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학자의 ‘졸업 60주년’은 특별했다.
올해로 졸업 60년을 맞은 김명국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가 지난 3월 28일부터 30일까지 동경도 무사시 사카이에 있는 일본의과대학 분교·일본수의생명과학대학에서 열린 제123회 일본해부학회 총회 및 학술대회에 참석했다.<사진 1> 귀국 후 4월 19일과 20일 경북치대에서 개최된 제41차 대한구강해부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직접 연자로 나서 발표하기도 했다.<사진 2>
김 명예교수가 다녀온 일본해부학회는 1893년에 창립됐으며, 의학, 치의학, 약학, 수의학, 간호학, 공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회원 23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학회의 특징은 특별강연의 경우 외국 저명 학자 대신 학회 회원이나 자국 내 대학, 연구소의 교수를 초청해 구연은 줄이고, 포스터 발표로 유도, 다양한 주제의 심포지엄을 마련해 학술대회를 활성화 하는 한편 선택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토론의 장을 만드는 경향을 보였다는 게 김 명예교수의 설명이다. 또 워크숍에서는 대학의 사명인 교육, 연구 및 진료의 하나인 해부학 교육을 다뤘다. 학술대회 구성은 특별강연 3개, 심포지엄 21개(치의학분야 1개), 워크숍 5개(치의학분야 1개), 구연 86연제(치의학분야 13연제), 포스터 발표 397연제(치의학분야 28연제), 학생 세션(구연) 54연제, 기업 Luncheon 세미나 4개, 시민 공개강좌, 기자재전시 및 도서판매, 간친회 등으로 이뤄졌다. 총 483연제(구연 및 포스터 발표) 중에서 치의학 영역은 41연제가 발표됐다.
김 명예교수는 “일본에는 구강해부학회가 없다. 금년 학술대회에는 29개 치과대학 중에서 17개 치과대학이 참여했으며 등록인원 수는 1300명”이라며 “특히 2019년도 제124회 일본해부학회 총회 및 학술대회는 일본치과대학 니가타 치학부 주관으로 개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 포스터 발표 도입·이식학회 인준 등 족적
이 같은 김 명예교수의 유난한 열정은 지난 세월 그가 국내 치의학계에 남긴 흔적과 맞닿아 있다. 1980년부터 1982년까지 치협 학술담당 부회장을 역임한 김 명예교수는 1980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치협 제32회 종합학술대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첫 도입했다. 목수를 불러 치협 1층 로비에서 포스터 판 20개를 제작한 일화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특히 치과 임플란트에 대한 인식이 엇갈리던 1980~81년 당시 대한치과이식학회(현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의 학회 인준안이 치협 정기이사회를 통과해 정식으로 가입 인준되는 과정에서도 학술담당 부회장인 김 명예교수가 논의의 무게 중심을 다잡았다.
김 명예교수는 43년간의 공직 재임 기간 동안 서울치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국제치과연구학회(IADR) 한국지부 회장, 대한해부학회장, 한국전자현미경학회장, 대한체질인류학회장 등 치과계 및 범 의료계 주요 학회의 수장을 지냈다. 퇴임 후에는 미국, 독일, 일본 등 국내외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임상 및 국소 두경부 해부학’, 2017년에는 ‘머리 및 목 해부학’의 개정판을 낸 바 있다. 현재는 80대 중반의 나이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졸업 후 지난 60년 세월이 한결 같았던 그의 행보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