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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번째 이야기
봄의 명상
김재익 / 금치과의원 원장

아지랑이가 수없이 가물거리며 대지 위를 올라간다. 봄이 시샘이나 하는 것 처럼…. 몇 일 전만 해도 강원도에 폭설이 내리고 교통이 두절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계절은 변함없이 다시 찾아오는 우주의 섭리인가 보다. 얼마전 온 국민의 가슴을 태우고 숯 덩이로 만들었던 대구 지하철 사고, 정치·경제 불안에다 북한 핵 문제, 바깥으로는 이라크 전쟁 위협까지 어디하나 숨 고를 시간 없이 흘러나오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이제는 만성이 되었는지, 마취가 되었는지 우리의 신경을 완전히 마비시켜 모든 것을 무감각하게 만들어 버리고 이제는 핵전쟁이 난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우리를 보고 외국 언론에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국민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우리의 현실 속에서 살아보면 그런 대로 재미있는 일이 있으니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은 봄이 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상으로 돌아와 가만히 생각해보면 너무 ‘빨리’만을 외치면서 앞만 보고 뛰어온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봄이 왔다. 겨울을 이겨낸 공원에도 절망에 빠졌던 지하철 위 도로에도 가족을 잃고 고통과 슬픈 마음속에도 아지랑이는 피어오르고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새봄이다. 모든 고난과 고통은 잠시 묻어 두고 쉬면서 잠시 뒤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새싹으로 피어오르는 봄이다. 오늘따라 유난히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져 차 한잔을 들고 앞들의 공원을 내려보다가 벚나무 가지 위에 잠시 눈이 멈춘다. 가지에는 봄 준비가 다 된 꽃망울이 맺혀 있는 것을 보니 올해의 꽃 소식은 작년보다 일주일 빠르다는 것이 피부로 다가오는 것 같다. “삼라만상은 인간의 관심 가운데 다시 태어난다.”는 말이 생각난다. 나무가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혹한을 이겨내는 인내가 있어야 하듯이 모든 사물은 따뜻하고, 애정에 찬 눈빛으로 바라볼 때 만물은 여기서 생기를 찾고 희망의 꽃을 피운다. 이를 인간 관심의 울타리 안으로 이동시켜 보면 모든 이를 따뜻한 사랑으로 포옹하고 진정 평화와 조화를 이루고 보람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겨우에 바빴던 일손을 잠시 멈추고 진료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전국의 치과 가족에게 봄의 소리와 희망의 꽃다발을 선사하며 봄의 명상에 잠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