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저자 이사를 다닐 때 책은 여간 귀찮은 게 아닙니다. 일단 이삿짐을 나르는 분들이 싫어합니다. 무거우니까요. “이 집은 박사가 여럿 있나보네” “이거 다 읽은 거 맞아?” 제가 엿들은 말만 이렇습니다. 거대한 서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책을 보관할 장소가 없는 것이 독서광들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저는 제 서재에 맞는 양만 거의 유지합니다. 새로 사는 분량의 책만큼 밀려나는 책은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기증합니다. 제가 좋아하고 간직하고 싶은 책만 남게 됩니다. 그래서 책들의 경쟁이 치열해 집니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들이 제 서재에서 쫓겨났습니다. 이렇다보니 남아있는 책을 잘 보관하는 방법이 중요해집니다. 나름 엄선된 책이니 잘 보관해야 하니까요. 제가 보관하는 나름의 방식을 소개합니다. 사실 책은 읽으면 그만입니다. 머리와 가슴에 남는 것이 중요하지 보관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든 수집가(콜렉터)시라면 제 심정을 이해하실 듯. 1. 책을 너무 벌
치과의사는 보통 왼손에 들고 있는 작은 거울의 이미지를 참조해서 치료를 합니다. 숙련된 치과의사 일수록 거울에 비춰진 구강조직의 이미지만 가지고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우리는 거울에 비춰진 거울 이미지에 대해서 익숙한 편입니다. 하지만 거울의 이미지는 원인이 되는 실체가 아니고 실체가 비춰진 현재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것을 착각해서 거울에 비춰진 모습이 진짜이고 전부인 양 믿고 행동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이 벌어질까요? 그래서 거울을 처음 본 침팬지 중에는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과 다투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표정을 보고 내면의 상태를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표정이란 한 사람의 감정과 생각이 반영된 거울 이미지이기 때문입니다. 찡그린 내면과는 다르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 부자연스러움과 어색함이 묻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꿈은 나의 무의식이 반영된 거울 이미지 일 뿐 실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서운 꿈을 실제처럼 느끼다가 깨어났을 때 한번쯤은 느꼈을 안도감은 거울 이미지의 허구성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상대방과 다
여행의 즐거움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크게 일상을 떠나 자유로움과 쉼이 있겠고, 새로운 문화나 사람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보는 즐거움이 있고, 또 하나는 먹는 즐거움. 크게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여행을 가려면 내가 어떤 스타일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먼저 나의 여행스타일을 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나는 먹는 즐거움을 원하는데 같이 간 동행자는 보는 즐거움을 더 원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맛있는 집 찾아가서, 때로 줄서서 기다려서 먹어야하는 그 시간이 아깝고, 그냥 대충 아무거나 먹고 그시간에 어디 미술관을 가든지, 어디 시장을 가서 무엇을 더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슬슬 짜증이 나고 불평이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먹는게 중요한데 다른 사람 눈치보느라 ‘난 괜찮아’하고 양보하고 밀려서 원하는 식당에 가지 못하고, 먹고 싶은 그것을 먹지 못했으면 돌아와서 계속 아쉽고 섭섭하고 뭔가 부족한 것 같아 여행의 만족도가 떨어진 경험을 한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나의 여행의 즐거움은 먹는 즐거움이 크다. 일상에서 벗어나 쉬고, 새로운 문화와 낯선 것들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그 나라 음식, 그 나라 분위기를 느끼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사람들
남인순 국회의원이 최근 비급여 진료비용 등 현황 조사·분석 대상을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데 대해 의료인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비급여 진료비 가격은 환자의 상태나 치료방식, 경과 등에 따라 의료기관별로 얼마든지 상이하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단순히 가격만 비교하는 형태의 비급여 자료를 공개토록 강제화하는 것은 국민의 올바른 의료 선택권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아주 크다. 의료기관의 현실은 도외시한 채 국민에게 선택정보를 강화하겠다는 단편적인 이유만으로 비급여 공개를 확대하는 방안은 가격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국민과 환자들에게 가격만을 보고 판단토록 함으로써 의료기관 간의 과도한 경쟁을 불러오고 결국 의료의 질을 하향평준화 될 것이 뻔하다. 더욱이 현재에도 의료법에 근거해 의료기관들이 비급여 진료비용을 환자들에게 상세히 고지하도록 돼 있음에도 추가적인 행정비용을 들여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비급여 진료비용의 현황 조사 분석 대상에 포함시키고 그 자료의 요구를 위한 법적근거를 신설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 지 의문이다. 또한 이 개정안에서 의료기관 개설자가 요구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 제출
이런 말이 있다. 의사가 환자를 보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간호사가 “의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 부를 까요?” 라고 물었다. 쓰러진 의사는 말이 없다. 정말로 정작 의사 선생님이 아프고 쓰러지면 이런 꼴이 일어난다. 누가 치료를 할 것인가가 문제다. “중이 제 머리 못 깎 듯” 의사 자신이 치료를 못하니 말이다. 이 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의사가 아프면 환자들이 갈 곳이 없다. 의사가 아파 드러 누우면 환자는 어떻게 할까? 속절없이 고통을 참고 이겨야만 한다. 이런 경우 의사가 죄인이다. 그러니 의사 자신이 아프다고 드러 누울 수 없는 노릇이고 나 몰라라 할 처지도 아니다. 하여간에 의사가 아프면 골치 아프고,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힘든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의사가 아파서 환자가 되었을 때 어떠할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환자인 의사 자신 뿐 아니라 자기를 치료해 주는 의사에 대한 참된 모상과 진수를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환자의 입장에서 의사 자신을 투영해 볼 수도 있다. 우연히 눈의 망막이 터져 안과에 갔다. 한쪽 눈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고 처음 있는 일이다. 치과의사가 앞이 안 보인다면 환자를 어떻게 치료하겠는가? 딴 환자를 위해서
요즘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바야흐로 요리의 전성시대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만큼,먹방 프로그램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재밌는 점은 과거에는 여자 요리사들이 주인공이었던 요리 채널들이 최근에는 남자 요리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먹기 조차 힘들던 시절에는 무엇을 먹을까 하는 일이 큰 일이라 요리를 하는 것 자체가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다양한 요리의 세계로 갈수 없었지만, 요즘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의 시대로 바뀐 것 같다. 따라서 먹방시장이 커지다 보니 비즈니스 마인드가 뛰어난 남자 요리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게 된게 아닌가 한다. 그중에서도 P씨는 스타 요리사로서 방송인과 비즈니스를 넘나드는 이 시대의 Hot people이 되고 있다. 얼마전 동네 골목상권과의 갈등과 세금 문제 때문에 국정감사에 설 정도로 거물이 된 그는 이미 연 매출 1200억이 넘는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브랜드만 해도 새OO식당, 홍O반점, 한O포차, 역O우동 등 무려 20개, 가맹점수 1267개의 엄청난 규모이다. 대학시절 이미 가게를 3개나 운영하는 15억원대의 자산가 였을만큼 그의 비즈니스 마인드는 떡잎부터 남달랐다. 기업의 꽃이라는 이러한
금년이 김동순 교수께서 타계하신지 20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1996년 12월 12일 선종하셨다. 김동순 교수께서는 1920년 충청남도 당진군 우강면에서 태어나시어 예산 농업학교를 졸업하시고 1941년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시어 1944년 경성치과전문학교를 졸업하시었다. 김동순 교수께서는 졸업과 동시에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에서 조수로 근무하시었다. 1945년 해방을 맞이하여 아직 정부수립도 안되고, 정부조직이 구성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인들이 철수한 대학을 지키고 학생들의 교육을 수행해 오신 여러 선배 교수님들 중의 한 분이시었다. 그 당시 아직 정부수립이 되지 않아 재정적인 여건도 원활치 않은데도 무급으로 대학을 계속 지키신 선배교수님들의 노고에 항시 감사 드린다. 김동순 교수님께서는 졸업 하시자마자 무급조수(무급조교)로 계시면서 국립서울대학교가 설립된 후 대학원에 입학하시어 1946년부터 1949년까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에서 수학하시고 병리학 전공의 의학석사학위를 취득하셨다. 김동순 교수는 1958년 미국 알라바마(Alabama) 치과대학 구강병리학교실 Robbinson 교수 밑에서 1년간 수학하시고 귀국하시면서 구강병리학 슬라이드 30
지난 8월 31일 광주 동구의 모 여자치과의사가 환자에게 수차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치과계는 아프고, 슬프고, 여전히 참담함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28일 현재) 오는 4일 1심 재판결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방법원에서 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턱없이 낮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 우려된다. 이에 치협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악의적이고 잔혹한 범행을 자행한 해당 가해자를 일벌백계하라. 진료실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해당 법원 및 검찰에 강력 요구했다 또 회원이 속한 광주지부는 “사건 당시 천인공노할 가해자의 범행에 광주지부 회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최종 재판 결과가 다가옴에 따라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상보다 가벼운 형량이 나올 경우 광주시 보건의료단체와 함께 공동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피습을 당한 여자치과의사는 사건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 등의 후유증을 앓고 있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를 직접 대면해야만 하는 직업의 특성상 환자와의 신뢰관계 형성에도 커다란 어
가을이 깊어 간다. 휘익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것이 그리워지는 법. 이럴 때 고양이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가진, 가슴 뭉클한 영화들은 어떨까? 가을에 고양이를 소재로 한 닮은꼴의 두 영화가 개봉한다. 서준영, 박규리 커플주연의 어떻게 헤어질까와 사토 타케루,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의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두 편의 감성 판타지를 소개한다. 두 편 모두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국내와 국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어떻게 헤어질까 감독: 조성규 / 주연: 서준영, 박규리, 이영란 / 103분 / 12세 이상 관람가 / 개봉: 11월3일 고양이는 반려동물 이상이다. 함부로 곁을 주지 않는 도도함, 알아서 먹고 용변을 보는 독립성, 뭔가를 꿰뚫어보고 있는 듯한 눈빛. 그들은 주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집사’라고 부른다. 스시 장인 밑에서 세프 수업을 받고 있는 나비(서준영 분)는 이웃에 사는 여행잡지사 기자 이정(박규리 분)이 키우는 고양이 ‘얌마’를 맡게 된다. 그런데 나비에게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는 특이한 능력이 있다. 바로 고양이와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
분당에서 어린 아이들을 위한 치과진료공간을 마련한지도 벌써 20년이 넘어간다. 그동안 많은 환자 아이들이 다녀갔고 여러 가지 이유로 진료를 할 때 이후에도 기억이 남아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거나 아니면 개인적으로의 연락이 지속적으로 닿는 때도 있다. 때로는 심한 complaint을 받고 낙심하기도 했고, 어떤 때에는 아이의 조막만한 손으로 선생님 드시라고 건네주는 과자 한 조각에 마음이 뿌듯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한 시간들이 어우러져서 하루가, 1년이 지나다 보니 어언 20년인가 보다! 정기검진을 할 때 간단하게 진료실에서 육안으로 검진해주고 필요한 방사선사진을 찍은 후에 그 결과를 상담실에서 알려드릴 때가 있다. 시간이 여유있거나 진료실이 여유가 없을 때에 무심코 하는 과정인데, 얼마 전에 어떤 보호자분에게 상담실로 들어오시라고 하고 촬영한 방사선사진에서 특별히 우식증이나 그 밖의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을 드리고나니 어쩐지 잔뜩 긴장했던 얼굴이 그제서야 풀어지시면서 “상담실로 들어오라고 하셔서 큰 병이 발견된줄 알고 많이 긴장했어요”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반대의 경우를 우리 치과의사들도 느낄 때가 있다. 어느 날 직원이 “원장님
어느 날 문득 아버지에게 필요한 물건이 없느냐고 여쭈었더니, 새로운 안경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나는 내심 놀랐다. 아버지는 지금까지 특정한 물건을 갖고 싶다고 하신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여가시간이면 소설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시던 분이 토요일 내내 낮잠만 주무시던 모습이 이상하기는 했었다. 노안(老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딸이 아버지에게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단어는 아니었다. 내가 잠시 머뭇거리던 찰나, 아버지는 ‘하산할 때 무릎이 아픈 것, 식당가서 주머니에 요지를 챙기는 것, 책 읽을 때 슬그머니 안경을 벗는 것 중에서도 가장 볼품없는 게 세 번째’라며 나름 유쾌하게 말씀하셨다. 나는 여기서 다시 한 번 놀랐다. 마침 시내의 큰 안경점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는 동생이 생각났다. 몇 달 전에 그 안경점 앞을 지날 때, 모 회사의 다초점 렌즈 광고가 크게 붙어있던 장면이 떠올랐다. 사실 아버지는 예전부터 시내에 있는 번잡한 상점을 부담스러워 하셨다. 옷이라도 사 드리려고 함께 백화점에 가면, ‘너희들끼리 보고 와라, 나는 여기서 기다리마’ 하고 엘리베이터 앞 소파에 앉으며 신문을 꺼내들곤 하셨다. 함께 레스토랑에 가면, 딱 식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