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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치과 선구자 이긍호 전 교수에게 듣다

장애인도 공기처럼 소중한 치아 제대로 사용해야
“인생은 매 순간 ‘장애’로 한 발짝 다가서는 것”
장애인의 날 40주년 기념 인터뷰/이긍호 초대 장애인치과학회장

 

장애인의 날이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장애인의 날은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1981년 제정된 국가 기념일로, 별칭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긍호 대한장애인치과학회 초대 회장과 인터뷰를 통해 장애인치과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한편, 앞으로 장애인치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조명해 봤다.


# 장애인도 먹을 권리 있어
올해로 만 79세를 맞이하는 이긍호 초대회장은 이른바 장애인치과 역사의 선구자이자, 산증인이다.


장애인치과에 대해 질문하자 이 회장은 가장 먼저 “장애인에게도 먹을 권리를 주자”고 말했다. 그는 “치아란 공기와 같다. 사람들은 평소엔 누구도 공기를 마실 수 있어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 몇 초라도 공기를 마시지 못하면 생명을 잃는다”며 “많은 장애인이 이 공기와 같은 치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긍호 회장은 우연한 계기로 장애인치과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치과의사로서 자신감이 넘치던 젊은 시절 장애인 환자를 진료하게 됐는데, 이때 최고라고 믿었던 실력이 통하지 않았다는 것. 이를 계기로 이 회장은 장애인치과의 어려움을 깨닫고 치과의사로서 사명감을 통감하게 됐다.


이 회장은 “지금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의식과 시스템은 당시와 비교도 할 수 없이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며 “치과 또한 서울장애인치과병원을 필두로 전국에 중앙 및 권역센터가 설립되며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장애인 인구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장애인치과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 장애인치과 ‘교육’이 우선 돼야
치과의료정책연구원(원장 민경호)과 대한장애인치과학회(회장 정태성)가 지난 4월 6일 공동 발표한 ‘치과계 공공성 확대를 위한 장애인 치과진료 시스템 연구’ 보고서에서는 “현재 국내 장애인 치과 진료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전체 장애인 수요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이에 일반치과의원에서의 장애인치과진료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긍호 회장 또한 “여전히 많은 치과의사가 장애인 내원을 두려워한다”며 현재 장애인치과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장애인 치과진료의 80%는 일반의원에서도 가능한 범주에 든다”며 “많은 치과의사가 장애인을 두려워하는 건 ‘장애’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애의 개념을 알고 지식을 습득하면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장애인치과와 일반 치과가 근본적으로 같음을 강조한 것이다.


또 “장애인치과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진료소와 전문적 교육, 인력 확충의 삼박자가 고루 맞아야 한다”며 “특히 각 치과대학 및 치위생과를 비롯한 교육계에서 장애인치과 교육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이긍호 회장은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장애’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과정이나 마찬가지다. 누구든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더 많은 치과의사가 관심을 두고 장애인치과 환경 개선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