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행동 때문에 항상 야단을 맞고 살아온 저는 얼떨결에 치과대학에 들어왔고 겨우겨우 졸업했습니다.졸업하는 데는 7년이 걸렸고 개원하기까지는 졸업후 12년째가 되어서야 이루어졌습니다.노력하고 애를 써보지만 저는 저 스스로를 엉터리라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그때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마음에 두고 있으면 말로 나오지요.“선생님 어제 선생님께서 만들어주신 임시치아가 혀를 긁어서 고생했어요.”그럴 때면 예전 같으면 얼굴이 붉어지면서 당혹해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제가 만들어서 그래요… 곰손이거든요…^^”라며 말을 합니다.그렇게 되면 환자분도 웃고 그때 저는 모자란 부분을 보충합니다.“역시 여기저기 구멍투성이인 치과의사네요”라고 스스로를 표현하면 환자분은 기가 막혀하시면서 웃습니다.한 때는 최고가 되려고 노력했습니다.하지만 결과들이 저는 엉터리라고 말해주고 있었습니다.손이 둔했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제 마음속 욕심은 남달라 보여야 했습니다.그리고 보다 좋은 남편이고 훌륭한 남편이고 싶었습니다.그것은 누군가로부터 받은 평가의 이야기입니다.우리사회는 누군가의 평가에 민감해지고 있습니다.아이들은 성적에 좌절하기도 하고 낙심하기도 합니다.사회인이 되면 금전적으로 이루지 못한 것
제70회 ‘치아의 날’ 행사를 위한 휴진 안내문이 필자가 속한 치과의사회로부터 배송되었다. 유독 숫자 70에 눈이 간다. 1946년 조선치과의사회가 6월 9일을 ‘구강보건의 날’로 정한 이후로 어느덧 70번째 구강보건 캠페인이 시행되고 있다. 2015년 치아의 날은 사람 나이로 치면 종심(從心)이다. 종심은 마음 가는 대로 행하여도 어긋남이 없는 경지, 즉 남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나이를 말한다. 종심의 나이처럼 제70회 치아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국민들에게 ‘치아사랑’을 고취시킬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6월 9일이 치아의 날인 이유는 ‘6세 구치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해방이후에 지정되었다.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은 6월 4일이 대한민국 치아의 날과 비슷한 ‘충치예방의 날’이다. 충치가 일어로 ‘무시바’인데 ‘무’는 숫자로 6이고 ‘시’는 4이기에 그냥 6월 4일이다. 아픔의 역사는 치아의 날에도 투영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8년 6월 4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구강 보건 행사가 시행되었고 해방전까지 지속되었다. 생활속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자 하는 선학들의 지혜가 존경스럽게 느껴진다.치아는 이 치(齒)와 어금니 아(牙)로 구성된 한자어다.
의료인·변호사·세무사·공인회계사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국가가 일정한 자격을 줄때는 그만큼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격부여를 함과 동시에 위반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까지도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가에서 관리를 하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단체의 자정작용과 윤리관이 더 확립되도록 단체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해줘야 하는 시점에 다가왔다.2006년초 치협의 안성모 집행부 시절에서 자율징계권을 요구할 때 보건복지부는 우선 실현가능한 의료광고, 보수교육에 대한 초점으로 회피하였고 그 이후 2010년도에 정부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되풀이 하다 2014년 4월에 의료인 면허신고제 및 자율징계 요구권으로 한발짝 진일보한 상태이다.공인회계사·세무사들은 개업, 휴·폐업의 경우 단체의 협회에 반드시 신고한후 관청에 등록하도록 되어 있고 변호사협회는 이보다 더욱 권한이 막강하다. 1993년부터 자율징계권을 부여받아 협회등록의 심사권한 및 부적격자는 등록거부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등록을 하지 않고 업무를 할 경우엔 징역 및 형사처벌도 가능하게 되어 있어서 전문가 단체의 위상을 잘 알수 있다.현재 의료인 단체는 협회에 등록을
서울을 도읍으로 삼은 지 600년이 넘었으니 시내 동네, 골목 어디 한군데라도 오랜 역사의 자취가 배어있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나 근현대사의 굴곡과 혼란으로 말미암아 궁궐 같은 덩치큰 일부를 빼곤 그 많은 흔적들이 대부분 뭉개지고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변명이라도 하듯 무언의 표지석이 한편에 앉아서 텅빈 흔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관심을 갖고 보면 성내라고 불린 사대문 안에는 이런 표지석이 의외로 많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필자가 근무하는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는 창경궁과 맞닿은 곳이라 여느 성내 마을에 못지않게 많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옛 창경국민학교를 허물고 지은 치과병원 자리도 예외는 아니다. 병원 입구에 있는 표지석에 따르면 이곳은 조선 세조때 뛰어난 관리이며 큰 학자인 이석형(李石亨, 1415-1477)이 살던 집터였다. 그는 진사, 생원, 문과의 과거시험에서 연속 장원급제하였으며, 요직인 집현전을 거쳐 한성부윤, 대사헌을 역임한 인물이었다. 그는 뜰 한가운데 작은 연못을 파고 그 옆에다 이엉을 얹은 정자를 짓고는 계일정(戒溢亭)이라 이름하였다. 후손더러 명성과 권력, 재물과 복을 얻는 데 넘치는 일이 없도록 항
오래 전 학부에서 배웠던 Stephan’s Curve를 어렴풋이나마 기억할 것이다. 식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산도가 낮아져 구강 내는 산성이 되며 그러한 산성환경에 법랑질의 부식, 즉 탈회가 일어난다.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타액에 의해 구강 내가 다시 중성이 되며 칼슘 등의 무기질이 치아의 표면에 재부착되며 재광화가 일어난다. 치과대학을 졸업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시험문제로 만났을 Stephan’s Curve에 대해 개원의로 살아가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구강내의 산성화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식후 빠른 시간 안에 음식물 잔사를 제거하는 것이다. 제거되지 않은 음식물 잔사로 인해 구강내의 산성도가 유지되고 그러한 산성환경이 오래 지속되면 소위 충치라는 질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치아건강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치과에서의 수복치료가 아니라 매일매일의 칫솔질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과에서는 칫솔을 팔지 않는다. 치과의사는 스스로가 움직이지 않으면 수입을 창출할 수 없는 일종의 노동직이다. 그러한 이유로 주식에 투자하기도 하고 다른 직종에 대한 막연한 선망을 가지기도 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수입이 생기는 부자아빠를
흡연은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히지만 담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아이러니 하게도 담배(tobacco)는 만병통치약으로 사용되었다. 아메리칸 인디언은 담배가 상처를 치료하고 치통을 완화하는 효과를 갖는 것으로 믿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 의해 담배는 16세기 유럽에 급속도로 전파되었고 다양한 치과 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되었다.1874년 미국에서 상품화된 ‘Dental Snuff’는 snuff(코담배)와 chewing tobacco(씹는 담배)에 소독제 또는 제산제로 추정되는 물질을 첨가하여 만든 제품이다. 이 담배는 치통, 신경통과 괴혈병에 효능이 있다는 엉터리 광고가 배포되었고 심지어 충치를 예방하고 치아 미백 효과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황당한 제품의 개발자가 볼티모어 치과대학을 졸업한 치과의사 Robert Morgan(1844-1904)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나니 기가 막힌다.현재는 흡연이 폐암, 심장병, 구강암 발병과 높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입증되어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금연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금연 운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선 치과의사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봄으로써 지금 의료기관에서 시행중인
세상을 향하여 인격적으로 신뢰하는 것,자신의 운명에 “예”라고 화답하는 것,겨울철의 따뜻한 햇살과봄철의 아름다운 꽃들과달빛이 비친 바다와여름철의 장마와밤하늘의 별과10시간을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같이 있어주는 친구와수십년간의 나의 오해를 견디어준 가족에게 감사하는 것….다음세대를 위하여 기꺼이 자신의 운명에 “예”라고 화답하고 묵묵히 살아오셨던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의 세대를 보게됩니다.그들은 이렇게 좋은 세상이 오게될 줄은 몰랐다고 말씀들을 하십니다.하지만 좋은 세상이 계속 지속만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때로는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후배들이 다양하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할 것이고,그들의 자리를 양보해주어야 할 지도 모릅니다.내가 누운 자리가 아무리 따뜻하고 푸근하다지만 항상 이불속에 누워있으면 그것은 병든사람입니다.푸근한 이부자리에서 벗어나 우리는 우리의 인생의 항로를 개척해야 합니다.이웃에게 보다 많은 자유를 주고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내것을 꼭 붙잡고 있어서는 곤란합니다.나에게 필요가 적어진 것을 내려 놓아야합니다.다양한 방향의 사회발전과 흐름을 우리는 다 막거나 제어할 수 없습니다.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의학계에서는 2009년부터 지난 수십 년간 방치되어 온 전공의 교육에 대한 성찰과 함께 체계적 전공의 교육을 시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로서 치의학의 ‘전속지도전문의’에 해당하는 지도전문의에 대한 교수개발 프로그램의 설계를 시작하였다. 고도의 기술과 이타적 인성을 갖춘 전문의를 육성하기 위하여 우선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지도전문의 부터 교육자로서의 품성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 후 수년 간 대한의학회와 대한병원협회의 주도로 교육제공자로서 필수적인 교육자 자질을 담보함으로써 전공의 수련교육의 질을 향상하기 위하여 지도전문의 교육 제도를 마련하였다. 2013년부터는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에 대한 의무적 교육이수제도가 시행되어 2014년부터는 새로 임용된 전공의 수련 교육 담당 교원들은 이 교육을 이수하여야 지도전문의 자격이 생긴다.수련교육현장에서 많은 전속지도전문의가 각자의 교육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전공의들의 수련교육 환경 조성에 애를 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거 자신들의 전공의 시절 선생님들의 교육 방식을 역할 모형으로 삼아, 사회로부터의 의료 수요 양상의 변화를 교육에 반영하지 못한 채, 치의학 임상 교육의 속성상 도제식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20여년 방패가 되어주셨던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치과의사로 다시 태어나신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돈 잘 벌고, 환자에게 존경받고, 가정에서 자상한 치과의사로 성공하셨습니까? 진료가 끝나고 손을 씻으며 슬쩍 바라본 세면대 유리거울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환자를 지켜보는 스탭의 눈동자에서.“돈 많이 버는 네가 더 많이 해야겠지 않니?” 라는 친척의 막무가내 요구 앞에서 쇼핑하듯 내원하는 환자의 친절 운운 말씀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질문하나. ‘나는 행복한가?’ 이제는 훌쩍 커버려 몰래 뒤에서 껴안는 것도 부담스러운 딸아이의 까르르 웃음소리에, 바가지 긁기 대신에 가끔씩 두드려주는 아내의 서투른 안마에, 떼쓰던 아이환자의 도망치듯 놓고 가는 초콜릿 하나에, 가까운 친구, 동료들과의 기분 좋은 술 한 잔에 도취되듯 떠오르는 답, ‘이게 행복 아닌가?’하나하나 직접 손과 눈과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봉사해야하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사시는 선후배들과 동료, 지나친 친절과 서비스의 강요에도 의연함으로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비굴해지지 않는 권위를 가지신 치과의사 선후배 동료를 한없이 존경합니다.하지만 진료실 유니트체어에 설치된 모니터의 뉴스
미국 동부 보스턴의 3월 중순 공기는 아직 우리 한겨울만큼이나 차다. 찰스강을 건너는 하버드 다리에서 맞는 매서운 강바람과 길가에 아직도 허리높이까지 쌓인 눈은 이번 겨울 이곳 날씨가 얼마나 혹독했는가를 말해주는 듯하다. 17세기 초 첫 이주자들이 맞닥뜨린 뉴잉글랜드의 겨울도 이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혹독한 자연은 이들에게 오히려 생존을 위한 지혜를 찾아내도록 만들었던 것 같다. 초기 이주자들의 후예는 하버드대학과 매사추세츠공대(MIT)라는 거대한 창의의 용광로를 이곳 보스턴에 세웠으며, 여기서 만들어진 지식의 결과물들은 현재 켄델/MIT 지하철역 벽면을 빼곡하게 장식하고 있다. 연도별로 나열된 이 긴 목록은 세상을 바꾼 인류 최초의 발명품들이 매년 하나꼴로 이 지역에서 탄생했음을 말해준다. 더 놀라운 것은 창의와 발명 열기가 여전히 식지 않는 진행형이란 점이다. 지금도 하루가 멀다시피 새로운 연구소, 특히 IT와 BT가 연결된 융복합 분야의 기업연구소가 속속 들어서고 있으며, 여기서 일과를 마친 젊은이들이 찬바람이 쌩쌩 부는 하버드 다리 위를 줄지어 달리고 있다. 보스턴은 활력이 넘치는 젊은 도시이다. 올해로 93회를 맞는 국제치과연구학회(IAD
Cogito, ergo sum Descartes는 그렇게 말했다. 사고하는 인간, 이성적인 인간. 우리는 진료실에서 늘 사고하며 유추한다. 하지만, 아주 노련한 의사라고 하더라도 아주 짧은 시간에 우리의 신체와 질병 그리고 그 상호관계 등 복잡한 알고리즘을 파악하여 정확하게 판단을 해내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환자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몇 가지 객관적인 현상은 검사수치나 엑스레이 등의 데이터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객관적인 검사의 의미는 확실한 진단이 아니라 단지 기저확률을 높이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치근단 사진에서 치근첨의 반사선 투과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치근단 병소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것이 모두 치수의 병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론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난 경우라 다소 얘기가 달라질 수는 있다. Heuristics 사람들은 자신이 부딪히는 모든 상황에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오늘 점심은 어디서 먹을지, 어떤 물건을 구매할지 등을 생각하고 결정할 때 모든 정보를 취합해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는 시도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우선 정확한 모든 정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