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닭의 해라는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붉다’는 것은 ‘밝다’는 뜻이기도 해서, 정유년을 ‘밝은 닭’의 해라고 볼 수도 있으며, 또한 ‘밝다’는 것은 사람에게서는 '총명하다'는 뜻이기도 해 올 한 해에는 산적한 현안들이 총명하게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새해를 맞는 가운데 정유년의 기운이 찾아왔는지 치과계에 첫 낭보가 전해졌다. 집행부가 줄곧 주장해온 치과대학 정원 외 입학 5%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였다. 교육부는 정원 외 특별전형 비율 5% 제한을 명시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12월 26일 입법예고했다. 그동안 의과대학은 정원 외 입학비율이 5%였으나 치과대학은 10%로 적용돼 의과대학과 동일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집행부는 2015년 4월 4~5일 치과대학장·치의학전문대학원장협의회와의 합동워크숍을 열고 정원 외 입학정원을 현행 10%에서 5% 감축키로 하는 합의를 이뤄냈고, 이 합의안을 바탕으로 복지부와 교육부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며 설득하는 노력을 벌여왔다. 이 입법예고가 신호탄이 돼 치과의사 인력 감축을 위한 좋은 소식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또 오는 3월 28일에는 치협 회장단을 선출하는 첫
입시 학원가의 수능성적 배치표에서 치과대학은 의과대학에 비해 해 마다 좀 더 큰 폭의 차를 나타낸다. 한해 800명이 넘는 치과의사의 배출로 인한 과다 경쟁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고, 정부의 보장성 강화로 인한 저수가 급여항목의 확대, 임대료를 비롯한 경상비의 가파른 인상에 더해 치과의사에 대한 미디어의 부정적 보도가 겹쳐지면서 피부로 느껴질 정도의 치과의사에 대한 사회적 평판 하락 등 진료 여건은 날로 열악해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환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이와 비례해서 의료인과의 갈등과 분쟁도 증가한다. 의료분쟁강제개시법은 사소한 ‘의료불만’을 ‘의료사고’로 비약시키고, 의료인으로 하여금 중증 또는 합병증의 우려가 큰 진료를 기피하게 하는 결과를 잉태하고 있다. 치과의사 주위에는 서로 타협할 수 없는 관계를 가진 이해집단 즉, 정부와 시민집단 및 제3지불기구, 심지어는 의사단체와의 사이에서 전혀 우리에 대해 우호적 배경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불리한 여건에 더하여 치과의사에 대하여 사회는 기득권층으로 인식되며, 환자에 대한 희생과 고도의 도덕적 수준과 윤리를 요구받고 있다. 의료현장에서의 윤리는 기본적으로 윤리 주체가 어떤 방식으로 개인 생활을 하고
바닷가 허허 벌판에 자그마한 2층 공항 청사와 얕은 건물 몇 채가 보이는 한적한 아이슬란드 국제 공항에 도착하였다. 비행기 문을 나서자 모자가 날려갈 정도로 바람이 불고 기온도 아이슬란드로서는 제일 더운 7월초인데도 우리나라 가을날씨 같이 싸늘하였다. 셔틀버스를 내려 공항청사로 들어가는 통로에는 출국자와 입국자가 뒤엉켜 복잡하였다. 앞서가는 승객들을 따라 출구로 나가니 짐 검사나 입국수속 없이 바깥으로 나와 레이캬비크행 버스에 탑승하였다. 다음날 골든 서클을 관광하였다. 귀들포스폭포. 간헐천인 게이샤르를 둘러보고 싱그베들리르 국립공원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 유적인 930년 경 바이킹이 세운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의회가 세워진 곳도 있고 또 지리적으로 북아메리카 지각판과 유라시아 지각판이 갈라져 형성된 틈이 해마다 2센티 정도 움직이는 지형이 있어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뢰이가베귈린 트랙의 7일간 트래킹이 시작은 1시간 반 정도 포장길을 달리고 강을 따라서 난 비포장도로로 계곡을 들어가 능선을 넘기를 몇 번. 저 멀리 호수가 보이고 시커먼 바위들에 둘러싸인 산장이 보였다. 트래킹 출발지인 해발 700여 미터의 란드만날나우가르에 도착.
국가적으로 볼 때 그 어느 해보다 혼돈과 격변의 시기였던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치과계 역시 올 한해동안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가뜩이나 힘들고 팍팍해지고 있는 개원환경에서 치과계 가족들을 더욱 힘들고 움츠려들게 만든 요인이 되기도 했다. 지난 8월 진료실에서 발생한 피습사건은 의료인 폭행방지법이 시행됐음에도 의료현장에서는 환자들의 폭행에 여전히 무방비로 노출돼 큰 공분을 사면서 안정장치 마련 대책이 절실함을 상기시켰다. 최근에는 대형 ‘먹튀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키며 의료영리화에 따른 병폐를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암울한 사건 사고가 있었지만 치과계는 새로운 변화와 위기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대처하면서 한단계 발전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지난 4월 23일 광주에서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협회장 직선제 정관개정안’이 통과돼 차기 협회장 선거는 치협 역사상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게 됐다. 치과의사 전문의제도도 치과계 역사에 한 획이 그어진 해로 기억되게 됐다. 임시대의원총회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복지부 규탄집회 등을 거치면서 소수정예 전문의제 논쟁이 종결되고, 새롭게 변화된 시행안이 최종 확정돼 새 전환점을 맞게 됐다. 치과계의
“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 11월 30일은 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세상을 떠난 날이다. ‘행복한 왕자’, ‘거인의 정원’ 등의 동화로 잘 알려져 있는 오스카 와일드는 엄격한 도덕주의, 위선적인 진지함과 엄숙함이 주도하던 시대에 자유롭고 충동적인 인간의 본성과 미에 대한 추구를 동화, 소설, 희곡을 통해 작품 속에서 표현했던 작가이다. 뛰어난 문장력으로 작품 속에 수많은 아포리즘을 남겼고, 올해 ‘오스카리아나’라는 제목으로 1100개의 아포리즘을 수록한 책이 국내에서 나오기도 했다.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있지만, 그 중 누군가는 별을 바라보고 있다.” 누구에게나 마음 속에 간직해 두었다가 두고두고 꺼내어 보는 아포리즘이 있을 것이다. 나에겐 그것이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윈드미어 부인의 부채 (1892)’에 나오는 이 대사이다. 희곡 안에서 주인공인 윈드미어 부인을 흠모하는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로 작품 속의 의미와는 별개로 이 대사가 머리 속에 남아 잊혀지지 않았다. 내가 살고 있는 곳 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시궁창 속에 살고 있다고 단언하는 작가의
치과계 자정활동에 찬물을 끼얹는 대사건이 일어나 당혹스럽다. 서울 강남의 한 대형치과가 수가 덤핑 이벤트로 환자를 끌어 모으더니 돌연 폐업 후 잠적하는 ‘먹튀’ 사건이 발생해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성실하게 진료에 임하고 있는 3만여 치과의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피해 환자들은 분노를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회적인 이슈가 된 만큼 국회도 정부도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면서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고, 이는 또 다른 규제로 부메랑이 돼 돌아 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치과의사들의 신뢰 회복이 중요한 상황에서 몇몇 치과의사로 인해 또 다시 씻지 못할 도덕적 흠결이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로 인해 상처를 입은 환자의 마음 또한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참담함이 앞선다. 직업전문인의 경우 동료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전체 직업군이 도매금으로 매도당하고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준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번 사건을 통해 치과의사라고 하는 전문인으로서의 윤리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 치과의사는 사람의 생명과 구강건강을 지킴으로써 인류에 봉사할 임무를 부여받은 직업전문인이다. 이것이 ‘치과의사 윤리’에 등장하는 첫
구글코리아는 지난 11월 29일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더욱 진화한 ‘구글 번역(Google Translate)’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했다. 올해로 출시 10년째를 맞고 있는 구글 번역은 현재 전 세계 5억 명 이상이 매일 1천억 회 이상 사용하며 총 103개 언어를 지원한다고 한다. 사실 그 동안의 구글 번역은 대략적인 단어를 조합하여 나열하는 방식에 그쳐 상용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문장 내 구문 단위(Phrase-Based Machine Translation, PBMT)로 번역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눈부신 진화를 거듭한 모양이다. 현재, 인간의 언어 구사 방식과 유사하게 전체 문장을 하나의 번역 단위로 간주해 한 번에 번역하는 ‘구글 신경망 기계번역(Google Neural Machine Translation, GNMT)’ 기술은 기대이상의 결과를 보여준다. Informed Consent(수술, 치료에 대한 동의)는 환자 스스로가 해당 치료를 받을지 말지를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의료진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환자가 자신의 신체에 일어날 일들을 스스로 결정하는 법적 그리고 윤리적인 권리에서 출발하며 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치과계에 대입시켜 보면 치의학 역사를 잊은 치과계에 미래가 없다는 해석이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역사의 교훈을 거울로 삼는다면 흔들림 없는 정체성을 지닌 치과의사로서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 때문에 치의라면 치의학 역사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치의학 역사는 어디서 어떻게 배우나요? 이러한 질문을 하실 분들을 위하여 먼저 두 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치아 인문학(한상국 저, 대한나래출판사, 2014)과 치의학의 이 저린 역사(김준혁 역, 지식을 만드는 지식, 2015). 이 책들을 읽으면 다른 시대의 여러 치의들을 만나서 그들의 좌절과 성공으로부터 뭔가를 배우고 깨달을 수 있다. 우리들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역사를 알게 되고, 역사는 사적인 경험으로 반복된다. 그래서 역사는 미래를 볼 수 있는 과거의 거울이라고 하나보다. 이순신 장군이 아직 남아 있던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했듯이 30여명 남짓 치과의사들은 치의학 역사를 공부하면서 대한치과의사학회(大韓齒科醫史學會)를 56년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짧지 않은 학술단체의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치과의사들이 대한치과의사협회(大韓齒科
최근 서울 강남에 있는 한 대형치과가 갑자기 폐업 후 잠적한 먹튀사건이 발생해 치과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이 치과는 SNS를 활용한 저수가 교정 이벤트를 동원해 전국에서 환자를 유인한 뒤 일시불 카드 선결제를 비롯해 현금결제나 계좌이체 등을 적극 유도하는 등 ‘먹튀’ 의도가 다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도 몇 천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피해액만 몇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우리동네 좋은치과’ 캠페인 등을 통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치과의사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추락했고 선량한 다수의 치과의사들까지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또한 인근에 있는 치과는 물론이고 치과업체와 치과기공소 등에도 피해가 이어지는 등 이번 사건으로 인한 파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접한 치과인들과 국민들은 참으로 황당하면서 참담한 심정을 갖게 된다. 더구나 이 치과는 사무장치과라는 증언과 정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의료가 상업화되고 자본에 종속될 경우 어떠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건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후유증이 최소화될 수 있도
미국의 유명한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그의 말년의 걸작 “노인과 바다” 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파괴될 수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한 헤밍웨이는 과대망상증과 우울증으로 61세의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고 합니다. 퓰리처상과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이 위대한 문학가는 우리에게 여러권의 책들은 유산으로 남겨주었지만, 그의 삶은 과연 행복했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친구를 얼마나, 그리고 어떠한 친구들을 가졌는지가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행복한 삶의 조건에 가족, 건강과 함께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조건이 바로 “친구”입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서로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면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행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맞고 뜻이 통하는 친구들이 주위에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할 일이 있다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항목입니다. 한창 일할 시기에도 당연한 말이지만, 노년의 시기에도 할 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삶의 의미 자체가 크게 달라집니다. 할 일이 있다는 것은 경제적인 관점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주 책 선물을 받았다. 묵직하다. 이걸로 사람을 때리면 흉기가 될 것 같다. 총 340페이지, 다 읽어볼 엄두가 안나 슬쩍 넘겨가며 봤는데, 대하소설 같다. 그런데 웬일인지 책에서 땀 냄새가 난다. 그동안의 수고에 백만스물두번의 박수를 보낸다. ======================================== 2002년 가을 어느 날, 송천동 예비군 훈련장에 있었다. 국가의 부름을 다시 받아 예비군소집에 처음으로 응한 것이다. 4일 비동원 훈련이다. 선배들이 팁을 알려줬다. “가기 전날부터 그 기간 동안 웬만하면 밤에 잠을 자지 마라. 낮에 잠이 안 오면 너무 힘드니까” 거기서는 잠깐 뭐 하는 것처럼 하다가 (조금 지나면) 이제부터 쉬는 시간이라며 쉬라고 하였다. “금방 쉬고 있었는데, 뭘 또 쉬라는 거야?” 그 흐름은 4일 동안 반복되었다. 같이 훈련받는 친구(이성오. 진안치과 원장)가 옆에 있을 때는 나름 지루하지 않게 보냈지만, 떨어져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틀까지는 그래도 참을 만 했는데, 3일이 넘어가니까 너무너무 힘들었다. 나는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지랄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그런 것이다. 지금처럼 핸드폰이 있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