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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추천도서-감옥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다산 정약용은 18년간의 긴 유배 시절에 경학과 경세학 등 50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을 남겼습니다. 저술 분야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방대하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치밀하지 않은 게 없어서 더 놀라울 뿐입니다.

 

지금의 감옥 같은 당시의 유배 생활이 그 기회를 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박식한 지식도 옥중 독서로 얻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투옥과 가택연금은 오히려 그의 지식을 증대시키는 시간이었습니다. 신영복, 황대권, 황석영 등도 감옥이 키운 작가로 불리고 있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상태는 역으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부족한 자신을 채울 수 있는 시간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간은 인간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시간들입니다. 본의 아니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활동에 제한을 받고 집안에서 감옥 같은 시간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활동 범위가 좁아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실제 감옥은 아니지만 상대적 감옥의 생활은 오히려 자신과 가족을 모처럼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모처럼 읽을 시간이 생겼습니다.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받아들이는 자아 성찰의 기회
류시화 시인이 들려주는 100편의 인생 처방 우화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더숲, 2019

 

저자인 시인 류시화는 오랜 시간 인도를 여행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직접 전해들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이 책에 엮었습니다. 우화집이라고는 하지만 우화 말고도 신화, 설화, 실화를 골고루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삶을 이해하는 법,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법, 진리에 다가가는 법을 배웠다고 말합니다. 우화집의 특징은 쉽게 읽힌다는 겁니다. 복잡한 구조도 없고 이야기의 플롯도 단순합니다.


하지만 한여름 밤 모닥불 앞에서 스치듯 들었던 이야기 같은 것들이 이상하게도 자꾸 생각납니다. 그리고 ‘아’라는 작은 탄식이 속에서 우러납니다.


이야기 속에 숨겨진 삶의 지혜와 가르침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어도 좋지만 손이 가는 대로 펼쳐서 그냥 읽어도 좋습니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올라프 하젝의 창조적인 일러스트도 곳곳에서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키스할 때마다 어쩐지 덧니 위주로 했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 거지?”
8년 만에 전면 개정해 선보인 장세랑의 첫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난다, 2019


치과의사는 덧니를 보면 보기 싫은 흉물로 간주하고 교정을 권합니다.

 

하지만 가끔 그 덧니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한때 정상 치아를 귀여운 덧니로 만드는 교정이 유행하기도 했다고 하니 미의 기준은 장소와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키스할 때마다 어쩐지 덧니 위주로 했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 거지?” 정세랑의 장편 소설은 이 소설이 열었습니다. 10년 전 첫 등단 후 창비장편소설상,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고 미디어 플랫폼 넷플릭스 러브콜을 받는 등 각종 매체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 정세랑의 첫 장편소설이 다시 다듬어져서 나왔습니다. 젊은 냄새가 풀풀 풍기는 작가의 글은 다소 판타지 같고 스릴러 같은 이 소설에서 더 빛이 납니다.

 

나처럼 나이 든 사람이 읽기에는 좀 거북함이 있을 수도 있을 법한데도 그 느낌이 촌스럽다는 느낌마저 단번에 들게 할 만큼 긴장감이 돌고 강렬한 쓴웃음을 짓게 합니다. 영리한 이 책은 젊은 사람들의 감성에 맞춰 읽어야 합니다. 꼰대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은 오히려 읽는 사람을 유치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수많은 병원 중 내 병원을 선택하게 하는 성공병원비법
죽어가는 병원을 살리고 지속적인 안정을 주는 노하우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글로메디스, 2020


바야흐로 치과 개업 포화시대입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 치과는 여지없이 생기고 한 건물에 여러 치과가 함께 있는 것도 이젠 자연스럽습니다.

 

새로운 신환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그 경쟁은 도가 지나칠 정도입니다. 환자가 수많은 병원 중에서 나의 병원을 선택해서 계속 다니게 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환자가 원하는 치료를 잘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임상에 자신이 있다고 해서 꼭 환자가 몰리고 다시 내원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치료만 잘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는 것입니다. 환자가 원하는 것 그 이상을 해줘야 합니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기대감과 일치하는 경험을 줘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에 더해서 환자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그 무엇을 더해 주어야 합니다. 환자가 반드시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병원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죽어가는 병원을 살리고, 이미 잘되는 병원에는 지속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저자 병원의 15년 환자관리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이 책은 이미 출간된 전편의 개정증보판입니다. 리더십, 공동개원 등의 이야기가 새롭게 들어가 420페이지의 양장본으로 소장가치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