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진국들이 무면허 불법 치과 시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싼 진료비와 치과 보험의 제한 등 치과진료 자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미국의 경우 이 같은 불법 진료가 최근 성행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 남자는 임플란트 시술을 원하는 환자들을 멕시코로 데려가기 위해 가명을 사용했다 적발됐다. 그는 치과의사 면허 기한이 만료된 지 10년이 넘은 상태였다.
애리조나의 두 여성은 면허 없이 진행한 치과 진료에 대해 수천달러를 불법으로 청구했으며, 뉴저지 주에 사는 두 남자는 심한 구강 내 감염증을 앓고 있는 한 여성에게 치과 진료를 하다가 체포됐다. 버지니아에서는 불법 치과 치료를 받은 후 생명을 위협하는 혈액 관련 질환에 걸린 환자의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저소득층을 노린 무면허 진료의 실상은 더 참혹하다. 수십 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의 치아를 뽑고 충치치료를 하면서도 엑스레이를 찍지 않은 것은 물론 진통제조차 사용하지 않은 사례를 언론들이 일제히 고발하면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 이민자 출신 무면허 진료 잇따라 ‘철퇴’
이민자 출신 치과의사의 무면허 진료 역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자신의 집에서 불법 치과진료를 일삼아 오다 적발된 우크라이나 출신 치과의사 이민자의 사연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캐나다 사회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요약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불법진료행위로 적발된 바 있는 이 이민자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치과의사 면허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캐나다로 건너 온 이후에는 번번이 영어 자격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불법 진료를 이어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도 중남미 출신 치과의사들이 면허를 받지 않은 채 불법적인 의료행위를 하는 사례가 만연하고 있다. 비용과 장소 등의 한계로 인해 올바른 진단은 물론 안전한 시술과정과 사후 처치 등은 사실상 뒷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들이 겪는 부작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하지만 치과의사 출신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트레이닝을 받고,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 것보다 지금처럼 은밀하게 무면허 진료를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지 치과의사들은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특히 ‘치과의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치과의사가 정식 면허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온라인을 통해 확인하도록 유도하고 나아가 무면허 치과 진료의 위험성을 환자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지역 치과의사회 등을 중심으로 불법 치과 진료 사례에 대한 증거 수집을 통해 지방 정부에 적극적인 처벌을 촉구하는 한편 저소득층 거주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비영리 치과 진료소를 설치 운영하며 치과 문턱을 낮추는 등 불법 진료와의 ‘전쟁’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