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조직·발생생물학 교실에서 학생 연구원으로, 2021년 전국치대 학생학술경연대회에서 치주인대세포 면역반응 연구를 바탕으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공부와 연구를 병행한 제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고자 글을 작성했습니다. 우선,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본과 1학년 때 수강한 “악골과 경조직” 수업에서부터였습니다. 이 수업에서는 뼈의 발생과 병리, 치조골과 일반 경조직에서의 차이점을 배웁니다. 자유 레포트 과제로 총의치 환자의 치조골 재흡수에 대해 탐구했는데, 힘이 가해지면 더 많은 골 침착이 일어난다는 Wolff’s Law의 일반적인 원칙에 모순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김홍희 교수님께 관련된 교정학, 정형외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상의드리다가 연구를 직접 해보자는 결심을 했고, 본과 1학년이 끝나는 겨울방학 때부터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10-10 프로젝트에서 지원하는 학생 연구비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실험 관련 인건비와 식비, 연구비를 지원받았습니다. 학생 연구원들은 실험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사용하는 시약 비용도 만만치 않아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기 위해 연구지원금을 적극적으로 알
지난 2년동안 나는 ‘함께아시아’라는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함께아시아는 외국인근로자에게 무료로 치과진료를 지원하는 봉사단체다. 치의학대학원 학생이 아니었을 때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제는 깊은 인연이 되어 나름 의무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치의신보에 칼럼을 올리게 된 계기 또한 함께아시아 때문이니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봉사라는건 생각할수록 복잡하다. ‘봉사라는건 뭘까?’ 라는 질문부터, ‘봉사활동을 하면 착한 사람인가?’, ‘치과의사라면 봉사의 의무가 있나?’라는 질문까지, 생각할수록 추상적이고 복잡할 뿐이다. 가끔은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봉사를 “해주는” 사람’이라고 여기게 될 때도 있다. 이 곳을 찾아오시는 환자 분들을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마음이 들 때면 죄책감이 들면서도 솔직히 종종 그런 내 모습에 취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때에는 누구를 위한 봉사활동인지 헷갈린다. 나를 위해서, 내가 기분 좋자고 하는 활동 같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이따금은 이런 생각도 든다. 봉사를 하는 사람은 착한 사람일까? 나는 매주 봉사활동을 하니까, 적어도 다른사람보단 착한 사람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봉사
■ 고해상도 파일은 아래 PDF 첨부파일 클릭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이용권 원장 ·청주서울좋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instagram@omfs.lee e-mail : denlyk@naver.com
삼일절이 다가오고 있다. 몇 해 전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3.1운동’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일운동’을 ‘삼쩜일운동’으로 말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농담조로 말했다면 모르지만 진짜로 그 중학생이 ‘삼일운동’에 대해서 잘 모르고 ‘삼쩜일운동’이라고 말했다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문제를 제기했던 기사 내용이 기억난다. 이와 비슷한 일은 우리나라 치과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구강검사 시 ‘삼십일번 치아’가 변색되었다고 표시할 때, ‘삼십일번 치아’는 어떤 치아를 가리킨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나라의 많은 치과의사들은 서슴치 않고 ‘삼십일번 치아’는 ‘하악 좌측 중절치’라고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치아표기법 중 세계치과의사연맹(FDI)에서 규정한 two-digit system을 사용하여 ‘하악 좌측 중절치’를 ‘#31’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치의학교육은 초기에는 미국 치과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여겨진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치아에 대한 표기법으로 1947년에 Zsigmondy/Palmer 표기법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그 이후 키보드 사용 시 Zsigmondy/Palme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강화할까요? 철학자의 어깨 위에서 함께 고찰해 볼까 합니다. 20세기 러시아 출신 철학자 아인 랜드(Ayn Rand, 1905-1982)는 모든 인간은 타인이 세운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이기주의(利己主義, egoism)를 옹호합니다. 이기주의는 우리 사회에서 다소 부정적으로 교육되어져 왔지만, 이는 휴머니즘(humanism)에 기반한 개념입니다. 휴머니즘은 철학적 사유의 근원으로서 인간내에 실재하는데, 각 인간이 가진 능력과 성품을 존중하고 인간이 가진 현재의 소망과 행복을 귀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사실, 인간이 자기를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은 자연스럽고 이성적입니다. ‘이성적 이기주의’의 렌즈를 거치면, 모든 행동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평가됩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은 어려움에 처한 타인이나 동물을 도우려는 도덕적 충동을 전혀 느끼지 않으면 ‘사이코패스’라는 것입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 BC428- BC348)의 말처럼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작은 폭군’이 숨어 있어 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나를 살펴보는 타인의 존재, 사회적 비판이 필요하다고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외국에서 DIY 투명교정 치료, 그러니까 회사가 환자에게 직접 투명교정 장치를 보내주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보아하니, 의료법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고 하나 비대면 의료가 확대되는 추세에서 의구심이 듭니다. 미국에서 해당 서비스가 자리 잡았다면, 국내에서도 확
저 위에 오르면 무엇이 있을까? 저 위에 앉으면 무엇을 보게 될까? 내 소망과는 다른 것이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내 의도와는 다른 방향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옛 시간에 안주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몸짓으로는 계속 미끄러지기만 할뿐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거나, 보이지 않는 것을 얻고 싶을 때에는 두려움에 앞서, 손익계산에 우선하여, 먼저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저 위에 올라도 나를 잃지 않을까?’ 자기 믿음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오를 수 없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몸에 힘을 빼야 비거리가 늘 듯, 과거와 지금의 나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빼야합니다.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위치에 있거나 뚜렷한 목표가 있는 조직이라면, 나보다 너와 우리를 우선시하는 미덕이 더 높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지 않습니까? 나를 높이기 위해 너를 밀어내지 않아도, 우리를 위해 준비된 [같이] 앉을 자리는 이미 충분합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속담이 빈말임을 믿습니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
광복회는 대한민국 독립유공자 및 그 유족 후손들의 결성 단체로, 대규모 국가보조, 민간 기부 등 사업비가 운영되는 보훈단체이다. 광복 후 오랫동안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원호)제도를 마련치 못하다, 5.16 군사혁명(군사정변) 이듬해인 1962년에서야 독립유공자에 대한 훈·포장이 수여되고, 1965년에 생존 독립유공자나 독립유공자 유족·후손이 모여 사단법인 광복회를 결성했다. 그 후 1973년 「원호대상자단체설립에관한법률」에 의해 사단법인 광복회가 법률상 법인으로 간주되며, 정부 지원이 가능해졌고, 현 광복회 설립 근거 법률은 「국가유공자등단체설립에관한법률」이다. 1981년 민족대표 33인 중 최후생존자 이갑성 옹 타계후, 매년 정부 주관 3·1절 기념식에서 기미독립선언서 낭독을 광복회장이 하고 있다. 그 21대 광복회장이 올 2월 16일 이후 공석이다. 좌편향 발언, 친북 반미 노선 등 광복회 전통의 정치중립 위반 논란과 현직 장관에게 독립운동가 최재형상 시상 등 정치활동 논란에 휩싸였던 광복회장이 광복회 사유화 및 횡령 등 비리행위로 사퇴하였기 때문이다. 가장 명예롭고 청렴해야할 광복회장의 극단적 염치없음은 어느새 염치없는 사회가 되어있는 현 대한민국을
새 학년을 앞둔 2월이면, 으레히 2학년 총대? 학생이 찾아와 면담을 요청한다. 새 학기 수업에 필요한 교재와 준비물, 전달 사항을 미리 확인하려는 것이다. 어떤 분들에겐 총대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릴 수 있겠다. 필자의 출신 대학에서는 과대(과 대표의 줄임말)라고 했고, 학기별로 선출했으나, 필자가 근무하는 이곳 대학에서는 총대라 부르며, 임기는 해당 학년 전체 기간이다. 총대라는 말이 총 대표의 줄임말로 추측되지만, 개신교 각 교단의 총회의 대의원을 일컬을 때도 사용되는 표현이라고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2학년 총대가 찾아왔고 1학기 예방치과학 강의 및 실습 수업 계획과 교재 정보를 전달해 주었다. 총대에겐 긴장된 첫 만남이겠지만, 매년 새로운 총대를 만나는 필자에겐 또 다른 인연의 첫 만남인 것이다. 총대를 처음 만나면 항상 묻는 질문이 있다. 왜 총대를 멨는가? 이 말 뜻 그대로, 아무도 나서서 맡기를 꺼리는 공동의 일을 대표로 맡은 이유를 물은 것이다. 필자도 대학생 시절 2학년 1학기 과대를 맡은 적이 있지만, 지금 그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면, 할려는 사람이 딱히 없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학창시절 반장 한번 못해본 아쉬움의 발로였다. 이 질문에 총대
60년대에 태어나서 70년대와 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내고 90년에 치과대학을 졸업한 후에 서투른 손으로 환자를 보기 시작한지가 벌써 30년이 훌쩍 지난 때를 살고 있다. 매일의 일상이 된 병원 출근과 진료 속에서 지내면서는 내 나이를 실감하지 못하다가 코로나 시국이라 비록 온라인으로 모이긴 하더라도 치과모임에서 이제는 치과계에서 선배님들 보다는 후배님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알고 있던 지식들은 이제 세월이 흘러서 구식이 되어버리고, 최신의 지견을 익히려면 몸과 마음이 잘 따라가지를 못하는 것을 체감하면서 한숨을 쉴 때도 있다. 비단 치과적인 것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그러하다. 예를 들면 요즈음 화두인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의미한다고 한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단지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치과 관련 콘텐츠로 유튜브 영상을 올린 지 벌써 햇수로 5년이 되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 정말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는데, 특히나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과 고민 상담이 정말 많다. 아무래도 사회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몸이 힘든 것보다 관계가 힘든 것 같다. 나는 천성이 좀 찌질하다. 쉽게 생각이 많아지고 혼자 그 굴레에서 오해하고 상처받으며 벽을 치는 스타일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보통 내가 눈치로 느껴지는 분위기들이 대부분 파고 들어보면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어느 순간부터는 ‘촉’이라는 것이 오면 ‘확신’으로 바뀌면서 상처받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더 눈치 없는 척을 하고 상대가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한 내 느낌을, 내 촉을 모른 체 하는 편이다. 그게 확실해지는 순간 ‘아… 역시. 아… 결국….’ 혼자 무너지기 때문에 들어도 못 들은 척, 봐도 못 본 척, 알아도 모르는 척을 많이 한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 방어적이다 보니, 이로 인해 상대방을 상처 준 적도 있는데, 내가 3년차 때의 일이었다. 그때 갓 들어온 1년차 후배가 참 예쁘고 애교도 많고 일도 잘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나는 그간 내가 관계에 대해 먼저 다가가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