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권위” “이런 말을 하면 이런 능력을 가졌다고 알게 되고 그것을 개인들의 권위로 인정해 주듯이, 조직도 그 조직의 말이 다른 사람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연구와 고민의 결과로 나타나면 그것이 조직의 권위를 세우는 기본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조직의 능력배양에 우선순위를 두고 노력을 하겠습니다.”한국은행의 새 총재로 내정된 김중수씨의 이야기이다. 흘려 읽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 이야기이고,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우리 사회를 보면 이 말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이 보인다.사회의 각 영역에서 합의된 권위가 없이 사회질서는 유지되기가 어렵다이런 점에서 권위는 질서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사회의 질서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권위는 신뢰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생각이 된다고 말하는 이유는, 나 자신이 그러한 것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해 본 바도 없는, 치과의사로서 생각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저명한 사회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신뢰가 깨어진 사회는 비용이 증가한다”고 그의 저서인 ‘트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베이비 붐 세대 치의, 주눅 들지 마라 기다려지는 모임 중에 고교 동창들과 토요일 오후에 하는 테니스가 있다. 실력이야 군의관때 하던 가락으로 하는 것이지만 즐기다보면 삼십대로 돌아간 듯하다. 그런데 질펀한 저녁식사 후 그전에는 이차로 이어지던 것이 이제는 첫 월급 탄 아들이 맥주를 쏜다고, 대학생 딸이 피자를 사오랬다고 집들을 일찍 들어간다. 그리고 하나 둘 친구의 직업을 모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막연히 이들이 과거에는 천여 명의 병사를 호령하던 연대장이었고, 온갖 그릇을 팔러 미국을 휘돌아다니던 비즈니스맨이었으며, 공기업의 유능한 부장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딱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기가 미안한 시점이 된 것이다. 동창들은 소위 베이비붐 세대(전쟁 후 1955년부터 1963년까지 태어난 사람)의 첫 주자로 은퇴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 콩나물 교실에서 2부제 수업을 했으며 치열한 입시전쟁을 뚫고 중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대학 때는 유신 반대, 신군부 반대 데모로 휴교도 경험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아버지 세대의 권위에는 못 미치고, 다음 세대인 386세대의 말빨에는 못 당하
월요 시론 김신 <본지 집필위원> 의료시장의 유연성 국제학회에서 우연히 만나 안부 교환 수준으로 알고 있는 유럽의 치과대학 교수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자신이 재직해 왔던 치과대학이 폐쇄되는 바람에 옮겨갈 다른 치과대학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유럽에서는 상당수 치과대학과 병원이 학부교육 과정은 폐쇄하고 진료, 연구, 또는 advanced course의 교육기관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네 생각으로 이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날벼락 같은 일일 터인데, 그는 오히려 담담하였다. 더구나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다. 정작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에게서 대학 폐쇄의 불공정성에 대한 저항의식이나 억울함의 기색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매스컴을 통하여 우리들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Labor flexibility)이라는 용어를 익히 들어왔다. 이것은 외부 환경변화에 인적 자원이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배분 또는 재배분 되는 노동시장의 잠재력 또는 그 가능성을 의미하는 경제용어이다. 기업주는 원하면 언제든지 기업의 몸집을 키웠다 줄였다 할 수 있어야 경제적 상황의 변화, 특히 위기에
월요 시론 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꿈꾸는 소녀-김연아와의 동거를 추억함 한 소녀를 보았다. 하얗고 가냘프고 사뿐사뿐 걸어다니는, 그러나 강단있는 눈빛의 소녀를. 처음에는 발레리나인 줄 알았고 운동을 한다 길래 체조선수인가 했었다. 2006년 여름, 남편의 배려로 잠시 병원을 접고 친정식구들과 캐나다를 일주여행을 한 적이 있다. 서부 끝 빅토리아에서 시작한 여행이 밴쿠버를 지나 록키를 넘어 토론토에 이르렀을 때쯤 우리 가족은 숙박비를 절약하기 위해 토론토 변두리의 저렴한 한인 민박집에 머물기로 했었다. 그 집에는 정말 다양한 한국 사람들이 있었는데 우리 같은 여행자는 물론이요 아이들 조기유학을 위해 잠시 다니러 온 부모, 막 이민을 와서 미처 집을 구하지 못한 초보 이민자들, 이민 후 사업실패로 집을 날리게 된 사업가까지 사연은 다양할망정 하나같이 저렴한 주거지가 필요한 사람들이 잠시의 동거를 하는 소박한 공간이었다. 그곳에 소녀가 엄마와 단 둘이 머물고 있었다. 민박집 주인은 “한국에서는 그래도 전국체전에서 1등 하는 실력”이라 평했고, 옆방 사람은 “2층 넓은 방에 있다가 경제사정 때문인지 1층 문간방으로 옮겼다”고 귀
월요 시론 김재성 <본지 집필위원> 梅一生寒不賣香 이제 3월, 새로운 봄이 시작되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이 갑작스레 닥친 꽃샘추위는 몸과 마음을 움츠려들게도 하지만 이런 날씨가 지난 겨울의 미진한 것들을 돌이켜 보게도 하고, 더구나 때 아닌 춘설이 내려 눈발 날리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니 불현듯 매화의 내음을 떠오르게 한다. 매화는 사군자의 하나로 그 중에서도 으뜸의 자리에 있으며, 만 가지 꽃을 거느리는 꽃의 제왕으로 칭송되는데 그 매화에 관한 글로 梅一生寒 不賣香 (매일생한 불매향)이라는 구절이 있다. “매화는 평생 추위에 떨어도 향기를 팔지 아니한다.”는 뜻이 담긴 글로 조선의 학자 신흠(申欽)이 쓴 “野言”에 나오는 칠언절구의 한 대목인데 이는 선조의 사돈이었고 인조반정의 중심에 있었던 그가 진정 그렇게 살았다는 건지, 아니면 그렇게 살고 싶었다는 것인지는 정확하게 확인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청빈한 삶을 살았던 그의 글귀가 지금의 나에게도 가슴에 와 닿는다. 사군자와 세한삼우, 즉 매화, 난초, 국화, 그리고 대나무와 소나무를 일컫는 말로 이들이 생긴 모양이나 생활 습성이 고상하고 고결하며 절개가 있어 선비들이 가까이 하
월요 시론/이무건 <본지 집필위원>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 의무화 유감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 의무화를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이 2010년 2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애초 복지부가 만든 시행령에 따르면 의료기관 개설자는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그 가격을 적은 수가표를 식당의 메뉴판처럼 만들어 환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비치토록 했다. 여기에 더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비급여 진료비용을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공지해야 하며 진료기록부 사본, 진단서 등 제증명수수료 비용도 접수창구 등 환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게 했다. 만일 개정안에 명시된 의무사항을 위반할 경우에는 시정명령과 함께 벌금 300만원 및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받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제도의 시행을 며칠 앞둔 1월 하순경, 의료인들의 강력한 반발과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의결에 따라 복지부에서는 이 시행령 중 상당 부분을 개선했다. 그 개선안은 비급여 진료비용을 고지할 때 매체를 책자 등으로 다양화시켰으며, 인터넷 초기화면에 가격을 공지하지 않아도 되게 했다. 비급여 대상의 항목과 가격을 기재한 책자의 경우 환
월요 시론 배광식 <본지 집필위원>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기념일에 관해 현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광복 직후 조선치과의사회가 창립(1945.12.9)하여, 대한치과의사회로 명칭을 변경(1949.5.29)하였고, 1952년 3월 16일 국민의료법 제 53조에 의거해 법정단체인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되었다. 이후 30여 년이 지난 1981년 4월 25일 경주보문단지에서 개최된 제 30차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서울지부 및 군진지부가 공동으로 ‘치협 창립기념일 제정안(일반안건 제 16호)’을 상정하여 창립기념일을 1921년 10월 2일 조선치과의사회(상기와 동명이나 해방전 단체) 창립총회일로 할 것인지, 6월 9일로 할 것인지 등을 논의하여 10월 2일로 제정한 바 있다. 그동안 별 이의 없이 지내오다가 2004년 8월 협회사 편찬위원회에서 창립기념일에 대한 재검토 의견이 나왔고, 이듬해 대의원 총회에서 언급된 바 있으며, 2008년 말 협회사 편찬위원회에서 변경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 되어 2009년 제 58차 대의원 총회에 변경안이 상정된 바 있다. 미래에의 정확한 방향설정과 굳건한 발걸음은, 역사의 진실에 충분히 맞닿아 있을 때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아무리 엣지있게 교정 잘하더라도 “ 아저씨… 저, OO인데요…”진료 중 받은 오촌 조카의 급작스러운 전화에 아무리 오래간만이라도 어려서부터 각인된 혈육의 음색이 친숙하다. 쌍둥이로 태어나서 예쁜이로 온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고,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어려서 이대입구에 있던 조카의 집에는 미제과자가 끊이지 않았고 그 당시는 귀하던 크리넥스 화장지를 물 쓰듯 했으며 나에겐 방의 침대가 생소하기만 했다. 그런데 뒤늦게 교정치료를 받고 여러 문제가 생겼단다. “ 아니, 네가 교정을 할 정도가 아닌데. 미리 의논이나 하지~” 증상을 줄줄이 이야기 하는데 아무래도 너무 황당하고 장황되어 직접 한번 오라고 했다. 조카를 본 것이 이년 전인가. 집안 경사에도 참석 못할 정도로 몸이 안좋다기에 일요일 오후 잠깐 들렀었다. 어둠침침한 좁은 저층 아파트. 늦더위가 한창이었는데도 발이 시리다고 털양말을 신고 화장기 없는 하얀 얼굴로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류마티즘으로 여기저기 관절마다 아팠는데 그래도 이젠 많이 나았다고. 말 없이 주스를 내온 딸이 오랜 병간호에 성숙해진 듯 오히려 더 듬직하게
월요 시론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올해도 사랑으로 임하자 요즈음 젊은이들이 좋아하고 열광하는 공연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 시절엔 그런 모습이었나를 생각해 본다. 지금의 젊은이들만큼 온 몸으로 열광하지는 않았지만, 속 마음은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당시의 좋아했던 가수의 음반들을 지금도 가지고 있고, 때때로 듣고 있는데, 그 시절의 추억이 은은하게 마음 속을 울리곤 한다. 음악이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큰 것 같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클래식음악은 작곡된 지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며, 여러 연주자들에 의해서 연주되고 있다. 그런데 요새의 젊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노래들의 수명은 너무도 짧은 것 같다. 과거에 비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기법들도 발달되어 있고, 전달수단도 훨씬 발전되었는데, 작품의 수명은 오히려 줄어 들었다. 더욱이 어떤 음악은 한번 연주되고서는 영원히 들을 기회가 없어지기도 한다. 왜 그럴까.내 생각에는 진실성에 있는 것 같다. 오랜 생명을 가지고 지금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는 클래식 음악들은 작곡가의 마음이 오로지 그 자체에 심취하여
김 신 <본지 집필위원> 장애아동의 부모가 되어 보자 말의 뉘앙스가 좀 이상할지 모르나, 이것은 장애 아동을 가진 부모의 입장이 되어보자는 뜻이다. 장애아동에 대한 복지정책이 과거에는 격리 수용, 특별 교육 위주였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 소위 각심학원, 복지원이라는 기관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적인 개념에서는 이들을 격리하여 특별 대우할 것이 아니라, 비 장애인과 함께 일상생활을 하도록 하여 사회로 복귀시키자는 생각이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고도의 장애인을 제외하고는 비 장애인과 함께 살 수 있는 사회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집앞의 보도 블록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단추에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이미 들어와 있다. 사회가 이들에게 비 장애인과 함께 살 평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궁극적인 복지이고 그 판단에 기초한 당연한 사회적 비용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은 장애 아동이 엄마의 손을 잡고 개인 치과의원에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이 가진 치과적 문제에 골몰한 나머지 부모와의 의사소통에 상대적으로 소홀해 지는 경향이 있다. ‘장애인 치과학’ 하면 의례히 장애인들이 가진 치과적 문제점을 연상
김할머니의 죽음 월요 시론 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우리 사회에 처음으로 존엄사에 대한 공개논쟁을 불러왔던 김할머니가 지난해 6월 인공호흡기를 떼고 나서 201일간 생존하다가 새해가 밝은지 열흘만인 10일 오후 2시 57분, 별세했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권리’에 관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온 국민의 관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내셨던 분은, 추운 겨울의 한가운데 날씨가 잠시 풀린 어느 일요일 오후에, 가족들 곁에서 임종을 맞았다. 혹자는 나름대로 김 할머니에서 비롯된 연명치료 중단 논란이 우리 사회에 연명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까지 이어지는 긍정적 성과를 냈다고도 하고, 일각에는 여전히 존엄사란 인간의 의술로 일단 살려 놓을 수 있는 이를 그냥 죽게 내버려두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1997년, 보호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 환자를 퇴원시킨 의사에게 2004년, 대법원이 ‘살인방조죄’를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한 ‘보라매 병원 사건’에 비하면 존엄사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이미 많이 성숙했음을 느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