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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To have or To be)

최치원 칼럼

에리히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현대사회는 ‘소유가치중심(Have)’에서 ‘존재가치중심(Be)’으로 이동한다고 하였다.


인간이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구를 가지는 것은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갖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함이지만,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 이상의 소유에 가치를 두게 된다면 또 다른 장애물인 ‘고립’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프롬에 의하면 ‘소유’는 갖는 것이고, ‘존재’는 주는 것을 의미하지만 소유와 존재의 ‘욕망’은 동일하다고 한다.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면 그 만큼 나의 존재가 커질 것이라는 존재양식은, 반대로 내가 가진 ‘소유’를 잃게 된다면 나의 ‘존재’마저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생겨나기에 결코 쉬운 사유(思惟)는 아닌 듯 하다.

 

작년 8월 1인1개소법 합헌이 이루어지면서 사무장병원들의 탐욕스러운 소유중심가치에 대해 철퇴를 가하게 되었고, 이어 31대 집행부는 지난 6월 ‘불법의료광고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타인들을 착취해가는 힘과 능력을 갖고 있는 소유가치중심자들로 하여금 존재가치중심으로의 계도를 하고자 함이다.

 

오늘날 우수한 치과의사 후배들이 계속 유입이 되어 훌륭한 치과의사로 성장하면서 사회지도층인사로 자리매김을 하기까지는 치과계의 ‘존재가치’를 잘 지켜주셨던 자랑스러운 선배 치과의사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근본을 잊지 않고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하는 생명체의 수구초심(首丘初心) 속성처럼, 138억년 전 빅뱅으로부터 탄생하였을 우리들의 존재를 찾아 빅뱅시작점으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천문학자들처럼, 우리 치과의사들도 ‘존재’의 근원에 대한 답을 찾고자 100년전, 아니 그 이상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고자 한다.

 

1981년 4월25일 대한치과의사협회 제30차 대의원총회에서 의결된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창립기념일(1921년 10월 2일, 조선치과의사회창립총회)은 내년으로 100주년을 맞이한다.

 

설령 내년이 협회창립 96주년이라거나 75주년이라거나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총회에서 확정한 1921년 10월 2일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기념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더욱 많은 연구와 사료발굴을 통해 회원들의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협회창립기념일에 변동이 생길수도 있겠으나, 협회창립 100주년기념사업단을 비롯하여 또 다른 의견을 지닌 인사들 모두 치과계의 ‘소유가치’보다는 ‘존재가치’에 중심을 두고 발전적인 논의가 되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 치과계는 창립100주년을 어느 누구도 ‘소유’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 치과계가 미래 대통합을 이루고, 선배 치과의사분들이 추구하셨던 ‘존재의 가치’에 방점을 둔 역사의 한 페이지를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것 역시 오늘날 치과의사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