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허 택 <본지 집필위원> 쉼표의 인문학 필자가 소속돼 있는 부산 중구지부에서 신년월례회 때 모 선배 치과의사가 인문학 강의를 한다는 공문을 받았다. 비록 개인사정 상 참석할 수 없었지만, 매우 반가웠다. 인문학 강의. 치과의사로서 생소한 집회일 수 있다. 더욱이 초빙강사가 아니고 평소 친분 있는 치과의사가 직접 강의를 한다는데 놀라웠다. 며칠 전 모 중앙일간지에 게재된 인문학 강의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인문학 강의는 서울대학교 인문대에서 주최하는 ‘미래 지도자 과정(IFP)’ 강좌이다. 40대 판사, 의사, 대기업 임원, 벤처기업 CEO들을 상대로 하는, 고대에서 현대를 아우르는 역사적 인물 32명의 삶과 사상을 조명해보는 수업이다. 왜 갑자기 이들은 인문학 강의를 듣게 된 것일까? 이 강좌 수료생들은 리포트에서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온 세월 앞에 나타난 인문학이 지천명의 문턱에서 쉼표를 찍게 하면서 삶의 좌표를 다시 짚어줬다’고 고백하고 있다. 사회지도층에 해당하는 그들의 고백 속에 현재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사회의 단면을 직감할 수 있다. 선진국가는 물질적 풍요와 함께 정신적 풍요도 사회 전반에 어우러진 품격 높은 나라를
월요시론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11)-우생마사와 호롱불 심지 요즘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글이 자주 나온다. 그 말은 홍수에 빠진 소는 헤엄치는 행동이 느려 살아나고, 말은 재빠르게 움직인 탓에 제풀에 힘이 부쳐 죽었다는 내용이다. 이번 전문의제도에 대한 임시대의원총회 안건은 치과계가 겪은 그동안의 어떤 현안보다 매우 강력한 파도였다. 그 결과에 따라 치과계의 오랜 전통과 문화가 한꺼번에 바꿔지며, 새로운 질서를 가져오는 지각 변동이 생기는 중요한 안건이다. 이번 일은 치과계 역사 중 가장 큰 안건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이번 대의원 총회의 결론은 일 년을 기다려 보아야 판단할 일이지만 일단 서두르지 않아서 잘 한 일이다. 한 번 의심하면 모든 것을 불신의 눈으로 보게 된다. 전에 인정의제도로 몸살을 앓은 일이 있다. 그때도 해당학회는 누가 뭐라 해도 제 갈 길을 가고 말았다. 그 제도의 장단점의 여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협회의 유약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는 그 일을 따지는 사람조차 없다. 학회의 인준과 취소가 협회 권한 사항인데도 협회의 결정은 아무런 힘을 가지지 못하고 저절로 사
월요시론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대통령 당선자 임플란트 보험공약과연 사실이고 합당한 것인가? 박근혜 당선인은 임플란트 시술을 2014년부터 65세 이상 어금니 부위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해 나간다고 한다. 인수위 관계자는 “임플란트 건보 지원 비율을 어떻게 할지 등의 구체적 계획은 연내에 수립 하겠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작년 10월 광주의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을 방문한 자리에서 처음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대한노인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재차 언급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신의를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성격으로 보아 이것은 득표를 위한 괜한 공약(空約)만으로 보이지 않는 실제 상황이다. 지난 연말 내내 오가는 거리에서 임플란트 공약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낄 때마다 그걸 대하는 치과의사들의 마음에는 스산한 바람이 일었다. 드디어 치의에겐 올 것이 온 것이고 포퓰리즘이 갈 데까지 갔다는 막막함 때문이었다. 일간지는 물론 재야의 ‘오마이뉴스’ 조차도 재정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비현실적인 공약이라고 폄하했다. 로마의 ‘시저’가 마지막 순간에 음모자들의 칼끝을 펜대 하나로 막다가 “오~ 브루투스여,
월요시론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한해의 소망을 담아 2013년이 시작된 지도 한 달이 되어간다. 올 한해에는 보다 건강하고 질서가 잡히며, 사랑이 넘치는 우리 사회가 될 것을 기대해 본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기대와 달리 매우 복잡하고 갈등적인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으며, 이 상황들을 해결하는 데에는 지혜와 협력과 양보가 필요하다. 올해에 예상되는 치과계의 당면한 정책문제를 살펴보면, 논쟁적인 부분이 많아서 과연 어떤 방향이 국민들에게 보다 혜택이 돌아가면서도 우리 치과계의 발전과 성숙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 알기 어려운 선택의 상황을 안고 있다. 첫째가 치과전문의 제도에 대한 치과계의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1965년 의료법 개정으로 논의가 시작된 치과전문의 제도는 치과의 특성상 시행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어느 정도 치과계의 합의안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 되었고 이를 발판으로 제도적으로 잘 정착하게 하기 위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의 지혜가 필요하다. 둘째로 2013년 7월부터 시행된 부분틀니의 급여화에 대한 논의이다. 지대치를 둘러싼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치과의사들이 진정
월요시론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새 대통령을 맞으며 새로운 대통령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19일 우리는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른 후보를 열렬히 지지했던 분들은 아직도 그 충격에 마음이 아프겠지만, 박근혜 후보의 당선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깊다. 첫째로,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첫 여성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발전했다는 증거이고 달라진 시대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그 동안 사회적 약자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각 분야에 진출하고,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여성 정치인과 지도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나오게 될 것을 기대하게 한다. 둘째로, 박 당선자는 87년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투표자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은 최초의 대통령이다. 이번 대선의 75.8%라는 높은 투표율도 인상적인데, 행여 낮은 투표율로 인해 당선자의 대표성이 폄하될 우려를 불식시켰다. 또한 진보진영이 사실상 단일화된 상황에서 이번 대선이 치러졌기에 박 당선자의 승리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는 점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정치인 박근혜는 지난 수
월요시론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행동주의적 미술치료 행동주의적 미술치료란 미술치료할때 행동치료기법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미술치료할 때 다루기 힘든 아동이 있다. 예를 들면 자폐성아동, 발달이 지체되어 있는 아동, 사물을 닥치는대로 집어던지는 아동, 잠시도 의자에 앉아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아동,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내는 아동 등은 아동과 치료사 간에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미술매체에 흥미를 갖게 하고 집중시키기가 어렵다. 이러한 아동인 경우 행동주의적 미술치료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1.인간관행동치료에 있어서는 개인의 과거 경험이 현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시인하지만 현재의 부적응행동에만 초점을 맞춘다. 과거보다 현재를 중요시하며, 증상의 발생상황과 그 증상이 어떤 조건에 유지되고 변용되어 왔는가를 명확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행동치료는 개인적인 체험인 마음이나 정신,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들어난 행동을 대상으로 한다. 즉, 불안 반응 등의 구체적인 문제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즉, 행동 그 자체를 중요시하
월요시론강병철<본지 집필위원> 짧은 인생 여행에서 앙상한 감나무 가지에 익어서 늘어지고 추위에 오그라진 마지막 감처럼 올해 마지막 31일이 달력 맨 끝에 달려 있다. 누구나 해마다 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것을 계획하고 실천하려고 한다. 그리고는 연말에 한해를 돌이켜 보며 부족한 결과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났다는 생각, 어릴 때 보다, 학창 시절보다 시간이 점점 더 빨리 가는 것 같다고 한다. 인생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짧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명제를 다시 기억해 본다. 우주 탄생 직후에 생겨난 지구의 역사를 45억년이라고 한다. 지구는 45억년을 살아왔고 과학자들은 태양의 수명이 100억년 이상이 될 것이므로 지구의 수명도 그 만큼 될 것이라고 한다. 지구 껍질 위에서 2백만년 전에 생겨난 우리 인간의 수명은 길어봤자 100년이다. 지구 나이를 4m 50cm 길이로 벽면에 표시하게 되면, 10억년은 1m, 1억년은 10cm, 천만년은 1cm, 백만년은 1mm, 100년은 만분의 1mm가 된다. 지질학을 통해 수 없이 많은 식물과 동물이 지상에 나타났다가 사라졌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인간이 지상에 처음 출연한 것이 1백만년 또
월요시론정원균<본지 집필위원> 세계 치위생 역사 100년 이끌어낸 ‘폰스’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치과위생사 양성교육을 개시한 때가 1913년이니 곧 다가올 2013년이면 그 역사가 꼭 100주년을 맞는다. 이에 미국치과위생사협회에서는 치위생의 한 세기 역사를 축하하기 위해 “100 Years of Dental Hygiene: Proud Past, Unlimited Future”라는 기치 아래 여러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65년에 치과위생사 교육을 처음 시작하였으니 오는 2015년에 뜻 깊은 50주년을 앞두고 있다. 100년 전, 세상에 없던 치과위생사라는 새로운 직종을 태동시킨 인물이 미국의 치과의사인 알프레드 폰스(Alfred C. Fones, 1869〜1938)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치과위생사라는 명칭을 창안한 것도 바로 그의 공적이다. 1869년에 미국 코네티컷 주의 브리지포트 시에서 출생한 폰스는 1890년에 뉴욕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브리지포트 시에서 개원의로 활동하였다. 폰스는 그 당시에 새로운 개념이었던 구강위생과 예방치의학의 중요성을 선각하고, 이를 대
월요시론허 택 <본지 집필위원> 불안을 트렌드로 생각하자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알랭드 보통은 저서 ‘불안’에서 “우리는 불안을 먹고 불안을 낳으며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불안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평범한 삶의 조건이고, 산다는 것은 하나의 불안을 또 다른 불안으로 바꿔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알랭드 보통이 명백하게 제시했듯이 인간 삶 자체가 불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다변화된 현대 사회구조에서는 ‘불안’에 대한 개념이 인간에게 더욱 깊게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 계발 전문가인 칩 콘리는 ‘불안 = 불확실성 × 무력감’이라는 감정 방정식을 제시했다. 즉 경제사회 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무력감이 생겨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감정 방정식으로 계산된 불안의 최대치에 도달한 경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우리나라로서는 5~6년 전부터 세계경제 불황과 맞물려 경제거품이 꺼져가고 있는 중이다. 경제전문가 대부분이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3~4%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한다. (2011년 경제성장률 3.6%, 2012년 2.4% 예상함) 경제거품 붕괴의 시대에 가장 타격을 받게 될 세대는 베
월요시론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올해도 많이 버려야 할 것 같다 세상이 인터넷으로 묶이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참으로 짧은 시간 동안에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다. 변화를 따라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적응하느라고 사는 것이 삶인가 하는 착각에 빠질 때가 많다. 사람들은 세상이 참으로 편리해졌다고 말들을 한다. 필요한 것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인터넷 브라우저 창에 자신의 언어로, 대화하듯이 질문을 써 넣으면, 알고 싶었던 것들의 대부분이 자기 앞으로 다가 오고 있고, 조금만 부지런한 마음으로 움직이면 좋은 것을 저렴하게 손에 넣을 수가 있기 때문에, 참 좋은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의 사회는, 잘 정리된 지식들이 잘 훈련된 사람들에 의해서 일반인들에게 보급이 되고 있었다. 금으로 말하자면 정련된 금, 정금이 사회에 공급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지식들을 소중히 여기고 잘 지키려고 했던 것이 과거였다. 그리고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불과 십여 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던가. ‘흙 속에 묻힌 진주’. 요새는 창고
월요시론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10)-아름다운 조화를 위해 윤리의식을 아름다움은 조화에서 생긴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에 와서는 기존 개념과 달리 모든 전통적인 사고를 일단 해체해 보려 했다. 그 결과 화음을 파괴한 소음마저 미적요소로 만들려 한다. 실제에서 음악분야가 그런 여러 방법을 시도하였으며, 문학도 문장과 의미의 해체를 통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는 별도의 문제이지만 말이다. 현재 치과계도 그런 영향인지, 해체를 넘어 파괴까지 하는 모습을 모든 면에서 보게 된다. 기존 가치를 기득층의 낡은 가치라고 부정하려 한다. 그래서 그런지 대의원 결의까지 언제나 파괴의 대상이다. 물론 그 결의가 영원토록 완전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파괴의 습관적인 행위는 신뢰를 파괴하여 불신 풍조의 만연으로 결국 무법천지를 만든다. 옛말에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다. 단회적 실수를 용납하고 다시 기회를 허용해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재판도 삼심제다. 골프에서 모리건 샷(mulligan shot)이란 말이 있다. 잘못 친 첫 샷을 동료의 허락을 밭고 다시 치는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