 지나친 폭설로 교통 두절, 심한 폭풍우로 해안가 도시 침수, 가옥 파괴 등등 날씨로 오는 분노도 적지 않다. 환자도 외부분노다. 환자가 외부분노가 되어서는 안된다. 의사는 모든 지식과 친절로 아픈 환자를 돌보고 치료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진상 환자는 외부분노다. 외부분노 중 사람으로부터 오는 예가 제일 많다. 이유 없이 나보다 먼저 승진하는 친구, 같이 낚시를 하는데 나만 못 잡고 옆에 사람만 많이 잡을 때. 응원하는 축구팀이 지고 있을 때-전쟁이
김철수 협회장은 지난 5월 취임하자마자 ‘1인 1개소법 수호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을 개최하면서 취임 후 첫 일성으로 1인 1개소법 수호 의지를 다진 바 있다. 이는 1인 1개소법 사수를 위한 의지를 국민들과 회원에게 천명한 것으로 파렴치한 일부 의료인들의 1인 1개소법 무력화 시도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각 시도지부, 분회 그리고 회원들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100만인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보내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1인 1개소법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이 전국적으로 이슈화되고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각 시도지부는 지부 차원에서 1인1개소법 수호를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1인 1개소법 서명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 지부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벌이고 있는 1인 시위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서울지부는 지난 6월 2~4일 열린 SIDEX에서 ‘1인 1개소법 수호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나섰으며, 대구지부도 지난 6월 23~25일 열린 DIDEX에서 서명운동을 펼쳐 많은 국민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또 광주지부는 지난 6월 구강보건 캠페인과 함께 의료영리화와 네
문화인류학자인 롤프 브레드니히(Rolf W. Brednich)는 아래와 같은 글로 조지 버나드 쇼(George B.Shaw)에 버금가는 비판을 한다. 어느 나라 중앙정부에서 외진 벌판에 큰 창고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한참 건설계획을 세우고 거의 완성된 기획안을 검토하던 관료하나가 ‘창고에 도둑이 들어 약탈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뜬금없는 지적을 하고, 중앙정부는 야간경비직원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공고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 중 적당한 사람을 선발하여 채용하였을 때, 또 어떤 관료하나가 ‘야간경비직의 근무지침이 없으면 어떻게 근무를 하나?’라고 지적하며 ‘야간경비직의 근무지침을 야간경비직 자신이 직접 짤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야간경비직의 근무지침 문건을 작성하는 사람과, 근무시간 계획표를 짤 사람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여, 두 개의 일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때 관료하나가 또 입을 열며 ‘야간경비가 정말로 성실하고 양심적으로 일을 수행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라며 야간경비직원을 상시관리하는 부서를 만들어 두 사람을 고용했다. 한 사람에게는 야간경비의 근무를 관리, 필요시 조사, 감독하는 일이 맡겨지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야간경비와 조사자에 대한 보고서를
서울대 '치의학 도서관’은 일제시대 4년제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로 승격(1928. 04) 되면서 소공동 건물 4층에 도서실을 마련한 것이 효시라고 합니다. 해방 다음해인 1946년 8월에는 2,300 여권의 장서로 소규모로 시작하여 1963년 소공동 치대 내부시설을 수리하여 건평 52.4평의 열람실을 갖추었습니다. 1969. 12. 28일 연건동 치대 1층으로 이전한 이후부터 대폭적인 도서시설 확충이 이루어져, 1975년 4월에는 27종의 학술지와 5,539권의 도서를 보유하게 되었고, 건평 390평에 열람석 90석의 시설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975. 10. 4일 서울대학교 종합화 계획에 따라 연건동 캠퍼스의 치대, 의대 및 보건대 등의 도서실(관) 등은 서울대 도서관에 합병되고 장서 및 부대 기류 등이 편입되었는데, 치의학 도서관은 1976. 2. 18일 서울대 규정 780호에 의하여 도서관 분관규정 개정과 아울러 서울대학교 도서관 의학계 분관 (의학도서관)에 병합 되었습니다. 그 후 20년 후 서울대 학칙 개정(1995. 2. 15.)과 교육부의 인가로 치의학 도서관은 치대 본관 1, 2층 동쪽에 ‘치의학 분관’으로 재개관(1995. 5. 3.)되
보슬비가 내리던 저녁 분당 인근을 지나다 길가의 한 설렁탕집에 들어갔다. 토요일 8시를 넘긴 시각이니 그럴 듯 해 보이는 곳들은 거의 만원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데 들어가 보니 나름 분위기가 있는 집이었다. 재즈(!)가 흐르는 홀에는 충분히 간격을 띄운 테이블들이 스무 개 쯤 되고, 입구 쪽으론 원두커피 포트와 컵 등이 줄을 잘 맞춰 놓여 있었다. 누구든 얌전히 컵을 하나만 뽑아 조심조심 커피를 따르고 설탕도 흘려선 안 될 것만 같은 그런 정갈한 커피코너 본 적 있으시죠? 테이블 마다 종이냅킨도 아마 개수를 맞춰 꽂아 놓은 듯 두께가 비슷해 보이고, 배식구 옆의 접시며 물 컵들도 일렬로 줄을 맞춰 쌓여 있었다. 김치 깍두기도 40대의 여사장(으로 보이는)이 직접 썰어다 준다. 손님들이 마구잡이로 꺼내도록 놔 둘 생각은 추호도 없어 보이는 상냥하지만 단정한 인상이었다. 설렁탕집 분위기 치고는 특이했는데 뭐랄까 이 사람들은 무슨 음식점을 하던 결국 이런 스타일로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언제고 성공을 하긴 할 것 같지만 또 어쩌면 성공 따위엔 큰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 자기방식 대로 사는 정돈된 일상 같은 것이 굳이 느끼려고 하지 않는데
중년에 들어서다 보니 같은 치과의사지만 삶의 모습은 매우 다양한 것 같다. 개원을 하거나 공직에서 전일제로 일을 할 수도 있고 자유계약직으로 일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치과 일을 그만두고 자녀교육과 함께 가사 일을 하는 치과의사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어떠한 모습이던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행복하기를 바랄 것이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개원해서 크게 성공하거나 공직에서 큰 명예를 얻으면 행복한 것일까? 치과 일을 하지 않으면 불행한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치과 일을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행복한 것일까? 10대, 20대 때는 에너지가 충만하고 의욕도 많아서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자주 행복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 행복감이라는 것을 이제 와서 반추해 보면 작은 일에도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것이었고 만일 나의 상황을 옆 사람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행복감은 사라지고 씁쓸한 기분만이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시절에는 너무 어려서 비교라는 것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며 내가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등수로 표현되는 교육, 비교의 습관은 우리 시절 많은 학생들의 마음에 획일적으로 내면화 되
부자들은 절대, 돈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새로운 천년의 시작인 뉴 밀레니엄에 출판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부자들로부터 배우는 여섯 가지 교훈 중 하나이다. 같은 해에 필자는 아빠가 되었고 개원도 하였기에, 심기일전을 다짐하는 의미로 이 책을 구입하였다. 그러나 신규 개원의에겐 너무 먼 이야기처럼 들려서 조금 읽다가 말았다. 최근 칼럼을 준비하면서 책을 뒤척이다 무릎을 치게 만드는 좋은 내용이 있어 아래에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골프채 세트를 사면서 그것으로 경기력이 향상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프로 골퍼의 태도나 사고방식, 그리고 믿음 같은 것은 상관하지 않죠. 엉터리 골퍼는 새로운 골프채 세트가 있어도 여전히 엉터리 골퍼로 남을 뿐입니다.” 치과 개원의에게 새로운 장비, 기구, 재료 그리고 세미나는 책의 저자가 예를 든 골프채 세트와 같은 도구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성공한 개원의가 되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백점짜리 개원의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 단어 태도(attitude)가, 99점짜리 인생을 위해서는 생각(thought)이 필수라고 본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니 재산은 부자인데 마음은 놀부인 치의도 보았고, 재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