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다, 촛불 집회다 하며 지난 겨울 인간사는 답답하고 어수선하였지만 앙상한 겨울 가지 사이로 어김없이 봄 소식이 들려 온다. 무성하고 화려했던 나뭇잎들 다 떨어 뜨리고 한 겨울 내내 벌거벗은 몸으로, 비우고 비운 마음으로 모진 바람도 매서운 추위도 수치와 분노도 다 받아 들이고 감당한 모습! 그 다져진 인내로 새 봄 새 생명의 교향악을 준비하고 있는 겨울 나무들 겨울 산들을 본다. 우리 인간은 어떤가? 자기중심을 버리고 욕심을 비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나의 입장을 비우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참으로 쉽지않다. 상대의 입장까지 생각이 미치더라도 그렇게 하면 내가 바보가 되고 손해를 본다는 생각에 실천은 더 어렵다. 피를 나눈 부모, 자식, 형제간에도 그러한데 하물며 타인 간에야. 참된 부모가 되는 것도 쉽지 않고 참된 선생이 되는 것도 쉽지 않고 참된 남편과 아내가 되는 것도 쉽지 않다. 대화의 단절 그로 인한 관계의 단절, 아집 속에 웅크리고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겨울 나무를 보면, 자연을 보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주어진 자리가 맘에 들든지 안 들든지 심겨진 그 자리를 온전히 받아 들이고 있는 힘껏
최근 필러 시술 직후 왼쪽 눈의 시력을 상실함과 동시에 뇌경색이 발생한 50대 환자에게 의사가 1억24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대법원이 치과의사의 보톡스·필러, 레이저 시술이 적법하다고 판결한 이후 개원가에서 안면미용시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판결이 나와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필러 뿐만 아니라 보톡스나 레이저 시술의 경우도 환자와의 의료분쟁 때문에 의료진이 원치 않는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의료분쟁 예방을 위해서는 환자와의 신뢰 형성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환자에게 잘 설명을 해야 하는 ‘설명의 의무’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의료분쟁 예방을 위한 수칙을 시술 시 잘 이행하고 있는지 매사 자신의 진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글의 서두에 예로 든 의료분쟁 또한 필러 시술이 혈관 폐쇄와 그로 인한 시력상실, 뇌경색 등의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부작용을 제대로 설명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점이 판결에 큰 영향을 줬다. 더군다나 최근 의사의 설명의무가 법제화 되고, 의료분쟁조정법이 시행되면서 의료소송 가능성 또한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꾀다’란 말은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속이거나 부추겨 자신이 의도한 대로 행하도록 하다’란 말입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꼬시다’의 표준말입니다. “너 누굴 꼬시려고 그래?”란 말도 표준말로는 “너 누굴 꾀려고 그래?”죠. 나중에는 표준말이 물론 바뀔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 공유가 이성을 꾀려고 한 행동 중에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다름 아닌 책읽기였습니다. 책을 읽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 공유가 읽어서 그렇다구요? 물론 잘 생긴 사람이 그러고 있으니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겁니다. 실제로 책읽기가 매력적인 이유는 읽는 그 모습 자체가 아닌 책읽기를 통해 생긴 내공 때문입니다. 그런 내공이 생긴 사람들을 요즘은 ‘뇌섹남, 뇌섹녀’라고 부르더군요. 흔히 잘 이해할 수 없는 미녀와 살고 있는 야수처럼 생긴 사람, 혹은 조각 같은 미남과 살고 있는 평범한 여인들은 크게 두 부류입니다.
■연재순서 1. 30년, 한 세대가 바뀌었지만 여성치의의 현실은 변하지 않아 2. 젊은 여성치의가 살만한 치과계가 우리 모두 살만한 사회 3. 여성치의의 퇴근은 또 다른 출근 - 여성치의의 모성을 생각한다 4. 이제는 배려와 소통의 프레임으로 - 여성정책을 제도화하자 5. 3캠프의 여성치의 관련 공약 총정리 2017년 2월 24일, sbs 뉴스, 클로징멘트입니다. 올해 육사 졸업생 1, 2, 3 등이 모두 여성이라는 뉴스는 놀랍고 축하할 일입니다. 하지만 이 소식이 혹시라도 우리 양성평등의 현실에 대해서 착시를 부르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세계 112위, 여성 경제활동지수는 OECD 33개 회원국 가운데 32위, 특히 남녀 간 임금 격차는 꼴찌입니다. 우리 여성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성차별의 장벽은 육사 1, 2, 3 등의 영예 정도로 뚫기에는 여전히 버거워 보입니다. =============================================================== 치과계에서는 위와 같은 현상이 이미 한세대 전인 1980년대 후반부터 있어 온 일입니다. 각 학교의 졸업생 중에서 1, 2, 3 등이 여성인 경우는 아주
치과의사가 된 지도 벌써 30여년이 되어간다. 짧지 않은 기간이다 보니 그동안 치과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왔다. 혹한에 수도가 얼어서 진료를 며칠 동안 못한 적도 있고, 반대로 화재가 났다가 초기진화 되어서 하마터면 정말 큰일 날 뻔했던 아찔한 적도 있었으며, 환자분이 쓰러져서 119 구급대를 부르는 일도 있었다. 진료 중에 보철물이 입안으로 떨어져서 아이가 삼켜서 급히 흉부 방사선사진 촬영의뢰를 한 일도 있었고, 진료 도중에 정전이 되어서 하던 진료 중단하고 내원한 환자분들 귀가시켜드리는 해프닝도 겪어 보았다. 물론 대부분의 하루하루는 귀여운 아이들을 진료하면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들도 많은 날들이었고, 치과의사로서의 삶을 사는데 가슴 뿌듯함의 보람이 있는 날들이 많음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이제까지의 어떤 일들보다도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 생겼다. 한 달쯤 전에 앞니를 다쳐 절반정도가 부러진 상태에서 여러 병원을 거쳐서 타 치과에서 발수를 하고 임시충전 상태로 내원한 아홉 살 남자아이가 있었다. 어머님께서 부러져나간 치아 조각을 소중히 가지고 오셨는데 다른 병원에서는 부러진 부분을 붙여주지 않고 크라운을 해야
대부분의 남자가 그렇겠지만 마트나 백화점은 그리 구미가 당기는 장소는 아니다. 아내 손에 이끌려 마트를 돌아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려고 돌아다닌 시간이 4시간째를 넘어간다. “딱 한곳만… 딱 한곳만” 이라고 아내가 외친 것이 대략 10번? 몸 곳곳에서 이 곳을 빨리 떠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라고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아내는 아직 마지막 쇼핑을 마치지 않은 상태. 이미 4시간 지나가고 있는 시각이라 앞으로의 시간 따위는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 선물을 하려 어린이옷을 고르고 있는데 30대 어머니로 보이는 분과 5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 어린이가 보였다. 남자 애는 뭔가 불만에 가득 찬 표정이였고, 엄마는 거의 맥이 빠져 힘들어 하는 눈치였다. 대략 대화를 옆에서 들어 보니 집에 있는 비슷한 종류의 장난감을 아이가 골랐고 엄마는 집에 있으니 나중에 사준다는 게 줄거리. 초등학교 쯤 가야 대화가 통하겠지만 경험상 5살 난 어린이한테는 아직 그런 이해가 통하지 않는 것이 보통. 만약 아니라면 매우 성숙한 5살배기이거나. 둘이 냉랭한 분위기 조성된 지 오래된 것 같다. 뭐 대략 이런 스토리의 결말은 뻔하다. 엄마가 아들의 또 다른 좋은 장난감으로 흥정을 나서면 거의 1
치협 역사상 처음으로 회원들의 직접 선거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는 제30대 회장단 선거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금까지는 각 캠프별로 개소식과 선거공약 발표, 정책토론회 등과 같은 행사를 통한 준비과정이었다면 후보등록을 마치고 기호도 확정됨에 따라 이제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공식 선거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3명의 후보들은 선관위 주관하에 4일 제주지부를 시작으로 21일 대전지부까지 전국을 돌며 총 13차례의 정견발표회에 나서는 강행군을 펼치며 정책 대결을 벌이게 된다. 전국 지부에서 후보자들의 정견발표가 진행되는만큼 유권자들은 토론회에 적극 참여해 각 후보의 장점과 단점, 공약과 비전 등을 꼼꼼하게 비교한 뒤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 선관위가 지난 2월 27일 마감해 최종 확정한 제30대 치협 회장단 선거를 위한 선거인명부에 따르면 총 선거권자는 1만3900명이다. 이 가운데 온라인 투표 1만975명, 우편투표 2925명으로 집계가 됐다. 이들의 현명한 선택에 의해 앞으로 3년간 치과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게 되는 만큼 치과계로서는 너무나 중요한 선거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월 22일 치러진 서울지부의 첫 직
한 노숙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치아가 한 개도 없었지만 웃는 모습이 정다운 사람이었습니다. 기증받은 빵 가운데 부드러운 부분만 골라 가져다주면 어찌나 고마워했는지 모릅니다. 낮에는 노숙인 상담소 근처를 서성였는데, 믹스 커피 한잔을 타다 건네면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좋아하던 사람입니다. 그는 갓 대학생이 된 햇병아리 상담원의 인사를 처음으로 밝게 받아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와의 첫인사에 무슨 말을 했었나 정확히 떠올릴 수는 없지만, 그의 환한 미소가 잊히지 않습니다. 유난히도 춥던 어느 겨울날, 그는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상담원의 걱정에 감기가 걸렸다고 답하곤 힘없이 몸을 뉘었습니다. 그것이 그와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그는 음수대 근처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고, 행려자로 분류되어 일정 행정 절차를 거친 뒤 무연고 화장 처리되었습니다. 거리에서 경험한 첫 죽음은, 큰 죄책감과 트라우마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괴로워할 새도 없이 또 다른 죽음들이 들이닥쳤습니다. 괴로움은 화로 변했습니다. 신은 이미 화풀이의 대상으로 전락해서, 그에게 기도할 때면 육두문자가 섞이곤 했습니다. 하루하루 성장하여 6개월쯤 지나면 성인군자가 되어 이곳을 떠날 줄 알았
최근 들어 밤에 불을 환하게 밝힌 곳들이 한 두 군데씩 늘어가는데 느끼셨습니까? 요즘 가장 많이 생기고 있는 업종 중의 하나가 바로 인형뽑기 가게입니다. 최근 1년 동안 그 수가 15배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인형이 들어있는 투명한 유리박스를 가진 기계들이 있고 밖에서도 눈에 잘 뜨이도록 조명은 무척이나 밝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형 뽑기방에 경찰이 출동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5일 밤 대전 서구의 한 인형 뽑기방에 20대 남성 2명이 들어와 2시간 만에 인형 200여개를 뽑는데 성공했으며 다음날 출근해서 인형 뽑기 기계가 텅 빈 것을 알게 된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가게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들이 게임 하는 모습을 확인했는데 돈을 넣고 게임을 작동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았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히 높은 확률로 인형을 뽑았다고 합니다. 조사해보니 조이스틱을 특정한 방식으로 조작하면 내부의 프로그램을 바꿔 집게의 힘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일종의 해킹을 한 것입니다. 조사를 해보니 인형 뽑기 기계는 제작할 때 이미 집게의 힘이 강해지는 빈도가 확률적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기술이나 요령으로 인형을 뽑을 수 있
흔히 민주주의의 꽃을 선거라고 한다.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선출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중에서도 직선제 방식은 중간선거인을 선정하지 않고 직접 대표자를 선출하기 때문에 회원들의 의사가 직접적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직선제 제도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은 투표라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직선제의 꽃은 투표라고 할 만 하다. 지난 2월 22일 서울지부 제37대 회장단 선거가 있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코 당선자가 누구냐는 것이지만 처음으로 실시되는 직선제였던 만큼 회원들의 관심도 및 참여도를 나타내는 투표율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선거권자 3955명 중 투표를 한 회원은 3021명으로 투표율은 76.4%를 기록했다. 온라인 투표의 경우 3802명 중 2981명이 투표를 해 78.4%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기표소 투표의 경우 153명(기권 61명 포함) 중 40명이 투표를 해 26.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기권자를 제외하더라도 기표소 방식의 투표율은 43.5%에 불과해 온라인 투표의 효율성이 돋보였다. 이번 투표율 76.4%는 예상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과적으로 회원들의 관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은 해석하면 ‘불쌍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판틴은 자신의 딸 코제트의 치료를 위해 자신의 앞니 2개를 팔아 40프랑(현재 가치로 약 12만원)을 마련하여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보냈다. 오호 통재라! 이제 코제트가 나을 거라는 희망을 가졌던 판틴의 핏빛 미소가 보이는가?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후 26년이 지난 1815년부터 실패로 끝나는 1832년 6월 항쟁까지 프랑스의 혼란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1789년 시작된 프랑스 혁명은 앙시앵 레짐(Ancien regime)이라는 구제도를 타파하려는 민초들에게 100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기쁨의 눈물과 승리의 미소를 안겨주었다. 마치 우연의 일치처럼 프랑스 혁명의 출발점에서 치과계에서도 미소혁명(Smile Revolution)이 시작되었다. 파리의 치과의사 니콜라스 뒤뷔아 드 슈망(Nicolas Dubois de Chemant, 1753~1824)은 도자기 틀니(mineral teeth paste denture 또는 porcelain denture)를 1789년 발명하였다. 변색, 악취 및 우식등 상아 틀니(ivory denture)의 단점들을 일거에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