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빠 음빠 음빠빠 ~ 어여뻐라 그처녀.
스페인 바로셀로나 인근 깔레아에서 고향의 봄이 아카펠라로 울려퍼졌다.
어렵사리 섭외한 끝에 호텔식당 한쪽에서 연습을 마쳤는데 단원 몇분이 눈가를 손으로 닦는 것이었다. 알 수 없이 밀려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노라 했다.
그랬을 것이다.
1년여 전에 깔레아에서의 코스타 바르셀로나 참석을 결정한 후로 그 흥분도 잠시, 한국을 표현할 수 있는 곡을 선정하고 출발 할 때까지 긴 여정 동안의 노력과 무대에 설 긴장감이 더 해졌을 것이다.
단원 20여명과 지휘자, 반주자, 합주를 하는 명창, 단원들의 가족과 게스트 원장님들이 함께 한 합창제 여행을 시작했다.
토요일 늦은 밤에 출발해서 거의 20 여 시간만에 마드리드에 도착했을때의 첫 느낌은 맑은 공기를 한국으로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스페인의 옛 수도인 톨레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식당에 도착해서 첫 점심을 하며 스페인스러움을 만끽했다.
톨레도 대성당 가는 길 양옆의 건물위로 긴 천을 걸어 길을 안내하는 친절함과 그것 마저도 예술 작품으로 만든 그들의 감각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음날엔 아베(스페인 고속열차)를 타고 세비야로 이동했다.
버스로 7시간 30분 거리를 기차로 2시간30분만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정말 운 좋게도 우리 일행만 탑승한 기차칸에서 휴대용 건반의 반주에 맞춰 합창연습이 더해졌다. 지나가는 외국인 승객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엄지손을 치켜보이기도 했다.
창밖으로 끝도없이 펼쳐지는 올리브 밭을 보며 고향의 봄, 아름다운 금강산을 들을 수 있는 귀호강, 눈호강하는 명품여행은 누구도 감히 생각지 못했던 그림이었다.
세비야 역에 도착하니 라일락향기가 진동을 했다.
며칠전에 동네를 걷다가 라일락 향에 코를 실룩거리며 그 자리를 맴돌고 떠나질 못했었는데….
와우! 시야 끝 닿는데 까지 가로수들이 라일락이었다. 깊이 심호흡을 해서 폐 깊숙한 곳까지 라일락향을 구석구석 보냈다.
돌아가면 조금씩 꺼내서 음미해야지 하는 욕심으로….
론다에서 본 누에보다리 저쪽 끝에 있는 헤밍웨이의 노란 집과 다리의 조화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많은 이들이 손꼽을 만한 충분히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베이글 속살같이 쫀득쫀득하게 속이 꽉찬 뭉게구름과 파란하늘과 바람과 햇볕이 멋드러지게 어우러진 피카소의 고향 말라가에서는 하늘을 자꾸만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
알함브라 궁전이 있는 그라나다에서의 시간은 여유있는 일정으로 다시 한번 꼭 가봐야겠다는 아쉬움을 갖게 했다.
느린 걸음으로 산책로 곳곳을, 정원 곳곳을 가까이 다가가서 온 몸으로 느껴보고 싶은 아쉬움이 컸다.
그라나다에서 합창제가 열리는 바르셀로나 까지 비행기로 이동했다.
드디어, 깔레아 도착 !
짐을 풀고 바삐 움직이는 단원들에게는 조금씩 긴장감이 느껴졌다. 불가능을 가능케하는 한국인의 힘을 보여주며 연습장소와 시간을 기적적으로 확보해 연습도 했고 저녁엔 14개국 중 첫날 공연한 팀들의 연주를 감상했다.
숨죽여 연주를 듣다가 어깨를 들썩거리다가 연주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며 박수와 환호로 합창단과 호흡을 같이 하기도 했다.
합창제 둘째날 아침에 본 공연에 앞선 짧은 연습에서 단원들의 눈물샘이 터지고 만 것이었다.
멀리서 지켜보던 가족도 같이 뭉클했던 순간이었다.
시청광장에 전체 참가팀들이 모여 퍼레이드를 시작했는데 단연코 우리 ‘무지카덴탈레’의 인기가 최고였다.
한복으로 멋을 부린, 한국인 임을 한껏 뽐낸 태극선을 든 단원들과 가족들에게 사진 촬영 제의가 계속되었다.
k-pop의 영향인지 외국 소녀들이 “안아줘요, 예뻐요” 서툰 한국말을 하며 우리 주위를 맴돌았다.
국가대표가 되어 국위선양을 하는 맘으로 사진촬영에 응해주었고 머뭇거리는 외국인들에게는 먼저 사진 찍자며 다가가기도 했다.
조희정 전주 이호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