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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과 의사가 치과근무 선호 또는 주저하는 이유

교수 직위·낮은 업무강도·보람 등은 긍정적
적은 연봉 낮선 환경은 치과진입 걸림돌 작용
현재 20명 내외 마취과의사 치과 근무

 

치과에는 치과의사만 근무하지 않는다.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 등 관계 인력은 다양한데, 이중 치과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이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은 바로 마취과 의사다. 구강악안면외과와 장애인 구강진료센터에서 주로 근무하며, 마취가 필요한 치과 수술 등에서 활약한다. 이들이 치과로 오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로는 교수 직위가 꼽혔다.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를 딴 마취과 의사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치과 교수’는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답변이다. 김현정 교수(서울대치의학대학원)는 “내가 치과로 오게 된 동기는 교수”라며 “당시 교수님이 모교에서 치과 교수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하셨고, 나는 망설임 없이 치과의 길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김승오 교수(단국치대)도 비슷한 이유에서 치과로 왔다. 그는 “동기가 단국대학병원 마취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며 “당시 치과 교수 자리가 나왔는데 맘에 있느냐는 친구의 권유가 선택에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직업적 재미와 보람’이 거론됐다. 많은 치과마취과 의사가 장애인과 관계된 분야에서 근무하는데, 장애인 치과 분야는 돈하고 관계없이 재밌고 보람 있다는 의견이다. 좋은 일을 하는 것에 가치관을 둔 경우 장애인 치과는 그에 적합한 분야라는 것이다.


낮은 노동 강도도 빼놓을 수 없는 유인이다. 치과마취과 의사들은 “마취과 전문의가 근무하기에 노동 강도가 높은 치과병원도 소수 있지만, 대개 의과에서 근무하는 것과 비교해 노동 강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지인 소개와 정부 정책 등도 마취과 의사들이 치과에 지원한 동기로 언급됐다.

 

반면, 의과 대비 낮은 연봉과 낯선 업무 환경 등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김현정 교수는 “마취과 전문의 연봉이 2억5000만원에서 3억 정도”라며 “치과에선 1억 받는 것도 쉽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마취과 의사가 치과병원에서 근무할 경우 수년 간 겪어온 의대, 의과병원과는 다른 문화나 치과의사가 주류여서 생기는 보이지 않는 벽 등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치과마취과를 고려할 기회가 적다는 점도 걸림돌로 언급됐다. 김승오 교수는 “일반적으로 의과에서 치과 쪽을 생각할 기회가 별로 없다”며 “치과마취과를 오려고 미리 목표를 정해서 단계를 밟아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치과마취과에서는 기도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의견과 최근 마취통증의학과로 개업하는 경우가 많아 마취과 의사를 치과 쪽으로 영입하기 힘든 것도 이유로 꼽혔다.

 

특히 지방 치과병원의 경우 마취과의사 구하기를 ‘하늘의 별따기’에 비유했다. 상당수의 의사들이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고 앞서 언급한 여러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방에서는 마취과 의사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승오 교수는 “마취과의사들이 근무하기에 의과와 치과의 여건이 비슷하다면, 의과에서 수련하던 의사들이 생소한 부분이 많은 치과에 잘 오지 않는 건 당연하다”며 “지방 근무를 할 만큼 매력적인 근무요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