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바라본 삶의 단상을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오지연 원장(서울치대 동창회 부회장·오지연치과의원)이 치의신보에 지난 2016~2017년 연재한 칼럼 ‘오지연의 Dental in n out’의 글들을 모아 최근 수필집 ‘모전교를 내다보는 고양이’를 출간했다.
‘모전교를 내다보는 고양이’에는 본지에 게재한 수필 34편을 비롯해, 오 원장의 과거 신춘문예 수상작, 치과계 타 언론매체에 게재했던 글들이 함께 실려 있다.
촉망받던 작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오 원장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글쓰기를 배웠고, 학창시절부터 치과의사가 된 후에도 여러 글짓기 대회에서 입상하며 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1997년 런던 체류 중 영국 한인 신문 ‘UK LIFE’가 주최해 공모한 신춘문예에 수필 ‘E.T를 위하여’가 당선된 바 있으며, 1999~2000년 국민일보에 ‘여의도 에세이’ 코너를 연재하기도 했다.
이번 수필집에도 실려 있는 신춘문예 수상작 ‘E.T를 위하여’에서는 한국에서는 그토록 엄격하고 효율적인 삶을 강조하곤 했던 오 원장의 어머니가 이국에 머물고 있는 딸을 찾아 와서는 누구보다 여유 있는 삶의 자세를 보여줬던 일화를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삶을 대하는 자세, 여유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 뿐 아니라 자신의 문화적 경험, 만났던 환자, 일상의 단면을 소재로 다양하게 펼쳐내는 오 원장의 수필은 섬세하고 재치있고, 깊이 있다. 일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작가의 모습이다.
오 원장은 수필집을 출간할 마음까진 없었지만 딸의 권유로 이번 출판을 결심했다고 한다.
오지연 원장은 “처음 치의신보에 칼럼을 기고할 때 ‘글의 질도 중요하지만 마감시간 만큼은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다행히 마감시간을 어긴 적이 없고 기고를 끝마칠 때 내 이런 마음을 알아봤는지 편집자에게 ‘항상 성실하게 마감시간을 지켜줘서 감사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뿌듯했다”며 “책이 출간되고 20년 이상 차이나는 대선배 분들이 어떻게 아셨는지 축하연락도 해 오고 책도 받아볼 수 있겠느냐고 말씀해 황송하고 굉장히 뿌듯한 마음이다. 좋은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