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는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에 흠뻑 빠져 그녀의 삶을 그린 영화 비커밍 제인(2007)까지 호핀에서 봤을 정도로 열혈 팬이 되었다. 제인 오스틴의 문학 작품 ‘오만과 편견’과 ‘이성과 감성’은 19세기 영국 남녀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하지만 제목만 보면 매일 다양한 사람을 치료하는 치과의사들이 성찰할 필요가 있는 단어들이다. 특히 오만과 편견에 나온 이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1813년 9월 어느 날 제인 오스틴은 런던에 개원중인 치과의사 Mr. Spence를 만났다. 환자가 아니라 치료 받으러 간 3명의 조카(Lizzy, Marianne, Fanny) 보호자로 치과에 갔다. 이러한 사실은 제인 오스틴이 언니 카산드라에게 보낸 편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인 오스틴의 설명을 통해 19세기 초 치과 임상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9월 15, 16일 3번의 내원 끝에 Lizzy의 전치부에 발생한 우식이 제거되고 금 충전 치료가 시행되었다. 치료를 받는 동안 Lizzy는 슬픔과 눈물에 잠겨있었는데
화무는 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라 했다. 꽃은 10일이 지나면 떨어지고 시들게 되며 권력은 10년을 넘지 못하는 한계상황을 나타내는 말이다. 동시에 아름다움도 권력도 세월이 흐르면 무상함을 나타내는 의미라고 본다. 동호회나 각종단체장 또는 학회장의 임기는 1년 2년, 길어도 3년을 넘지 못하고 체육관련 단체장의 경우 4년, 권력의 중심에 있는 지자체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이 4년, 마지막으로 최고 권력인 대통령은 5년의 임기가 주어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이겠지만 10년도 못가는 기간에 마치 그 자리가 영원할 것처럼 행동하고 군림하려는 분들이 비일비재하다. 그 기간도 후임자가 득세를 하면 권력누수현상으로 더욱 기간이 짧아지는 것을! 대통령이건 정치인이건 잘못 선택하면 국민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는 일들이 발생한다. 결국엔 재정파탄의 책임을 국민이 직접 몸소 체험하게 된다. 그리스가 국가적인 부도위기에 직면한 것도 결국 정책의 잘못으로 인한 대가이다. 이 처럼 협회장의 선택이 우리에게 돌아오는 치과의사상을 확립하는데 매우 민감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AGD경과조치 시행을 하면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교육비에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 금전적인 비용이 현재
15년 전 미국연수 때 필자가 일하던 실험실에는 중국대륙에서 온 연구원들이 많았다. 당시 중국 의과대학에서 성적 좋은 졸업생들은 대개 임상보다 기초전공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위해서였다. 기초전공을 해야 미국 내 실험실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그래야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를 쉽게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실험실의 차이빈이란 친구가 그랬다.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녔으며, 점심은 오후 3시쯤 느지막이 컵라면으로 때우기 일쑤였다. 중국에서 온 연구원들은 너나없이 다 가난해 보였다. 그에 비해 한국에서 온 사람들은 나라가 IMF 경제위기 직후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결 여유롭고 때깔도 좋았다. 중국을 세계 최빈국의 하나라고 소개한 책들은 도서관과 서점에 널려 있었다. 중국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가장 오랜 문명국가였고 우리가 수백 년간 종주국으로 섬겨온 중국이 아닌가. 귀국 후 나는 현대중국의 수수께끼 같은 쇠락을 풀어줄 두 권의 책을 만났다. 미국 닉슨 행정부의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의 ‘중국이야기(On China)’와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의 ‘대항해시대’이다. 이른바 핑퐁외교로 죽의 장막을 걷어낸 주역인 키
60여년전 일본 연구소의 한 실험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1952년, 일본 교토대학 영장류연구소의 연구원들은 규슈의 미야자키현의 고지마섬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이 무인도에 서식하고 있는 원숭이들에게 고구마를 던져주고 이들이 어떻게 고구마를 먹는가를 관찰했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원숭이들은 흙을 털어내고 고구마를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18개월 가량 된 젊은 암컷 원숭이가 강물에 고구마를 씻어먹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 원숭이는 연구원들이 강물에 고구마를 씻어먹는 모습을 흉내 낸 것인지도 모른다. 하여간에 한 원숭이가 고구마를 씻어먹는 모습을 보고 다른 젊고 어린 원숭이들과 어미 원숭이들이 하나 둘씩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어미 원숭이들은 자연스레 새끼 원숭이들에게 고구마를 물에 씻어먹도록 가르쳤다. 몇 년이 지나자 이 무인도에 서식하고 있던 75% 가량의 원숭이가 고구마를 강물에 씻어먹게 됐다. 그러던 어느 해 가뭄으로 강물이 말라버리자 원숭이들이 이번에는 바닷물에 고구마를 씻어먹기 시작한다. 원숭이들은 강물에 씻어 먹을 때보다 짭짤한 맛이 더해져 물에 씻어먹을 때 보다 더 맛있게 고구마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더욱 놀
전공노, 펠노예란 전공의와 전임의들 사이에서 자신의 힘든 처지를 스스로 표현하는 자조적 은어이다. 심지어 의국비 지출 항목에서 전공의 식대를 “사료비”로 표현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전공의와 전임의의 일상은 극도의 수직 관계, 경직된 형식 문화, 상명 하복의 의사소통, 구조적 폭언, 비판과 비난의 혼동, 소 집단주의, 의국이라는 이름의 조폭 문화와 집단가치 속에서 시대착오적 교육 환경에 처해지기 일쑤이다.서구 사회와 달리 유교적 문화권에서의 우리 전공의는 온순한 성품, 불합리한 여건에 대한 수동적 인내와 양보, 수용하는 과도한 순종을 강요받는다. 교수자-피교육자 간의 교육적 상호 작용이 부족하며, 의문과 이의가 있어도 질문하지 않도록 학습되어 있다.전공의 또한 부모 의존 단계의 심리상태를 보이며, 교수자 또한 성인교육임에도 불구하고 과잉보호적 교육환경을 만들고, 전공의의 자기 주도적 인생과 자기 주도적 학습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공의의 주관성 발육이 지연되고, 교수와 전공의 간의 언어 교류 구조 또한, 전공의의 주관적 판단을 억압함으로써 임상적 견해와 진료행위에 대한 활발한 상호의사 교류 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한다.치과의사 전문의가
독일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에 선정되었던 ‘대화’라는 책으로 유명한 리영희 교수님은 평소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애국을 하는 사람이지만 거짓에 입각한 애국은 거부하는 사람이야. 내가 종교처럼 숭앙하고 내 목숨을 통해서 지키려고 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진실’이야.”진실은 무엇일까?사람은 말을 하는 것으로 상대의 지적 수준을 판단한다. 그리고 사실 말 이외에 그것을 판단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말을 해보면 멍청한 것 같은데, 사실은 똑똑하다’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일어날 수 없다. 바꿔 말하면 이야기를 나눠보아 멍청한 것 같은 사람은 말 그대로 멍청한 인간취급을 당한다. 그런 사람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신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회할 방법이 없다. 그만큼 사회인에게 일상 대화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80년대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에게 리영희 교수님이 주는 영향력은 대단했고, ‘대화’라는 책에서 그분의 사상이 현재까지도 큰 영향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아무리 좋은 머리를 갖고 태어났어도, 대학을 다녔더라도 지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받지 않으면 멍청한 생각만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말
엉성한 행동 때문에 항상 야단을 맞고 살아온 저는 얼떨결에 치과대학에 들어왔고 겨우겨우 졸업했습니다.졸업하는 데는 7년이 걸렸고 개원하기까지는 졸업후 12년째가 되어서야 이루어졌습니다.노력하고 애를 써보지만 저는 저 스스로를 엉터리라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그때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마음에 두고 있으면 말로 나오지요.“선생님 어제 선생님께서 만들어주신 임시치아가 혀를 긁어서 고생했어요.”그럴 때면 예전 같으면 얼굴이 붉어지면서 당혹해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제가 만들어서 그래요… 곰손이거든요…^^”라며 말을 합니다.그렇게 되면 환자분도 웃고 그때 저는 모자란 부분을 보충합니다.“역시 여기저기 구멍투성이인 치과의사네요”라고 스스로를 표현하면 환자분은 기가 막혀하시면서 웃습니다.한 때는 최고가 되려고 노력했습니다.하지만 결과들이 저는 엉터리라고 말해주고 있었습니다.손이 둔했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제 마음속 욕심은 남달라 보여야 했습니다.그리고 보다 좋은 남편이고 훌륭한 남편이고 싶었습니다.그것은 누군가로부터 받은 평가의 이야기입니다.우리사회는 누군가의 평가에 민감해지고 있습니다.아이들은 성적에 좌절하기도 하고 낙심하기도 합니다.사회인이 되면 금전적으로 이루지 못한 것
제70회 ‘치아의 날’ 행사를 위한 휴진 안내문이 필자가 속한 치과의사회로부터 배송되었다. 유독 숫자 70에 눈이 간다. 1946년 조선치과의사회가 6월 9일을 ‘구강보건의 날’로 정한 이후로 어느덧 70번째 구강보건 캠페인이 시행되고 있다. 2015년 치아의 날은 사람 나이로 치면 종심(從心)이다. 종심은 마음 가는 대로 행하여도 어긋남이 없는 경지, 즉 남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나이를 말한다. 종심의 나이처럼 제70회 치아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국민들에게 ‘치아사랑’을 고취시킬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6월 9일이 치아의 날인 이유는 ‘6세 구치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해방이후에 지정되었다.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은 6월 4일이 대한민국 치아의 날과 비슷한 ‘충치예방의 날’이다. 충치가 일어로 ‘무시바’인데 ‘무’는 숫자로 6이고 ‘시’는 4이기에 그냥 6월 4일이다. 아픔의 역사는 치아의 날에도 투영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8년 6월 4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구강 보건 행사가 시행되었고 해방전까지 지속되었다. 생활속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자 하는 선학들의 지혜가 존경스럽게 느껴진다.치아는 이 치(齒)와 어금니 아(牙)로 구성된 한자어다.
의료인·변호사·세무사·공인회계사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국가가 일정한 자격을 줄때는 그만큼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격부여를 함과 동시에 위반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까지도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가에서 관리를 하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단체의 자정작용과 윤리관이 더 확립되도록 단체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해줘야 하는 시점에 다가왔다.2006년초 치협의 안성모 집행부 시절에서 자율징계권을 요구할 때 보건복지부는 우선 실현가능한 의료광고, 보수교육에 대한 초점으로 회피하였고 그 이후 2010년도에 정부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되풀이 하다 2014년 4월에 의료인 면허신고제 및 자율징계 요구권으로 한발짝 진일보한 상태이다.공인회계사·세무사들은 개업, 휴·폐업의 경우 단체의 협회에 반드시 신고한후 관청에 등록하도록 되어 있고 변호사협회는 이보다 더욱 권한이 막강하다. 1993년부터 자율징계권을 부여받아 협회등록의 심사권한 및 부적격자는 등록거부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등록을 하지 않고 업무를 할 경우엔 징역 및 형사처벌도 가능하게 되어 있어서 전문가 단체의 위상을 잘 알수 있다.현재 의료인 단체는 협회에 등록을
서울을 도읍으로 삼은 지 600년이 넘었으니 시내 동네, 골목 어디 한군데라도 오랜 역사의 자취가 배어있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나 근현대사의 굴곡과 혼란으로 말미암아 궁궐 같은 덩치큰 일부를 빼곤 그 많은 흔적들이 대부분 뭉개지고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변명이라도 하듯 무언의 표지석이 한편에 앉아서 텅빈 흔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관심을 갖고 보면 성내라고 불린 사대문 안에는 이런 표지석이 의외로 많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필자가 근무하는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는 창경궁과 맞닿은 곳이라 여느 성내 마을에 못지않게 많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옛 창경국민학교를 허물고 지은 치과병원 자리도 예외는 아니다. 병원 입구에 있는 표지석에 따르면 이곳은 조선 세조때 뛰어난 관리이며 큰 학자인 이석형(李石亨, 1415-1477)이 살던 집터였다. 그는 진사, 생원, 문과의 과거시험에서 연속 장원급제하였으며, 요직인 집현전을 거쳐 한성부윤, 대사헌을 역임한 인물이었다. 그는 뜰 한가운데 작은 연못을 파고 그 옆에다 이엉을 얹은 정자를 짓고는 계일정(戒溢亭)이라 이름하였다. 후손더러 명성과 권력, 재물과 복을 얻는 데 넘치는 일이 없도록 항
오래 전 학부에서 배웠던 Stephan’s Curve를 어렴풋이나마 기억할 것이다. 식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산도가 낮아져 구강 내는 산성이 되며 그러한 산성환경에 법랑질의 부식, 즉 탈회가 일어난다.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타액에 의해 구강 내가 다시 중성이 되며 칼슘 등의 무기질이 치아의 표면에 재부착되며 재광화가 일어난다. 치과대학을 졸업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시험문제로 만났을 Stephan’s Curve에 대해 개원의로 살아가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구강내의 산성화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식후 빠른 시간 안에 음식물 잔사를 제거하는 것이다. 제거되지 않은 음식물 잔사로 인해 구강내의 산성도가 유지되고 그러한 산성환경이 오래 지속되면 소위 충치라는 질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치아건강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치과에서의 수복치료가 아니라 매일매일의 칫솔질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과에서는 칫솔을 팔지 않는다. 치과의사는 스스로가 움직이지 않으면 수입을 창출할 수 없는 일종의 노동직이다. 그러한 이유로 주식에 투자하기도 하고 다른 직종에 대한 막연한 선망을 가지기도 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수입이 생기는 부자아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