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바람의 신인 아이올로스와 그리스인의 시조인 헬렌 사이에서 태어난 시지프스 이야기가 나온다. 호머에 의하면 시지프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신들을 우습게 여기고 꼼수와 잔머리를 굴리다가 신들의 미움을 받아 기슭에 있는 큰 바위가 꼭대기에 항상 있게 하라는 형벌을 받게 된다. 시지프스가 온 힘을 다해 바위를 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면 바위는 무서운 속도로 굴러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시지프스는 끊임없이 다시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하는 무한 반복되는 삶을 살아야 했다. 내가 본 영화 중 사랑의 블랙홀(Ground hog Day), 소스코드(Sour cecode), 시간을 달리는 소녀(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엣지 오브 투모로 (Edge of tomorrow), 7번째 내가 죽던 날 (Before I fall)의 공통점은 시지프스와 같이 주인공이 동일한 시간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타임루프(time loop)라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이중 뉴욕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였고 아마존 닷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로렌 올리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7번째 내가
온화한 인상을 가지신 어르신 환자가 계셨습니다. 잇몸이 많이 상하셔서 여러 차례 잇몸치료를 진행하였습니다. 아픈 치료에 기분이 상할 때도 있으셨을 텐데 치료 후에는 항상 웃는 얼굴로 수고가 많았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성품 못지 않게 꾸밈도 훌륭하셨는데 한쪽으로 빗어 넘긴 단정한 머리와 쓰리피스 정장 같은 격식 있는 옷차림을 즐기는 신사셨습니다. 발치를 피하기 위해 치료를 꾸준히 해왔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결국 몇 달 전 발치를 하고 깨끗하고 튼튼한 뼈를 만들기 위해 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소파를 해주었습니다. 후에는 임플란트 심을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다른 환자들처럼 임플란트 수술 전 마지막 체크와 CT촬영을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항상 혼자 오시던 어르신이었는데 그날은 자제분과 함께 내원을 하셨습니다. 수술 관련해서 궁금한 부분이 있거나 아버님 치료를 잘 부탁하기 위해서 동행했거니 하고 별 생각 없이 진료실로 들어갔습니다. 진료실에 들어가서 인사를 건네었지만 대꾸 없이 팔짱을 끼고 상당히 화가 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분이 나에게 무슨 일로 저리 화가 났을까 싶어 어르신 치료 계획이 궁금해서 오셨냐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치과계의 가장 큰 난제는 과연 무엇일까? ‘지금 원장님 치과에서 어떤 점이 가장 문제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쩌면 대부분 ‘직원’ 일 것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7.6%에서 2016년 9.8%(+2.2%p)로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25~29세 청년실업률이 같은 기간 6.5%에서 9.2%(+2.7%p)로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체 실업자 수 대비 25~29세 실업자 수 비중은 우리나라가 23.3%로 OECD 국가 중 단연 최고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다른 나라, 다른 연령대 보다 취업에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치과에서는 이렇게 직원을 구하기 힘든 것일까? 수많은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놓고 서류심사를 하고, 선별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거쳐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신규직원 채용의 과정이다. 그런데 이력서조차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는 원장님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치과계의 인력시장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당히 기형적인 구조이다. 정해진 야간진료 외에 불규칙한 야근이 드물고 국가공휴일에는 대부분의 치과가 휴진한다. 냉난방은 기본이며 훌륭한 인테리어
논어의 술이편 7-25 子以四敎 文行忠信(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가르치셨으니 경전과 덕행과 충성과 신의가 그것이다.) 모르는 한문이 없다는 것이 그날의 소소한 행복이다. 공자께서는 많은 제자들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지도하셨는데 그중 왜 文行忠信 4가지만을 가르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일까? 전체 문장을 빈 종이에 쓰며 그 의미를 생각해 보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의 해석은 각기 그 의미를 달리 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논어 읽고 글쓰기는 공자님의 삶이 아닌 내 삶을 돌아보는 과정이다. 인터넷에 논어를 해석해 놓은 분들이 많은 공부( 文)를 하였더라도 중심된 마음(忠)이 다르기에 그들의 신념(信)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行)을 했음을 본다. 당시 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읽으며 인문학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였다. 최진석 교수께서는 호랑이에게 호랑이 가죽의 무늬가 서로 다르듯, 인문학이란 각자 인간의 자신만의 독특한 무늬라고 간단하게 정의 하셨다. 자신의 삶에서 타인과 다른 외부적인 환경에 종속되지 않고 삶의 주인이 되어 실천하는 학문이 인문학인 것이다. 최 교수의 책을 읽으며 공자님의
1938년 독일生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독일에서 경제학박사, 스위스에서 공학박사, 미국하버드에서 행정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력에 걸맞게, 1971년 국가간의 다양한 이해구도와 갈등관계를 발전적 시각에서 설명하는 다중관계자이론(multistakeholder theory)을 제안하며, 영향력 있는 국제민관협력기구인 ‘세계경제포럼’을 창립한, 소위 사회과학의 통섭을 이룬 인물이다. 이러한 선지자적 인물이 21세기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임을 선언하고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라고 역설하며, ‘이번은 다르다!’라는 강한 논조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넓은 범위의 강한 충격을 설파한다. 정치, 문화, 산업, 군사, 교육, 의료 등 인간의 삶 모든 부문이 어마어마한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는 교시적 담론에 지구촌 전체는 열광하고 술렁인다. 일천한 필자의 지식과 생각으로도, 인류는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정된 근대이후에도 국가간의 평화와 지구환경보존의 사상과 철학에 기반을 둔 새로운 미래에 관심을 기울여오고 있지는 않은 듯하니, 서글프지만 여전히 이런 유물론적 가치관들에 기반을 둔 생각과 움직임이 지구촌 구성원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진료의뢰서를 들고 구강내과를 내원해서 ‘나는 구강내과라는 곳이 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하고 말하는 환자들을 종종 만난다. 보통 사람들은 ‘치과치료’하면 손상된 치아조직이나 안면부의 병소를 제거하고 이를 수복하는 치료를 주로 떠올리는데 구강내과에서는 구강안면영역에 발생하는 질환의 원인을 제거하고 과정을 차단하며 결과를 수습한다. 구강내과학은 전신질환을 가진 치과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전신질환의 이해와 치과치료와의 연관성과 관련한 지식을 교육하는 학문이라는 의미로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러서는 구강병의 진단과정 및 치료계획의 수립, 전신질환자 및 노인, 장애환자의 치과치료, 구강연조직질환의 진단과 치료, 안면통증 및 측두하악장애, 법치의학 방면의 연구와 교육, 환자진료를 담당하며 임상적으로 다루는 여러 분야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구강내과학’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세부진료항목을 다루고 있지만 기본적인 구강내과 진료는 모든 치과치료에서 진단과정을 통해 항상 이루어진다. 구강내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만성통증으로 고통받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안면통을 경험하여 불안감과 우울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고,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통증의 경험을 호소
지난 7월, 전주시치과의사회에서는 ‘치과 운영 가이드북’을 발간하면서 치과 운영에 필요한 중요정보들을 보기 편하게 정리하려 노력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실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만든 분야가 ‘노무’였다. 이제까지 필자는 노무에 대해 나름 아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자료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이 얼마나 피상적이었고 부실했는지 새롭게 깨달았다. 또한 그동안 전주지역에서 실제 벌어졌던 치과 노무관련분쟁에 대해 조사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분쟁이 잦아지고 내용이 세밀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무의 기본이자 핵심은 ‘근로계약서’이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교부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개원의는 없을 것이다. 막연하게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를 다운받아 각자 치과사정에 맞게 고쳐 사용하면 된다는 것도 알 것이다. 그러나 막상 작성하려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 우선 알아야 할 것이 두 가지이다. 하나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해 내용을 작성하면 안 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필수 기재항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수 기재항목은 4가지로 근로시간, 임금, 휴일, 연차휴가이다. 그 중 임금 부분이 가장 골치가 아픈데,
그다지 글재주가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치의신보의 시론이란 지면에 글을 실을 수 있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치의신보 관계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몇 일전 초등학교 때부터의 절친과 갑자기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친구나 저나 애들 키우고 본인의 일을 하다 보면 여유롭게 만나 이야기할 시간이 그다지 없는 게 현실입니다. 40대 중반이 되어가니 친구의 주변에 하나 둘 어딘가 아픈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며, 마음이 참 무겁다고 합니다. 저 스스로도 어려서부터 개원 초반까지는 뭔가 열심히 하면서 시간을 보내느라 아플 시간도 없이 지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습니다. 바쁜 일상생활에서 삶이란 무엇인가 어떤 목적으로 살아가는 것일까라는 조금은 철학적인 질문도 스스로 해보며, 감동적인 책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97세 연세로 철학과 교수님이신 김형석 선생님의 “백 년을 살아보니”란 책과,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고 계신 김혜남 선생님의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를 읽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참 잘했다 싶은 일들을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일본에 유학
#1. 치아교정 66만원… 8억 챙겨 야반도주한 강남 치과 ‘치아 교정을 저렴한 가격에 해준다’며 환자들로부터 8억 4000만원의 진료비를 미리 받은 뒤 병원을 폐업하고 잠적한 치과 실소유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의사가 아닌데도 월급쟁이 의사를 고용해 속칭 ‘사무장 병원’을 운영했다(2017.3.22. 조선일보). #2. 이벤트 치과 먹튀 사태,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 지난 7월 18일 서울 강남 신사동의 화이트치과에 환자 100여명이 항의 차 방문했다. 조세인 원장이 3주간 갑자기 휴원을 한 것도 모자라 7월 17일부터 병원에서 환자들과 의사소통하겠다는 약속을 깨고 모습을 감췄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치과 교정시술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치료이기 때문에 재개원 할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2017.8.6.경향신문). 이런 기사를 접하면서 그 병원에 관여했던 원장이나, 고용의사들의 비윤리적인 행태에 대해 비난과 질책을 하게 된다. 그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며 윤리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윤리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
새 집행부가 들어 선 치과의사협회는 치과계의 현안들을 해결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고, 치과계 내 각계각층에서는 현시점에 맞추어 앞다투어 여러가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최근 대한민국의 새정부는 스스로 재정립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 시점에서 우리는 치과의료 서비스의 개선을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치과계에 부과된 불합리한 제도 및 규제에 대해 각계각층에 이런 의사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근래 치과계 신문을 통해서나 매스미디어와 SNS 상에서 제기되고 있는 치과계의 많은 문제들은 끊임없는 해결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답보상태이며,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커지고,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필자는 이것이 치과계 내에서 규제의 효과 및 시행의 관리라는 핵심 쟁점이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치과계는 여전히 까다롭고, 불합리하고, 불필요하게 적대적이며, 관료적이며, 재량권을 적절히 적용 할 수 없는 규제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규제를 논의해야 할 이유는 많다. 우선 전반적인 규제 관행에 대한 논의는 가히 국제적이다. 예를 들어 OECD는 29개 회원국들에게 도움이 되는
먼저 지방의 작은 치과원장에게 시론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치의신보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 시론에는 제가 썼던 글에 대해서 잠시나마 평을 해봅니다. 처음으로 썼던 ‘조삼모사’는 과거에 옳다라고 생각된 내용이지만 현재에는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썼습니다. 미래를 대비해서 현재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자라는 의미로 제멋대로 고사를 빌렸습니다. 다음으로 ‘클래식기타 40주년 연주회’를 기념하는 글은 오래지속되고 있는 동아리의 예를 들어서 치과의사의 미래가 좋아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저수가치과’에 대한 글은 치과의사가 많고 환자가 적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가장 해서는 안 될 것이 덤핑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후 보험에 대한 글을 썼어야 했는데 연계를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응답하라 1988’은 과거를 회상해보는 소회를 가진 글이었습니다. 원장이 바라는 직원은 구인난을 슬기롭게 극복하라는 의미의 글이었습니다. 어떤 치과든 사람구하기가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운 좋게도 저희 직원이 제 글을 읽고 나서 퇴사를 포기했는데 그 점 고맙게 생각합니다. ‘디시즌 메이킹’은 치과를 하는 매순간, 사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