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옛날의 정취가 물씬 풍겨 나오는 ‘전설따라 삼천리’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다. 전자는 15세 나이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후자는 24년 전통을 이어오다 잠시 휴식에 들어간 상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설 또는 민요를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발굴 채집함으로써 역사를 계승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존재이다 라고들 한다. 어느 분야에서든 이러한 다리 만드는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방송 제작자들처럼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역사와 혼을 집대성하는 작업은 언젠가는 역사적으로 위대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 필자는 1973년 출판된 이한수 선생님의 ‘주말(週末)의 치과의(齒科醫)’와 지난 세밑에 발간된 ‘치아인문학’(한상국 저) 두 권의 책을 최근에 접하였다. 40년 묵은 책 냄새가 스며있는 도서에는 치과의사 25년 인생의 고지식(古知識)들이 켜켜이 쌓여있었고, 아직도 잉크 냄새가 가득한 책에는 치아에 관한 자료들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어 필자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치아의 세계로 안내
“우상을 섬기지 말라.”어머니께서는 기독교의 10계명주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말에서 가끔씩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이성(異性), 명예, 돈이 이 시대의 우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아내와 기도할 때면 빠지지 않는 사람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실수로 의료사고를 낸 사람들의 이름입니다. 그들 중에는 저에게 3년간 협박을 하신 분도 있지만 정말 미안하게도 묵묵히 참아주신 분도 있었습니다.개원을 하기전 긴 기간의 봉직의 생활에서 가끔은 침잠해져서 헤어나오기 힘들 때 어느 설교말씀을 듣고 한동안 열심히 했던 기도가 야베스의 기도입니다.성경에서는 남의 나라 종살이를 하는 이스라엘 민족들의 족보같은 것이 중간에 있습니다. 대부분 이름과 아이들을 낳았다는 말만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야베스라는 사람의 경우에는 제법 몇줄의 소개가 있고 그 앞장에는 야베스라는 지명이 나옵니다.사람이름과 지명이 같다는 것… 어쩌면 동일인을 가르킬 수 있다고 합니다.성경에서는 “야베스는 그 형제보다 존귀한 자라 그 어미가 이름하여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가로되 ‘원컨대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地
전공의 한명이 자신이 속해있던 진료팀에서 쫓겨났다. 평소 자신의 담당 환자 진료를 위한 사전 준비가 미흡하고 연구발표가 소홀하여 수차례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의지를 보여 주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전공의의 성취도 미달에 대하여 선진국에서는 교수법이나 수련기관의 학습지원 시스템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교수들이 전공의 개인의 문제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의학, 치의학 교육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하나의 이슈는 ‘유급’이라는 의학계열 만의 독특한 징벌적 제도가 과연 교육적으로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의·치대에서의 유급제도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더 나아가 의학 직역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수련의 질 향상과 수련환경의 개선 등을 위해 추진하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수련과정에서 전공의 유급제도 도입이 논의된 것을 계기로 전공의의 평가와 동시에 수련병원 교수 평가지침을 만들어서 전공의가 교수들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라포르시안, 2013.12.23.).전체 치대 졸업자의 37%가 넘는 300명 이상이 매년 전공의 교육과정을 시작하고
경제가 어려워져 치과경영이 힘들다보면 의례건 나오는 말이 기본에 충실하라고 합니다. 기초가 튼튼하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표현도 씁니다. 그 기본을 알고 있지만 가끔 무시하고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가 원칙과 기본을 무시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되는 것이 바로 의료사고, 의료분쟁, 도덕적해이, 성추행으로 나타난 결과물입니다.실수가 지나치면 과실이 되어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법. 이제 모두들 기본이 잘 되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갈수록 의료환경이 척박해지고 힘들다지만 이제는 보험진료가 치과계의 효자종목으로 무시못할 중요한 파트가 되었습니다. 금년 7월에 노인틀니 및 임플란트 시술 적용대상자의 연령이 만 70세로 하향 조정되고 9월에는 금연진료가 보험화 되면 치과계의 파이도 점차 커지게 되어 본회 노력의 산실이 열매를 맺고 개선되리라 기대해봅니다. 하지만 규제의 틀과 행정적인 단속은 점차 심해지고 있으니 당장 3월부터 시행하게 될 의기법에 대처하는 자세라든지 의료분쟁 및 행정적인 처벌에 대한 준비는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분쟁과 민원이 많다보면 그 폐단을 해결할 법제화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시대의 흐름입니다.열심히 진료하여 벌어들인 소득을
사람이 말로써 표현 할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담배를 입에 물고 연기를 내뿜으로써 가슴속의 답답함을 표출할 수 도 있겠고, 또 불티나 라이터가 귀하던 시절엔 담배를 물고 있는 사람들끼리 불을 붙여주면서 모여서 서로의 심경을 토로 했었다.직접 입에 물던 담뱃불을 빌려 불을 댕기는 모습은 인생살이의 살내음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사람사이를 가깝게 해준다. 겨울길을 이십여일 동안이나 안산합동분향소에서 팽목항까지 걷기 시작한 세월호 유가족분들도 답답함을 표현하는 행동이다. 걷고 있는 그분들께 따뜻한 차라도 대접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함께 걸을 수 없는 마음도 너무 아프다.그 유가족 분들과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서 진료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마음들이 조금씩 모여 특별법까지 제정하는 등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는데, 이러한 활동에 어깃장을 놓으려는 세력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철퇴를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마음의 대화는 어떤 결론을 만들기 위해 상대와 함께 논의하고 협력하는 과정이다. 대화는 질적, 양적으로 적당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야기 하고, 무엇보다도 관련성
무한도전에서 기획한 90년대 가요계를 돌아보는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란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회자되었다. 한 때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옛 모습 그대로 출연해 그 때 그 시절의 노래를 들려주었고 관객들 모두 자신들의 90년대를 추억하며 노래에 빠져들어 행복한 모습이었다. 20대였던 가수들은 이제 40대 중후반의 아저씨와 아줌마가 되었고 그들을 향해 환호성을 질렀던 관객들도 그렇게 그들과 함께 나이를 먹었다. 무대 위의 가수들이나 객석의 관객들도 모두 신나게 뛰고 노래했지만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듯 숨소리는 예전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함께 공유한 시간과 추억이 있었고 노래 한 곡에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분명 서로에게 좋은 시간이 되었다.치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어느 치과를 방문하건 우리는 앳된 모습의 직원들을 만날 수 있다. ‘3년차입니다. 5년차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사회초년생들이 병원의 중간관리자를 맡고 있으며 그보다 더 어린 신입 직원들이 수술실과 같은 진료실을 오가고 있다. 원장과의 나이차이는 점점 심해지며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해도 마땅한 이야깃거리가
우리나라 국립묘지 격인 현충원의 시작은 서울 한강너머 동작동에서였다. 6·25 직후인 1955년 설립되었으니, 올 7월이면 만 60주년을 맞는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국립묘지라는 게 없었을까?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 국체 자체가 없었으므로, 국립묘지란 있을 수 없었다. 굳이 살핀다면 일제에 의해 강제 징집 또는 징용돼 갔다가 사망한 조선인 중 일부가 일본인 전범과 나란히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되는데, 이는 지금도 한일 양국 간의 미해결 역사문제로 남아 있다. 경술국치 이전 조선에도 국립묘지가 있었다. 대한제국 시기인 1900년 지금의 신라호텔 영빈관 자리에 세워진 장충단(奬忠壇)이 그것이다.두 갑자 전인 을미사변(1895)에 명성황후를 잃은 고종은 당시 순사한 조선 장병들을 기려 남산 아래 제단을 만들고 ‘나라에 대한 충성을 장려한다’는 뜻에서 장충단이라 이름 하였다. 곧이어 임오군란, 갑신정변에 순절한 문신들도 장충단제향신위(奬忠壇祭享神位)에 포함하여 매년 봄·가을 두 차례 제사지냈으니, 조선의 어엿한 국립묘지였던 셈이다. 이런 장충단이 일제의 눈에 곱게 비칠 리 없었다. 세워진 지 8년 만에 폐사된 빈 자리에 총독부는 벚꽃을 심어 ‘창경원’처럼 ‘장충단
최근 치과계에서는 불법네트워크 치과와의 전쟁이 있었고 국회로비로 인한 문제로 열심히 일을 해주셨던 전임 협회장님께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정치적인 문제이고 저처럼 사회적 문외한은 그 부분에 대해서 현명한 판단을 하기는 어렵습니다.그동안 새 직장을 찾지 못하거나 지속적으로 해고된 사람들이 갈 곳을 잃고 오랜 시간 방황을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우리는 그들에게 너무도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밤마다 세미나와 공부모임을 다니고 새로운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열심히 공부하고 회의를 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들여왔고 조금은 지쳤습니다.이제 불법네트워크는 어느 정도 정리되고 어느 정도 남아있지만 그동안 우리는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 점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노력해주시고 곤란한 상황들을 견디고 이끌어주신 것에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불법네트워크의 경쟁력은 불법적인 것 이외에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그것은 정보의 공유와 재교육 시스템을 공유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점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합니다.우리들은 지역사회에서 작은 치과라는 울타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정보의 공유는 주로 많은 비용
2015년 을미년 양띠해가 밝았다. 치의신보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세 번째 해를 맞았고 어느 덧 필자의 나이는 40대 후반을 향해 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열정은 식어간다고 하는데 내 열정은 아직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월요시론을 통해 齒科醫史學에 관한 이야기들을 꼭 전달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점점 굳건해지고 있어 이런 생각이 들지 않나 싶다.새해에는 수많은 고사성어들이 여러 매체에 등장하여 사람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치(齒)가 들어있는 고사성어는 치과의사에겐 뭔지 모를 친밀감이 느껴진다. 인간은 여러 가지 재주나 복을 다 가질 수 없다는 각자무치(角者無齒)와 능변을 뜻하는 영아이치(伶牙俐齒)등이 그 예이다. 이번 시론에서는 치과 개원의에게 유용할 수 있는 고사성어를 소개하고자 한다.상치분신(象齒焚身)은 상유치 이분기신 회야(象有齒 以焚其身 賄也)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뜻은 ‘코끼리는 상아가 있는 까닭에 제 몸을 잃는다’이다. 즉 재산이 많으면 화(禍)를 입기 쉽다는 교훈이 담겨있다.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병의원이 영리를 추구하고 있지만 최근 윤리경영을 위해 몸부림치는 기업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시인 고은의 표현처럼
이른바 “쇼닥터”라고 불리는 의사들의 과도한 TV출연이 문제가 되면서 의협이 이들을 스스로 규제할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또한 의사들이 방송에 출연하는 대가로 상당 액수의 금품을 주고받고 한다는 루머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의료인의 전문직업성과 의료윤리에 대한 실천적 사유와 성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의료 광고에 대한 의료법 27조2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 알선 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시하고 있지만, 의료광고는 기본적으로 환자를 유인하고자 하는 속성을 가진다는 점과 의료인의 직업 수행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및 의료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이라는 상충점을 만들어낸다. 과거의 의료 정보 공급 방식은 주로 의료진에 의해 이루어지는 딱딱하고 어려운 설명에 의존하였다. 이런 방식은 의사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라는 부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의학적으로 타당한 판단이 대부분이었다. 한편 매스미디어와 같은 대중매체에 의한 의료정보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언론의 속성으로 인하여 아직 실행될 수 없는 기술이나 예외 사례에 대한 보도가 많으나 환자의 입장에서는 신뢰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의
항상 12월이 되면 “금년은 다사다난했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2014년도 예외는 아닌 듯 세월호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전체뿐만 아니라 치과계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단한 사건이 되었습니다.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비정상적인 시스템에 기인한 총체적인 난국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중대한 사건이었음에는 틀림이 없었고 이를 계기로 어떤 일을 하던지 원칙과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다짐을 마음속으로 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책임자 또는 어느 단체 대표자의 위치 및 사고가 가져다주는 파급효과가 어떤 방식으로 귀결되는지를 알게 해준 사건이었다고 봅니다.치과계에서 요즘 심심찮게 거론되고 실제적으로 판결이 되고 있는 사건들이 있는데 치과원장 및 직능 대표자들은 좀 더 자신의 솔선수범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진료가 요구됩니다. 현재 의료기사법에 문제가 있는 조항이 있기도 합니다만 발치나 수술 후 봉합을 하고 난후에 봉합사 제거를 치과위생사에게 위임을 한 것은 위법이 되고, 간호조무사에게 위임진료를 하게 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 라는 것은 정말 우스꽝스러운 조항일 수밖에 없습니다.실제로 모 원장이 치과위생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