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전공의의 근무시간을 포함하여 전공의의 수련환경개선과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5인 이상 사업장은 주당 근로시간이 40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근로기준법은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전공의 근무시간은 주당 100시간이 훨씬 넘는다. 치의학 전공의의 경우 환자와의 대면 진료시간에 더하여 기공물 제작, 동물 실험, 연구발표준비와 같은 업무가 가중되어 그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공의들의 과도한 근무시간과 의무를 초과하는 비정상적 근무관행은 피교육자인 동시에 병원의 고용자라는 이중적 신분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지난 3월 공포되어 시행에 들어간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병원은 전공의들의 근무시간과 휴식시간 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지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전공의의 수련환경개선을 위해 필요한 일은 근로시간과 같은 물리적 요인 보다는 보다 근본적으로 교육 여건에 대한 교수와 병원 및 학회 등 교육공급자 사유의 전환을 요구한다. 전공의 수련과정은 이론교육과 체험(경험)교육이 접목되는 시기로서 실제 임상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 함양을 바탕으로 하여 장차 경험할 문제를 미리 학습(high fidelity)하는 고
사람은 어떤 대상과 견주어 설명하고 비교를 할 때, 견주는 대상보다 상대가치가 떨어질 경우 당혹감, 분노, 위기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기준이 언제부터인가 OECD가 되었고 그곳의 비교대상에서 헤어나려 무척 애쓰고 있는 현실을 봅니다. 보통 자살율, 이혼율, 출산율, 흡연율 등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 못지않게 순위경쟁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정부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특히 흡연율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인이기에 더욱 관심을 갖고 금연진료에 다가서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성인 4명중 1명이 흡연자로 우리나라는 1000만명의 흡연자가 있으며 남성흡연율은 98년 66.3%에서 2012년 43.7%로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여성흡연율은 98년 6.5%에서 2012년 7.9%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OECD 가입국가중 스페인이(전체흡연율 23.9%)이 1위, 우리나라(전체흡연율 23.2%)가 근소한 차이로 두 번째로 많습니다. 남성흡연율만 가지고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제일 높은 국가라고 합니다. 정부에서는 흡연율을 30%까지 줄이기 위해 강력한 금연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내년 1월부터 정
가을은 참 예쁘다.가을은 물들게 한다.가을은 배부르다.초목들이 여름의 기억을 벗고 하나둘 가을빛에 물든다.빨간빛 단풍들이 산꼭대기에서부터 야금야금 마을로 내려온다.가을은 참 고요하다. 할 말이 없고 입을 다물게 한다.무언가에 귀 기울이게 하는 가을은 참 고요하다.그런데 2014년 10월 우리 대한민국의 가을은 고요하지도 못하고, 도리어 입을 열어 소리치게 한다.국민 모바일 메신저나 다름없는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 이어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온라인 게시물을 즉시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국가가 추진한다고 한다.카카오톡은 주변의 지인들과의 소소한 대화가 오가는 곳이며 때로는 공적인 업무의 보조용 즉, ‘나’의 계좌번호나 신용카드번호, 비밀번호 등을 주고 받기도 한다. 이러한 메신저의 특성상 한 사람의 대화록을 압수수색하면 대화방에 연결된 수많은 ‘나’의 정보도 함께 털리게 된다. 그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나중에 사용될 수도 있으니 안될 말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텔레그램으로 망명한 국민이 3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헌법은 모든 ‘나’들에게 사생활을 침범당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한다.잠시 법률적인 용어를 생각해 본다. 감청영장은 실시간 통화,
7년 전 이맘때 나는 덴마크 오르후스로 한 달간 연수를 다녀왔다. 그곳 왕립치과대학 카링 교수의 초청을 받아서였다. 학교 지리시간에 배웠던 유틀란트 반도, 그 동쪽 끝 항구도시 오르후스는 인구나 면적으로 치면 우리나라 강릉시 정도이지만, 덴마크에서는 두 번째로 큰 대도시이다. 북위 56도의 북유럽에서 11월에 뜨고 지는 태양은 뭔가에 쫓기듯이 잠시 얼굴을 내밀고는 이내 사라져버린다. 오후 3시가 지나면 어둑해지고, 어느새 깜깜한 밤이 되었다. 게다가 체류기간의 절반은 온종일 부슬비가 흩뿌렸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길을 걸어 숙소로 돌아오면서 ‘좀 더 두꺼운 내복을 가져올 걸’ 하고 후회한 날이 많았다. 그나마 어느 교수님이 ‘내복 꼭 챙겨가라’고 조언해준 덕분에 챙겨왔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스산한 북구의 11월을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라면과 즉석밥은 큰 위로가 되었다. 쓸쓸한 추위를 이겨내는 데 이만한 음식이 또 있을까? 대단한 발명품임을 새삼 깨달았다. 그러나 그것도 보름이 지나자 시들해지더니 김치가 그리워지기 시작하였다. 포장 김치를 짐에 넣어 오지 않은 나의 오만과 불찰이 크게 후회되었다. 오르후스에 한국 식당이나 한국
매일 매일 오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 보곤 합니다.최근에는 제가 좋게 생각하는 세분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황 선생님께서는 참 따뜻하신 분이었습니다.혼자 간병을 해주시던 사모님의 일을 덜어드리려고 찾아 갔었지만 위중하셔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시간에 가장 소중하게 여기시는 사모님과 시간을 보내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멋진 모습의 선생님의 영정사진은 살아있을 때 황 선생님께서 항상 이야기해주신 조호성 선생님께서 찍어주신 것이었는데 너무도 푸근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었습니다.추석이 되어 찾아뵈니 사모님께서는 튜브를 꽂고 병원에 누워있던 남편이 꼭 다시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고 남편께서 자신은 떠난다는 말을 해와도 믿어지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다정한 남편이었을까 좋은 치과의사 선배님인 것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한 분은 자신의 친구와 여동생으로부터 조금의 시간 간격을 두고 죽음을 전해 들었습니다. 제가 미진한 관계로 치료도중 한 번의 실패가 있었음에도 치료를 마칠 때까지 묵묵히 따라와 주셨던 분으로 특별히 모자란 저를 배려해주셨던 분입니다.어이없게도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려던 길에 주차카드를 뽑기 위
나찌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은 2차 대전이 종전되고 긴 세월이 흐른 뒤 1961년 이스라엘의 법정에 서게 된다. 15년의 도피생활 후 체포된 그는 50대 중반의 너무나도 평범한 아저씨의 모습으로 법정에 서 있다. 유죄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맡겨진 일을 열심히 잘 한 것 외에는 나는 잘못한 일이 없다’ 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이동 중에 혹은 수용소에 도착해서 효율적으로 유태인을 학살하기 위해 가스실이 설치된 열차를 만든 사람이 바로 아돌프 아이히만이다. ‘나는 잘못이 없다 단 한 사람도 내 손으로 죽이지 않았다. 죽이라고 명령하지도 않았다. 시키는 것을 그대로 실천한 직원이었을 뿐이다.’ 이러한 주장으로 8개월 동안 재판은 지속된다. 지루한 8개월간의 재판을 꾸준히 지켜본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그의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Eichmann in Jerusalem)’ 에서 이렇게 말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커다란 악을 저지를 수 있다. 아이히만은 아주 근면한 사람이다. 물론 근면성은 범죄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유죄인 명백한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양심의 가책은 없었나?’라는 법정에서의 질문에 대해 그
2014년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웠던 영화 ‘명량’이 여러 가지 새로운 기록들을 쏟아 내며 한국 영화사를 다시 썼다. 그중에서도 외화인 ‘아바타’를 제치고 한국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등극한 것이 필자에겐 가장 반가운 뉴스였다. 또한 판옥선이 ‘충파’를 통해 왜선을 부수는 장면은 역사적인 진위여부를 떠나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하였을 것이다.역사적으로 거북선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판옥선은 ‘명량’의 해상 전투장면에서 그 우수성이 표현되었다. 판옥선은 바닥이 편평하여 방향 전환이 쉽고 소나무로 제작되어 견고한 구조를 지녔다. 무엇보다도 노를 젓는 병사와 전투를 하는 군사를 각각 분리 배치하는 구조를 가진 판옥선은 과학적 원리를 갖춘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운 발명품중 하나이다.치의학 분야에서 여러 선학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탄생한 발명품이 치과의사에겐 편리함을 환자에겐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처럼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는 발명품들 중에는 치과의사의 다재다능함을 입증하는 사례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치과의사 Thomas Welch(1825~1903)는 발효되지 않는 포도 주스를 1869년에 발명하였는데 이것이 만들어 지게 된 배경에는 재미있는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건강 문제에 관련된 지식과 의료 기관의 선택에 필요한 정보의 수집을 위하여 인터넷의 사용이 보편화 된지는 이미 오래 전 일이며, 최근에는 모바일 기반의 의료 정보 유통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에서의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과거 정보 불균형 시대를 지나, 환자 스스로가 상당한 수준의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의료인을 찾는 정보 대칭성의 시대를 초월하여,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환자’가 의료 전달 방식의 양상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정부가 사회안전망의 구축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서 완전한 의료보장제도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에서, 의료에 관련되는 인적 물적 자원은 이제 공공재로서 인식되며, 국민들은 기본적 권리로서 건강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배경에서 필연적으로 부상한 ‘헬스 2.0’ 이란 환자, 의사, 의료공급자, 제3자 지불기구 등 보건의료에 관련된 구성 요소 모두가 의료의 안전성, 효율성, 그리고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질병의 치료에 소요되는 의료의 전 과정에서 비용 대비 효익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하여 의료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을 말한다.특히 보건에 관련된 여러 이해당사자 간의 협력
말이라는 것은 한번 내뱉은 후에는 주워 담지 못한 특성이 있기에 신중하게 해야 하며 혹 그 말로 인해 상대방에게 명예를 훼손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육신의 상처는 쉽게 아물 수 있어도 마음의 상처는 오래가는 법입니다. 의료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환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제법 기억도 뚜렷이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나의 생명과 관련있는, 의료인의 질병에 대한 설명은 더욱 그러합니다. 이렇듯 언행에 조심해야 할 의사들이 최근에 “치과의사는 신체의 전반적인 것에 의학지식이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한 뉴스를 듣고 이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지금까지 의료계의 맏형으로 의협이 힘들 때 마다 동지적 역할을 함께 한 치과의사에게 이런 막말을 하는 일부 의사들의 사고방식이 편협되어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본보기입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힘들다고 딴사람 대하듯 하는 의협이 존경받지 못한 의료계의 천덕꾸러기가 안 되길 바라면서 이제 몽니를 그만 부려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의사들에게 질문합니다. 보톡스, 필러 등 미용시술이 나올때 부터 의과대학 교과서에 시술방법을 배우고 졸업을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지난 3월 취임한 정기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첫 해외출장지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정하였다. 그는 현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환자송출, 의료진 연수, 병원서비스 분야를 포함한 보건의료관련 업무협의를 마치고 귀국하였다. 그의 두툼한 귀국 보따리에는 특별한 서류가 하나 들었는데, 그것은 바로 치과분야 의료진연수에 관한 것이었다. 노독을 풀 틈도 없이 그는 관련기관에 전화로 이를 알리고 준비를 요청하였다. 바로 사우디 보건부 담당자들이 국내 치과의료기관을 둘러보기 위해 내한하였고, 그 결과 지난 5월 30일 ‘진흥원-사우디 보건부 간 치과분야 의료진연수 시행합의서’가 체결되었다. 연내 입국 예정인 사우디 치과의사들은 1년간의 한국어 연수를 마치는 대로 국내기관에서 3년간 유료연수를 받게 된다. 이미 우리나라 병원에서는 아랍 전통복장을 한 환자들을 적잖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중동지역 환자는 2009년 600여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3515명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4개이던 협력병원도 8개가 늘어나 모두 12개 의료기관과 동의서를 체결하였으며 이 숫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70년대 중동건설 붐으로
토요일은 대개 기다려진다. 평일에는 시간이 나지 않아 병원에 오지 못하시는 환자분들이 토요일에 많이 오시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없이 9시부터 2시까지 진료를 끝낸다. 평일보다 무척 바쁘게 진료하므로 가뜩이나 어려운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된다.헌데 저번 주는 무척이나 기다려졌다. 군대간지 4개월 밖에 안된 아들 면회를 가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었다. 청량리 기차역 계단을 오르는 할머님들 세분이 당신 아들들은 군대 가서 맞지 않으면 잠이 안왔다고도 하시고, 맞아야 국방부 시계도 돌아간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을 때 정말 ‘윤일병 사건, 임병장 사건’이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것을 느꼈다. 원주까지 한 시간 남짓 걸렸는데 휴가철 끝물이라 그런지 입석 승객들도 많았고, 나처럼 그리운 아들들 면회 가느라 찬합 도시락을 싸가시는 내 또래 부부도 여러분 계셨는데 교통체증 때문에 기차를 타고 가신다고 했다. 기차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주제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가 아니느냐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젊음의 한 시절을 보내는 청춘에 대한 고마움과 기성세대로서 이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가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